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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아라 Aug 15. 2022

2022년 7월 일하고 공부한 일기

서울 아산 남원 울산 부산, 여기저기 돌아다닌 한 달이 갔다 

#에어컨 청소 

더운 여름 한가운데, 내가 왜 스스로 하겠다고 했는지, 아니 그래도 내가 해냈다고 자축하고 싶은 건지도 모르겠지만 아무튼 절반의 성공(!)으로 벽걸이 에어컨 내부 청소를 하였다. 5시간 동안 쉴 새 없이 땀을 흘리며 고군분투했는데 이는 5월부터 '해야 되는데.. 해야 되는데..' 생각만 하고 미뤄둔 탓이 컸다. 덥기 전에 했으면 내가 나를 덜 원망했을 것이다. (^^;) 어찌 보면 준비는 5월부터 한 셈이다. 내가 즐겨보는 유튜버 로동복어 콘텐츠 중에 에어컨 필터 청소하는 영상이 있길래 나도 해볼 수 있겠다 싶어 다른 영상들도 보고, 블로그 글도 보며 마음의 준비에서 실행 모드로 갈 데까지 많은 레퍼런스를 보았다. 그리고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덥고 덥디 더운 날 실행에 옮겼더랬다. 다른 모델로 청소하는 두 개의 영상을 틀어놓고 하나씩 따라 해 보다가 결국, 동그란 필터 부분을 꺼내는 과정에서 막혀버렸다. 내가 청소하는 에어컨 모델은 두 개 속 영상의 모델과 또 다른 모델이라 내부 동그란 필터를 꺼내는 구조가 달랐고 드라이버로는 할 수가 없어서 어쩔 수 없이 꺼내지는 못하고 기다란 도구를 이용해서 내부를 청소했다. 나름 안이 보였던 터라 청소가 안되진 않았는데 100% 깨끗하게 (맑게! 자신 있게!)는 안되었다. 하지만 장시간 분투하여 덮개를 벗기고 냉각 필터 청소하고, 구석구석 먼지를 닦고 하면서 그동안의 쌓인 것들은 제거한 덕분에 확실히 에어컨에서 나온 바람의 향(!)이 달랐다. 업체를 불러 할 수도 있고 그 돈이 아깝지는 않지만 (훨씬 더 깨끗하게 청소가 되니까)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해보고 싶은 욕구가 내게는 더 큰 것 같다. 이렇게 시도하여 된 것으로도 충분히 성취감을 느꼈다. 다음에도 내가 해볼 수 있다 생각하면 시도하리라! (단, 스탠딩 에어컨일 경우 도전하지 않을 것이다)


#대학원 생활 

첫 학기 두 개의 수업 성적이 나왔다. 모두 A+을 받을 줄이야! 오호호 - 마지막 결과 보고서를 쓰면서 이렇게 쓰는 게 맞을까 하며 많이 고민하며 공부했는데 결과가 잘 나와서 오랜만에(!) 기분이 좋았다. 이 성적표는 2학기에도 나의 연구주제를 찾아보며 열심히 공부할 수 있는 좋은 동기부여가 되어 줄 것 같다. 방학 때 교내 극장 가서 예술 영화도 보고, 학교 도서관도 가서 책도 많이 빌려야겠다. 신청한 영어 특강도 온라인으로 듣고 있는데 사실 강사님 목소리가 내게는 너무 졸음촉진제로 작용한다 ;; 최대한 참고 참아 처음은 정속으로 (졸면서) 듣고 두 번째 1.2배 목소리로 들으면서 공부를 하고 있다. 이게 맞나 싶지만 온라인 수업의 장점이라고 치자. 영어 수업은 토플과 비슷한데 문법이 여전히 어렵게 느껴진다. 나의 영어 공부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초등학교 3학년 때 윤선생 영어부터 시작해서 (당시 아침 전화는 고욕이었지만 그래도 다이너소어 교재가 아직도 기억날 만큼 재미있게 배웠다)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까지 온갖 영어 공부를 했는데 왜 이리도 안 늘었단 말인가?! 듣기와 독해는 그냥저냥 암묵지와 눈치(!)로 가능한데 말하기와 문법은 참으로 늘지 않구나. 어학은 계속 공부하지 않으면 공부한 지식이 저장되는 게 아니라 없어지는 것. 영어 공부의 필요성은 충분히 인지하고 있으니 좀 더 각성해보자 나여!       


#작업실 생활

지난 6월까지 한 알바 생활을 정리하고, 내가 잘할 수 있는 고정수입을 위한 일을 찾아보고 있다. 동시에 작업실 생활도 시작했다. 대학원도 방학이고 뭔가 집에만 있으면 응당 하기로 한 계획들이 내 손안에 스마트폰 속에 미디어 콘텐츠들 때문에(!) 미뤄지기 때문에 출근용 공간이 필요했다. 알아가는 책가게 시즌 3을 위한 공간이기도 하여 겸사겸사 7월 한 달 일찍 일어나 작업실로 가서 미루기만 한 글들도 쓰고, 작년 10월에 찍어놓은 도공디공 부산탐방 영상 편집도 드디어 시작했다. 무엇보다 이 공간에서 벌일 일을 생각하면서 작업을 하고 있으니 작업 속도가 잘 붙는 것 같다. 미뤄놓은 일들을 해놔야 다음 할 일들을 정리할 수 있으니 작업실에 갈 때마다 정해진 시간 안에 게임 미션을 푸는 것 같아 긴장감이 생긴다. 이 긴장감은 알아가는 책가게 시즌3은 목적을 분명히 하는 데에도 필요하다. 그래서 런칭하기까지 시간이 조금 걸릴 것 같다. 두 번째 자영업은 처음보다는 덜 어설펐으면 좋겠기에 많이 생각하고 고민해서 잘 실행해야 된다. 실수도 이전과 다른 실수를 하면 거기서 배우는 게 있겠지만 같은 실수를 반복하면 내가 나를 인정하는 힘이 약해지기에 부디 조급해지지 말고 작업하며 책 많이 읽으며 준비하자.   


#제주도 자전거 종주 준비 

8월 초에 친구와 제주도 여행을 가기로 하고 지난 6월에 교통편만 예약을 해놓았다. 내 자전거를 타고 제주도 종주를 하고 싶어 (이 이유로 작년에 자전거를 샀다) 이런저런 교통편을 알아보다가 자전거를 겹겹이 포장해야 하는 비행기보다는 그래도 실을 수 있는 배가 나을 것 같았고, 마침 친구가 차를 가지고 있어서 제주도에서 렌트하지 말고 배에 친구 차도 같이 실어서 가기로 했다. 제주도 항공권과 차량 렌트비가 굉장히 비싸지기도 해서 이래저래 비교해보니 배편으로 차를 선적해서 가는 것이 조금 경제적이었다. 그리고 진도항에서 제주항까지 2시간 만에 가는 산타모니카라는 쾌속선이 새로 생겼다 하여 이 배로 결정했고, 자리가 있는 날짜로 예약을 한 것이다. 시간은 흘러 슬슬 종주 코스와 숙소를 예약할 시기가 되어 친구 집이 있는 아산으로 놀러 간 김에 종주 코스도 대략 정하고 숙소 앱을 통해 총 7일 치 숙소도 정했다. 3박 4일 동안 자전거로 종주를 하고 이어 3일은 차로 다니며 제주도를 여행할 일정인데 매일 60km를 타야 하는 자전거 종주, 과연 해낼 수 있을까? 오랜만에 장기간, 장거리 여행에다 처음 도전하는 자전거 종주라 8월이 다가오는 게 무척이나 설레었다.    


#공부모임_도공디공(aka. 도시, 공간, 디자인, 공부)

매월 넷째 주 토요일은 도공디공 모임 데이! 7월은 부산으로 떠났다. 올해는 도서관을 주제로 지역을 탐방하니까 재작년과 작년에 돌아본 부산 구도심 지역과 겹치지 않던 곳으로 도서관을 알아보았다. 부산에도 크고 작은 도서관이 많았는데 그중에서 작년에 완공한 굉장히 큰 규모의 부산도서관과 다대포 해수욕장 근처 다대도서관, 부산역 근처 북두칠성도서관 이렇게 세 곳을 돌아보았다. 도서관도 도서관이지만 (도서관 리뷰는 책가게 인스타 계정에 있어요^^) 각각 도서관을 가기 위해 탔던 버스에서 바라본 부산의 풍경이 참 좋았다. 눈이 가는 신기한 건축물도 많고, 언덕을 참으로 많이 넘어가며 달라지는 부산 시티뷰가, 사람들의 모습이 나 같은 외부인의 시선을 끌었다. 다음에 부산에 가게 되면 큐레이션이 좋다는 부산 미술관 전시를 오래 보고 오고 싶다. 부산시 자체 인구 감소와 초고령화, 경남 청년들의 부산으로의 인구유입이 떨어지고 있어서 부산도 지방의 인구소멸 이슈에서 예외가 아니라는 뉴스를 본 적이 있다. 부산은 구도심의 매력이 가득한 도시다. 이 구도심 지역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이 생기는 방향의 정책이 생기기를 바란다. 이 바람은 부산에 갈 때마다 강해지는 것 같다 ㅎㅎ;;      


(왼쪽부터) 360만원짜리 책이 있는 부산도서관, 바다를 보며 책을 볼 수 있는 다대도서관, 초고층 빌딩 안에 있는 쾌적한 북두칠성도서관 - 1박 2일 부산 여행 코스로 추천!


7월을 정리해보니 여기저기 많이도 돌아다녔다. 운동도 열심히 하고 말이다. 일요일마다 풋살하러 월드컵공원 가고, 동네 수영장도 가고, 제주도 자전거 종주 연습으로 한강으로 자전거도 종종 타고. 덕심으로 제3회 BTS학술대회를 참여하고자 한국외대도 가면서 옛날 알바했던 동네도 오랜만에 지나가면서 추억에 잠겨보고, 냄비밥 캠핑을 한다는 포스터에 이끌려 남원 귀정사에 밥 해 먹으러 가기도 하고, 서울인데 서울 아닌 것 같은 찜질방에서 꽃소금이 될 것처럼 땀을 빼보기도 하고, 아산 친구 집에 놀러 가서 멋진 은행나무길, 연꽃길도 산책하고, 고향 울산에 가서 가족들과 새로운 울산여행도 해보고, 부산도 갔다. 


누구와 비교하지 않아도 될 만큼 하루하루 '나'로 잘 살았구나. 8월도 그러하겠지. 


(8월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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