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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아라 Aug 01. 2023

내가 세운 계획과 남이 세운 계획을 성실히 수행한 달

2023년 6월 일하고 공부하고 활동한 일기

#대학원 3학기 끝

'커뮤니케이션의 이해' 결과 보고서와 '통계 및 전산처리' 기말시험을 보고 난 6월 중순, 나의 대학원 페이지 중 절반을 넘겼다. 직장을 다니면서 대학원을 다닌 건 처음인 학기였는데 생각보다 힘들지는 않았지만 왜 힘들다는 것인지는 알 수 있었다. 수업이 있는 월, 수요일의 일진이 어떻느냐에 따라 수업에 참여도, 집중도가 확실히 달랐다. 그래도 이동 중에 잠시나마 한 숨을 돌릴 수 있었고, 녹음이 짙어지는 교정을 시원한 저녁 바람 냄새를 맡으며 집으로 하교하는(!) 낭만을 누린 학기였다. 수업의 질은 마지막까지 아쉬웠지만... ^^;;



#친구 아기와 나

작년 3 친구가  결혼과  출산을 동시에 겪으면서 나에게도 조카가 생겼다. 물론   방울 섞이진 않았지만 친구와의 학창시절부터 지금까지 이어진 인연의 세월로 보면 나는 친구의 아기의 '이모'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 신생아 시기를 지날 때부터 한달에 한번은  친구네 집에 가서 아기와 많은 시간을 보내는데 어쩜 아기의 모든 행동이 신기하고 기특한지, 정말 나의 동생들이 얼른 아이를 낳아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내가  키워줄  있는데 말이다.(??) 친구의 아기는 어느새 돌이 지나 아장아장 걸으며 어린이집을 다니는 사회생활을 하는 아기로 생활하고 있다. 장난감, 그림책을 보면 친구 아기한테 읽어줄 생각이 먼저 드는  보니 나도 1   이모가 되었다. 아기와 보내는 시간이 너무 즐겁고,  아기를 양육하며 직장을 다니는 친구에게 친정 식구같이 잘해주고 싶은 마음이다. 아이 하나를 키우기 위해선 마을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구성원  '이모' 역할은 너무도 중요하다 싶다. 이렇게 내가 사회적 이모의 역할을 알아가면 갈수록 하늘에 있는 나의 이모가 저절로 생각이 나는  자연스러운 거겠지. 엄마가 되어 보니 나의 엄마가 너무 사무치게 고맙듯이, 이모도 그러하다. 친구 아기에게 좋은 이모가 되어야겠다.


요즘 삶의 낙, 퇴근 후 아기와 영통시간


#풋살 모임의 급작스런 정권 교체(!!)

현충일 모처럼 엄청난 당첨운으로 골때리는 그녀들 시청자 초대방송에 방청객으로 참여했다. 풋살하는 여동생과 함께 강화도 어느 체육관까지 가서  광경들이 재미있었다. 본방송 녹화 전에 분위기를 띄우는 역할을 하는 사회자가 여기 앉아 계신 분들은 거의    1 경쟁률로 앉아있다고 하여 놀랐다. 크로스오버 그룹 포레스텔라의 공연도 보고, 감독들의 이벤트성 경기도 보며 축구 잘하는 사람들의 플레이는 바로  앞에서 보았지만 정작 여자들이 뛰는 본경기는 귀가 시간 때문에 보지 못했다. 휴일이라 돌아가는 길이 많이 막힐  같았고, 방송으로 봐도 된다는 생각에 미련 없이 나왔다. 동생과 나는 강화 여행  축구 공부를 즐겁게 하고 돌아왔다. 이렇게 즐거운 시간을 보내게 원인을 제공해준 것은 풋살 모임에서 누군가 방청권 응모 링크를 공유해주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덕분에 선진지 견학을  다녀왔다고 모임에 공유를 하려고 했는데 어째, 풋살 모임의 분위기가 심상치자 않았다. 운영진 , 운영진과 참여자  뭔지 모르지만 좋지 않는 긴장감이 카톡방에서도 느껴질 정도였다. 어느날, 운영진   명이 자신의 운영 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나가라는 식으로 통보를 단톡방에 보내왔고  메시지로 인해 다른 단톡방이 만들어지며 참여자  토론과 투표가 쉴새없이 진행되었다. 즐겁게 운동을 하려는, 일상에서 우선순위가 높지 않는 사적모임 속에도 하나의 국가, 사회, 정치, 희노애락, 분노, 충성심 등이 있다는 것을 여실히 알게 되었다. 그렇게 참여자  토론은 급물쌀을 타며 기존 풋살 모임을 나온 사람들이 새로운 모임을 만들게 되었다.  역시  물쌀에 파도타기처럼 나와 새로운 모임에 들어갔다. 며칠 사이에 카톡방에서 나눈 이야기들이  인상적인데 모임을 운영하는 사람으로써 되새길 지점이 많아 두고두고 곱씹게   같다.



#No 간식 프로젝트

5월 말 오랜만에 체중계에 올라가보고 각성을 하였다. 운동을 거의 매일 하지만 그것으로 연소되는 지방보다 더 많은 음식과 술을 먹었기에 내 몸 속 지방이 체중계 속 숫자를 올려주었다. 더 이상 지방을 늘려서는 안되겠다 싶어 무얼 해볼까 하다가 배고프지도 않는데 그노무 손이 심심해서 먹는 간식이나 야식을 끊어보자 싶었다. 6월 한 달간 일명 'No 간식 프로젝트'로 정해진 때 끼니 외에는 간식을 먹지 않기로 했다. 물론 모임이나 약속이 있을 때 카페를 가게 될 경우 등에는 커피 정도는 마시는 것으로 예외사항을 두었다. 그렇게 계획을 세우고 6월 1일부터 30일까지 매일 간식의 유혹을 떨쳐내며 기록했다. 신기하게도 일주일 정도 지나면 간식 생각이 나지 않았다. 몸무게도 매일 측정했는데 빠지지도 찌지도 않았다. 활동이 많은 날은 억지로 참지는 않았지만.. ^^; 아무튼 이 정도면 내가 세운 프로젝트, 성공이다!


#경기 군포, 강원 춘천, 경북 상주 그리고 울산

여기저기 많이 돌아다닌 한 달이었다. 텃밭 학교 선생님의 초대로 경기 군포 대야미에 본인이 빌린 논에 모내기를 하러 갔다. 11년 전 경남 합천 공동체 마을에서 촌장님의 진두지휘로 모내기를 했던 기억이 너무 좋았기에 모내기 일정에 선뜻 손을 보탰다. 모판에 모를 집어 물 속 땅에 심는 모내기를 여럿이 한 줄, 한 줄 채워가는 노동이 멋지다고 생각한다. 내 손으로 내 먹을 거리를 짓는 농사 중에 논농사는 주식이라 그런지 뿌듯함의 깊이가 다르다. 갑작스레 소나기도 내려 허리를 숙일 때마다 침 마사지를 맞는 느낌이었달까.. ^^; 모내기가 끝나고 난 뒤 아무리 손을 씻어도 손톱에 낀 흙은 한참동안 빠지지 않았다. 농부의 손, 코스프레를 잠시나마 할 수 있었다. ㅎㅎ 군포 다음으로는 도공디공 모임으로 강원도 춘천이었다. 춘천 시민 라이딩에 두번째로 참여하며 춘천의 길을 많은 사람과 자전거를 타며 돌아보았다. 이따금씩 가는 춘천은 정말 15분 도시(누구나 걷거나, 자전거로 문화, 의료, 교육, 복지, 여가 시설을 15분 이내 접근하고 이용할 수 있는 생활권)와 잘 어울리는데 말이지... 춘천 시민과 시장도 알아주셔야 될텐데 말이다. 경기도, 강원도에 이어 6월 말에는 경북 상주시 봉강에 여성 농민 공동체를 보러 갔다. 출장으로 간 곳이었는데 그 유명한 제철 꾸러미 사업을 운영하고 있는 곳으로, 나는 가서 꾸러미 포장 작업을 도왔다. 일사천리로 택배 차가 오기 전까지 엄청난 반복작업을 통해 완성된 200여박스가 차곡차곡 쌓이는 것을 실물로 보았는데 가슴이 벅찰 정도였다. 땅에서 자란, 손에서 기른 정성 가득한 재료가 각 가정에서 어떻게 변신할지 제발 버려지지만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을 위해 제철 요리를 간단하게씩 자주 해먹는 생활을 누리셨으면 좋겠다는 생각, 나부터도 그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돈 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나의 일상에서도 얼마든지 있다는 것을 먹을 때마다 느낀다면 행복감도 자주 느낄테고 그런 사람들이 많아지면 대체로 행복한 사회까지로... 이어지는 생각을 할 수 있는 것은 다 꾸러미 반복 작업 덕분이다 ^^;    

경북 상주 다음 행선지로는 6월의 마지막 날 나의 고향 울산으로 향했다. 엄마가 7월 초 무릎염증수술을 받는다고 하여 가보고 싶었다. 병원 입원 절차도 도와야겠다 싶어 내려가는 길. 오랜만에 버스를 타고 가는데 나의 어린 시절이 창 밖에 펼쳐졌다 사라졌다 했다. 아기였던 여동생을 엎고 어린 나의 손을 잡고 짐도 들고 버스를 오르는 엄마의 다리. 이제는 잡을 바가 없으면 짧은 계단도 오르내리기 힘겨워졌는데... 엄마의 손을 많이 잡고 다녀야겠다.



(7월에도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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