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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순신서점 Jan 28. 2023

이순신의 먹방 (난중먹방)

1. 먹을수 있어 좋구나~. 영화 명량에서 이순신(최민식 분)의 대사입니다.


2. 난중일기를 보면 밥 먹고 술 마신 이야기가 많습니다.


3. 드신 음식도 다양한데, 국수, 돼지고기, 소고기, 송아지 고기, 노루고기, 쑥떡, 팥죽, 청어, 곶감, 햇과일 등입니다.


4. 특별한 날에 드신 음식을 적어 놓으셨는데, 부하 장수의 생일날 국수를 만들어 먹고, 곳간을 만든 기념으로 쑥떡을 해 먹거나, 동짓날 죽, 칠석날 상화떡, 중양절에 고기와 같이 명절에 특별한 음식을 해 드십니다.


5. 군인들이기에 사냥을 나가 노루를 잡으면 나눠 먹기도 했고, 큰 싸움을 앞두고 소 다섯마리를 잡아 먹기도 하고, 누군가 전사를 하면 제사를 지내고 병사들에 술을 내려(1천 80통) 위로합니다.


6. 비번인 배와 군사들은 농사를 짓거나(둔전 경영), 물고기를 잡았기에, 진중에는 곡식과 함께 청어, 대구 등 먹거리기 풍부했습니다. 삼도가 전란으로 황폐해져서, 이순신의 통제영이 당시 조선에서는 가장 먹거리가 풍족했을 것입니다.


7. 남는 먹거리는 상인들과 거래를 하며 군수물자를 마련하였습니다. 선조와 조정의 지원이 없었기 때문에 이순신은 먹고, 마시고, 싸울 때 필요한 모든 것들을 자체 조달했습니다.


난중일기에 나오는 음식


국수

1595년 6월 26일

맑다. 아침을 먹은 뒤 나가서 공무를 보았다. 활을 15순 쏘았다. 경상 수사가 보러 왔다. 오늘 이언경李彦卿의 생일이라 한다. 그래서 국수도 만들어 먹고 술에 흠뻑 취하였다. 거문고 타는 소리도 듣고 피리도 불다가 저물 무렵에 헤어졌다.


쑥떡

1596년 2월 14일

맑다. 늦게 나가서 장계 초안을 수정하였다. 동복同福의 계향유사繼餉有司김덕린金德麟이 찾아와서 인사했다. 경상 수사가 쑥떡과 초 한 쌍을 보내왔다. 새로 만든 곳간에 지붕을 잇고는, 낙안 군수와 녹도 만호 등을 불러서 떡을 먹였다. 얼마 뒤 강진 현감이 보러 왔기에 위로하고 술을 주었다. 저녁에 물을 부엌 주변으로 끌어들여 물 긷는 수고를 덜게 하였다. 밤에 바다 위에 떠오른 달은 대낮처럼 밝고 물결 위에 비친 빛은 비단결 같은데, 혼자서 높은 수루 위에 기대어 있노라니 마음이 몹시 어수선하여 밤이 깊어서야 잠자리에 들었다. 흥양의 계향유사 송상문宋象文이 와서 쌀과 벼를 합하여 일곱 섬을 바쳤다.


송아지

1593년 6월 2일

맑다. 아침에 본영 공문을 처리하여 보냈다. 온양의 강용수姜龍壽가 진영에 도착하여 명함을 들여보내고는 먼저 경상 본영으로 갔다. 군관 송두남宋斗男, 이경조李景祚, 정사립鄭思立 등이 판옥선을 끌고 본영으로 돌아갔다. 아침을 먹은 뒤 순찰사의 군관이 공문을 가지고 왔다. 적의 형세를 알아보려고 하여 우수사와 상의하여 대답하여 보냈다. 강용수도 왔기에 양식 다섯 말을 주어 보냈다. 이때 원견元啾이 같이 왔다고 한다. 정걸도 또한 우리 배에 와서 함께 이야기를 나누었다. 가리포 첨사 구사직具思稷도 한참 동안 같이 이야기를 나누었다. 저녁에 송아지를 잡아 나눠 먹었다.


햇과일

1593년 6월 15일

비가 오락가락하였다. 우수사와 충청 수사, 순천 부사, 낙안 군수, 방답 첨사를 오라 하여 함께 햇과일을 먹었다. 이들은 해가 저물어 돌아갔다.


상화떡 (칠석날 제사에 쓰는 떡)

1596년 8월 10일

맑다. 아침에 충청 우후가 문병하러 왔다가 조방장과 함께 아침을 먹었다. 아침에 송한련에게 그물을 만들라고 삼마 40근을 주어 보냈다. 몸이 몹시 불편하여 한동안 베개를 베고 드러누워 있었다. 늦게 두 조방장과 충청 우후를 불러 상화떡을 만들어 같이 먹었다. 저녁에 체찰사에게 보낼 공문을 만들었다. 어두워지자 달빛은 비단 같고 나그네의 생각은 만 갈래라 잠을 이루지 못하였다. 밤 10시쯤 방에 들어갔다.


팥죽

1594년 11월 11일

11일 동지冬至이자 11월 중이다. 새벽에 망궐례를 드리고 나서, 군사들에게 팥죽을 먹였다. 우우후와 정담수가 찾아왔다가 바로 돌아갔다.


1594년 4월 3일

맑다. 여제를 지냈다. 3도에서 싸움에 나선 군사에게 술 1천 80통을 먹였다. 우수사와 충청 수사가 이들과 같이 앉아 권하였다. 저물 무렵에야 내려왔다.


노루고기

1593년 5월 26일

비가 계속 내렸다. 아침에 명나라 사람을 만나 보니, 절강의 포수氐手 왕경득王敬得이라고 하였다. 글자를 조금 아는 것 같아 한참 동안 서로 이야기를 나누었으나 알아들을 수 없어서 매우 답답하였다. 순천 부사가 노루 고기를 차려 내놓았다. 광양 현감도 왔기에 우수사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었다. 가리포 첨사는 초청하였으나 오지 않았다. 빗발이 저녁 내내 그치지 않더니 밤새 억수같이 내렸다. 밤 10시쯤부터는 바람이 크게 불어서 배들이 가만 있지 못하였다. 처음에 우수사 배와 서로 부딪쳐서 간신히 구해 내었다. 또 발포 만호가 탄 배가 부딪쳐 거의 깨질 뻔하다가 겨우 면하였다. 송한련이 탄 협선은 발포 배에 부딪쳐 여러 곳이 상하였다고 한다. 늦은 아침에 경상 수사가 보러 왔다가 돌아갔다. 순변사 이빈李濱이 공문을 보냈는데 지나친 말이 많아서 쓴웃음이 나왔다.


1597년 9월 9일

초9일 맑다. 9일

중양절重陽節

, 1년 가운데 손꼽히는 명절이다. 나는 비록 상복을 입은 몸이지만 여러 장수들과 군졸들이야 먹이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제주에서 끌고 온 소 다섯 마리를 녹도, 안골포 두 만호에게 주었다. 잡아서 장수들과 군졸들에게 나누어 먹이도록 지시한 것이다. 늦게 적선 두 척이 어란포로부터 바로 감보도로 와서 우리 수군의 수를 정탐하려고 해서 영등 만호 조계종이 끝까지 추격하였다. 적들은 당황해서 배에 실었던 물건을 모두 바다 가운데 던져 버리고 달아났다.


청어, 대구, 곶감

1596년 2월 13일

13일 맑다. 아침밥을 먹은 뒤 관청에 나가서 강진 현감이 약속한 날짜를 어기고 늦게 온 죄를 다스렸다. 가리포 첨사는 보고를 하고 늦게 왔으므로 타일러서 내보냈다. 영암 군수에 대한 파출장계罷黜狀啓의 초안을 잡았다. 저녁에 어란포 만호가 돌아가고 임달영도 돌아갔다. 제주 목사에게 청어, 대구, 화살대, 곶감, 삼색 부채 등을 보냈다.


< 난중일기, 이순신 지음, 송찬섭 옮김 >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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