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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영 Jul 28. 2023

여기저기 다 모순 투성이


최근 읽은 수필집에서 작가는 본인의 이러저러 모순적인 마음을 친구는 왜 모를까, 야속하고 했다.

나는 작가의 마음을 알 것 같다고 쓰다가 수정한다.

그 마음을 다 알지는 못하겠지만, 이라는 말을 항상 덧붙인다.

방어적인 표현이 아니라 다 아는 게 불가능하다는 걸 너무 잘 안다.


아침 스트레칭을 하면서 생각한 나의 모순은

너무 당연해서 감흥이 없어야 한다고 생각했던 문구가 사실은 소중한 것,

바보 같은 사람을 동경하면서 정작 늘 똑똑한 사람을 좋아했던 것,

순간을 살자면서 현재의 즐거움을 유보하는 일,

여유롭고 싶으면서 여유로운 여행지를 가고 싶지는 않은 마음.


건설 업체와 통화를 하고 SNS 대화방을 보면서

불경기라며 어떤 업체는 공사 하나에도 안달인데 어떤 업체는 이미 공사가 넘치니 계약을 파기하겠다고 하고

옆 아파트는 자재가 없어서 공사가 멈췄다는데 분양받은 아파트는 지체 없이 잘도 올라간다.

어떤 가게들은 문을 닫는 시기에 어떤 가게는 2호점을 내고

누군가 도서관에서 거부가 처분이 되기 위한 조건을 외우는 동안 멀리 여행지에서 은하수를 보는 사람이 있으니


모순처럼 보여도 어렴풋이 관통하는 게 있는 듯도 하다.

이유가 없는 일은 없고 그래서 세상은 요지경인듯 요지경이 아니기도 하고

만상까지도 아닌 십상 정도를 바라보려나 싶으면서 이연 님에게 들은, 절에 들어갔다는 언니를 자주 생각한다.

외면이 아닌 채로 갈 수 있을까 궁금하다. 욕심을 다 버리면 그런 고민도 필요 없으려나?

나를 먼저 세우려는 수양의 마음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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