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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아라 May 10. 2022

2022년 2월 일하고 공부한 일기   

새로운 일과를 준비하다

#퇴사 후 바로 알바 시작!  


직장 퇴사 전 지인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과학서평매거진이 계간지 형태로 곧 2호가 발행된다고, 창간호 때 못했던 텀블벅을 하려는데 맡아서 해줄 수 있냐는 내용이었다. 마침 어떤 일이 있나 구직사이트를 기웃거리던 참이었고, 호기롭게 지원했던 한 곳에서는 탈락 공지도 없이 나를 탈락시켰더랬다. 내가 부족한 면도 분명 있었겠지만 안 들어간 게 다행이다(?) 생각했다. (그렇게 생각해야 다음 도전을 망설이지 않을 것 같다.) 아무튼 이런 시기였기에 아무 고민 없이 그 일을 하겠다 했다. 나의 퇴사일을 알려주고 그 이후로 할 수 있겠다 했고 연락을 기다렸다.

퇴사 다음날 딱 하루 푸지게 쉬었다. 자고 먹고 누워 스마트폰 하는 그런 쉼이 푸짐한 느낌이 아니겠지만... 그렇게 쉬는데 아르바이트할 곳에서의 오지 않는 연락이 신경 쓰여 다음날 연락을 해보았는데 내게 연락을 주는 걸 까먹고 있던 지인이 당일 저녁에 나올 수 있겠냐며 급 미팅 일정을 잡았다. 갑작스러운 모드 전환, 지인의 스타일을 모르는 바 아니었으나.. -_-  당일 일정이 없으니 가겠다 했고 그렇게 바로 일을 시작했다.

   

그 주에 내가 맡은 일은 텀블벅만 해야 되는 건 아니었고 (역시나!) 홍보 전반, 공간 운영, HR, 기부 및 후원, 용역사업까지 포도송이 줄기처럼 연결되어 내게로 해야 할 일로 왔다. 지인의 두세 번의 브리핑과 건네받은 자료들로 일은 파악했지만 과연 이걸 내가 다 할 거라고 생각해서 주는 것인지 의문이 들 정도로 방대한 양을 아낌없이 퍼주었다. 책방 운영 경험을 살려서, 해 볼 수는 있겠고 일정에 맞춰 일하는 건 할 수 있으니 많은 일이 문제가 되는 건 아닌데 어째 이렇게 일을 해도 되나 싶을 정도의 조각조각 나 있는 직원들 간 업무 분담과 무질서 속 질서로 향하는 조직 체계에서 내가 맡은 일을 내 일로 만들 수 있을까 살짝 불안했다. 이 불안감은 무려 알바 출근 이틀 만에 들기 시작했다. 아직은 2월이라 그렇다 쳐도 대학원을 다니기 시작하는 3월부터는 이 고민이 깊어질 것 같다는 예상도 (맞아!) 들었다. 그 와중에 알바의 고용계약은 4월까지로 정해줘서 한편으로 다행이다 싶기도 했다. 대학원 공부도 해야 하고 공부 모임도 참여해야 돼서 주 4일로 계약했는데 내가 다른 주 3일에 과연 일과 단절될 수 있는 인간인지 알아봐야겠다.


알바 일터에는 나 외에 5명이 일을 하는데,  내가 출근한 주에 이런저런 경험을 같이 한 한 명의 직원과는 급속도로 가까워졌다. 점심은 내가 도시락을 주로 챙겨 다녀서 같이 먹진 않지만 바로 붙어 앉아 일하고 겹치는 업무가 많아 소통이 잦고 뭐랄까, 비슷한 경험을 하기도 하고 (지역에서 책방을 운영했다거나) 기질이 비슷한 면도 가깝게 만들어준 게 아닐까 추측해본다. 그리고 다른 직원과도 외식 때 일부러 맛집을 찾아 같이 먹으러 다니기도 하고 소소한 일상을 나누는데 낯가림의 시간이 적었다. 재밌게 얘기 나누니 가까워졌달까... 이들도 나보고 몇 달 일한 것 같다며 나와의 익숙함에 놀라는 게 신기하다. 좋은 인연이 생긴 것 같다.


텀블벅 진행은 해본 적이 없지만 텀블벅 사이트에서 알려주는 가이드에 따라 순서를 확인해가며, 기존에 진행했던 프로젝트를 참고하며 할 일 리스트를 채워가기 시작했다. 타이틀 정하는 거랑 내용을 채우고 홍보 대상을 리스트업 하며 매거진의 원고를 총괄하는 편집장의 의견도 잘 청취해가며 3월 첫날 오픈 일정에 맞춰 리워드도 수정하면서 착착 진행이... 되나 싶었다. 론칭 며칠 앞두고 결정을 번복해야 되는 이슈가 생겼다. 나는 일정에 맞추는 것을 더 우선시하는 것을 다시금 느끼지만, 어쨌든 다른 의견을 낸 이의 의견을 수용해야 일이 진행된다는 것도 쓰라린 경험을 통해 알기에 얼른 일정을 뒤로 미루고 수정 가능 여부를 텀블벅에 물어보고 리워드를 수정해서 답변을 기다리는 침착의 시간을 가졌다. 론칭을 미룬 만큼 프로젝트 마감 일정을 조절하면 되니까 크게 리스크가 될 이슈는 아니었다. 다만, 결정을 이랬다 저랬다 바꾸는 것이 얼마나 더 이득을 낼 수 있을까 돌이켜보게 된다. 가정법은 이럴 때는 딱히 쓸모가 없다. 결국 내 마음에 드냐 안 드냐를 일로 만드는 관리자의 몫이겠거니 싶다.


#대학원


개강 준비 전에 무슨 공부를 할 수 있을까 생각해보니, 잊힌 학부 과목을 다시 한번 봐야겠다 싶어 졸업증명서에 나와 있는 수강 과목을 보았다. 4년 동안 이리도 많은 홍보, PR, 마케팅, 언론 과목을 수강했는데 왜 내 머릿속에 '마샬 맥루한의 메시지는 마사지다' 밖에 안 남아 있는 거지... 그래도 좋았던 수업 과목을 되짚어 보며 배움의 기쁨을 떠올릴 수 있어 안도했다.  2월 중순 첫 수강신청을 사이버캠퍼스를 통해 했다. 그 사이 시스템이 많이 바뀌었나 하는 것을 내가 체감하기엔 졸업 후 십 년이 넘었으니 그 체감은 의미 없는 것으로 하자. (스마트폰이 있었던 때와 없던 때의 변화니까 ^^;) 메일로 오티 자료를 받아 학부 내 전공별 수업 과목을 미리 보았다. 수업 내용, 교수 이름을 검색해보면서 듣고 싶은 것을 미리 체크해놓고 기간 내 신청을 했는데 수강생 목록을 보니 중국, 대만, 홍콩 쪽의 이름들이 눈에 들어왔다. 세계 대학원들의 재정을 중국에서 많이 담당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한국 대학들까지 그렇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인지 중요 공지는 한-영-중문으로 표기를 해주는 거구나 싶고. 대학이 운영되는 방식이 사뭇 궁금해진다.  


#도공디공 (도시-공간-디자인-공부 모임)


어느새 도공디공 활동도 햇수로 4 . 올해는 자주 다닐  있는, 우리 동네에 있으면 좋을 도서관을 주제로 잡아 도시를 공부하기로 했다. 2 탐방지는 의정부시로 떠났다. 의정부 음악 도서관, 미술 도서관, 과학 도서관  돌아보았는데 도서관을 이용하는 새로운 문화를 느낄  있었다. 특히 미술 도서관은 정말 하루 종일 있을  정도로 보고 싶은 책이 많았다. 안락하고 멋진 디자인의 공간도 오래 있고 싶은 욕구에  몫하는  같았다. (to. 의정부 시민 여러분~ 여기 자주 다니시길, 좋은 도서관 곁에서 적극 활용해주세요~)

탐방 중 점심으로 의정부 부대찌개를 피할 수 없었다. 나름 식단 중이라 오랜만에 부대찌개를 들이켰더니 찌개에 들어간 햄 맛이 감칠맛 나는 과자 맛으로 굉장히 자극적으로 느껴졌다. 다음에 오게 된다면 평양냉면을 먹어보리라 ^^


#이사 준비


그렇다, 2월은 동시다발적으로 새로운 일, 공부 준비할 게 있는데 거기에 이사까지 준비해야 했다. (나 철인인가?!) 1월에 집을 알아본 나를 칭찬하며 다가올 3월 5일 이사를 위해 짐을 싸는데 정말 다음 이사 때는 미니멀 라이프를 실현할 거야 하는 다짐도 가득 담아 쌌다. 2년 전 친구네 집에서 급하게 나와야 하여 하루만에 보고 계약했었는데 위치나 크기나, 월세나 여러모로 나쁘지 않았던 고양시 원룸을 떠나 대학원 인근으로, 벌써 세번째 서울시민이 된다.   


(3월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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