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6.18 kimbieber
그 자리에 남는 것 같아.
영원한 것이라는, 영원이라는 말이 가진 힘은
우리를 어디론가 그늘진 곳으로 옮겨둔다.
그때 우리의 작은 기억들을 손바닥 위에 담아
천천히 저녁이 오는 곳으로 걸어가자.
따뜻한 듯 먹기 좋게 식은 차를 작은 잔에 담아
양말을 신지 않은 발로 천천히 걸어가
도란도란 다정하게 지는 해를 보며 차를 마셨으면 해.
아주 작은 이야기들을 작은 목소리로
들릴 듯 말 듯 이야기하며 어깨를 스치는 손으로
조그맣게 한쪽으로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머리를 쓸어 올리며, 눈을 마주치며
몸을 기대며 그대로 해가지는 저녁을 마주했으면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