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를 잘한다는 것은 무엇일까? 사고 싶으면 바로 사는 것일까, 아니면 사고 싶어도 참는 것일까?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내 기준에서는 둘 다 올바른 소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소비에 대한 내 생각을 적어보려 한다.
평소에 주변 사람들에게 종종 하는 말이 있는데, 비싼 물건(명품, 차, 시계 등)을 사서 그 물건을 자기 자신보다 더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들을 보면 그 물건을 살 능력이 없다고 느껴진다고 말한다. 물론, 깨끗하게 관리하고 잘 사용하는 것과는 다른 문제다. 말 그대로 물건을 아주 모시듯이 사는 사람들이 있다. 차를 타도 엑셀을 시원하게 밟지도 못하고, 가방을 사도 중요한 날 아니면 꺼내지도 않으며, 실수로 누군가 치기라도 하면 유난스럽게 행동하는 사람들 말이다.
가감 없이 말하면, 그런 사람들은 멋이 없다. 진짜 멋있는 사람은, "난 이 물건을 내 능력에 맞게 샀고, 언제든 또 살 수 있다"라고 느껴지는 사람이다. 물건은 소유하는 것이지, 그 물건에 소유당하지 않는 것, 그것이 진정한 여유와 소비의 올바른 태도라고 본다.
반대로, 소비를 잘하지 못 해도 인생에서 행복을 느끼기 어렵다. 소비를 잘 모르면, 물건 하나를 사더라도 내가 최저가에 샀는지 끊임없이 확인하게 되고, 최저가가 아니면 스트레스를 받고 다음번 구매할 때는 강박적으로 아끼려 하며, 결국 삶의 질이 떨어지게 되는 악순환에 빠진다.
예를 들어, 돈에 집착하는 사람들은 선풍기를 10만 원에 샀다고 가정하면, 그 선풍기가 1%라도 문제가 있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자신의 피 같은 돈이니까. 여기서 1차 집착이 시작되고, 우연히 인터넷에서 더 저렴하게 판 것을 발견하면 기분이 나빠진다. 왜냐하면, 자신이 손해를 본 것 같기 때문이다. 그러면 2차 집착이 시작되고, 그 선풍기를 오래 써야 한다는 생각에 얽매여, 조금이라도 고장이 나면 AS를 받으려고 하고, 뭐가 잘못되면 고객센터에 전화해 따지고 싸우는 삶이 되는 것이다.
사람들이 무의식적으로 엄청난 에너지를 소모하는 부분이 바로 돈을 쓰는 것에 대한 죄책감과 돈을 아끼기 위한 시간이다. 무언가를 소비하기 위해 준비하는 시간과 에너지도 결국 돈이다. 때로는 좀 더 비싸게 사더라도 그만큼 시간과 스트레스를 덜어내는 것이 더 가치 있다. 최저가에 집착하면 절대 행복할 수 없다.
나는 이런 소비 방식에서 많은 에너지를 쓰고, 누군가와 다투는 일이 싫다. 내가 약간의 손해를 보더라도 돈으로 사람과의 갈등을 해결할 수 있다면, 그냥 없애버리는 편이다. 어떤 사람이 실수를 해도, 사비로 해결될 수 있다면 그렇게 처리한다. 하지만 이것은 그 사람들을 위해 선한 척하려는 게 아니라, 내가 불필요한 갈등을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오늘 내 하루가 기쁘고 즐겁기를 원한다. 찡그리기 싫다. 이게 지금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관이다. 그리고 이 가치관을 미래의 자녀들에게도 물려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