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구인시 Jun 21. 2024

산불감쉬초소

산불감시초소를 둘러서 다시 내려올거야, 눈을 반짝이는 두 개한테 말하지.

오르다 잠깐 뒤도니 주홍 해가 커지고 있더라

이야, 저 해를 봐


셋은 해를 등진 채 다시 걸었어

사람을 필두로


무슨 냄새가 났어? 축 늘어뜨린 나를 뒤에서 한 개가 잡아챘어

왜야, 

말을 전하려다 이번엔 더 진한 주황의 해를 봐


산불감시초소로 갈거니까 해를 등지고 걸을 수밖에



우리 그냥 저 방향으로 갈까, (그런데 거기로 가서는 아무 데도 닿지가 않거든)



굽굽이 길에서 오른쪽 하늘에 깜빡깜빡해 

중력으로부터 멀리, 빛을 향해 뻗어낸 손들이 기운 패치워크

망속에 가두고 조각조각 부수었다

모자이크로


몸을 낮추어 시야를 바꾸니?

차르르, 반짝하다면 더 숙여봐. 볼지도.


이제 나는 산불감시초소야

산불감시초소는 산림자원을 보호하기 위해 있고 우리는 시설보조에 협조해야 해야해 


산불감시탑은 가장 높은 곳에서 오뚝 솟아 있잖아,

나는 산불감시인이 아니고 탑 위에는 아무도 없지

조각낼듯 날카롭나요? 몸을 잃고 하얗게 퍼져나갔나요? 

 




작가의 이전글 고통의 진상을 밝힘으로써 드러나는 것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