#1
퇴근을 하다가
갑자기 귀갓길의 반대로 발길을 돌렸다.
#2
왜 였을까. 딱히 목적이 있지도 않았고
심지어 오늘은 평소보다 가방도 무거웠다.
그런데 걸었다. 언덕으로, 밤길로, 어둠으로.
#3
마른 땀이 등에 자리 잡을 무렵.
와. 개운하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
#4
예전엔 참 걷는 걸 좋아했다.
여행을 가서도 꼭 골목골목 걸어 다니며
세상에서 처음 만나는 풍경에 혼자 즐거워하곤 했다.
#5
개운함이, 눈앞에 펼쳐지는 낯선 풍경이,
그리웠나 보다.
#6
집으로 가자. 이만하면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