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책인사 Apr 05. 2020

경비원과 택배기사가 싸우면 누가 이길까?

서로 존중하고 지내기를 바라는 마음.

경비원과 택배기사가 싸우면 누가 이길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경비원이 이길 것 같다.

경비원은 경비 선생님이라고 부르지만,

택배기사는 택배기사님이라고  호칭되기 때문이다.

(특정 직무에 대해 논하고자 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 주제로 글을 쓰는 이유는 무엇일까?

경비 선생님이나 택배기사님 중

누가 더 나은지를 증명하고 싶기 때문은 아니다.

지난주에 겪었던 일 때문이다.



어머니 생일을 맞이해,

우리 집에서 온 가족 다 같이 식사를 했다.


맛있게 저녁을 먹고,

부모님을 배웅해 드리러 나왔다.


아버지는 택배를 하신다.

정확하게는 1톤 지입기사다.


아버지 1톤 트럭에 부모님 짐을 싣고 있는데,

내가 사는 아파트의 경비 선생님이 와서 소리쳤다.


"택배! 차를 여기다 세우면 어떻게! 빨리 차 빼! 차 빼라고!"

"선생님. 제 부모님이신데, 잠시 짐을 싣느라 세운 겁니다."

"그러니깐 차 빼라고! 입주민들이 불편하잖아!"


결국 마흔이 다 된 자식 앞에서

욕먹은 아버지의 언성도 높아졌다.

내가 알아서 하겠다고,

아버지께 먼저 가시라고 했다.


부모님이 떠나시고,

나는 경비 선생님께 정중하게 말씀을 드렸다.

"선생님. 제가 저희 아버지인데 욕설하지 마시라고,

반말하지 마시라고 여러 차례 말씀드렸잖습니까?"

"선생님도 자녀 앞에서 욕설을 들으면 기분이 좋겠습니까?"


나중에 이야기를 들으신 동장님께서

경비 선생님과 함께 와서 미안하다고 하셨다.


사과를 받았지만, 마음이 편치 않았다.

'나도 갑질을 한 것인가?'라는

생각도 들었다.


내가 어렸을 때,

아버지께서 경비 선생님들께

양갱을 종종 사드리셨던 기억이 났다.


동네 빵집에 가서,

양갱 선물세트를 하나 샀다.


경비 선생님께 양갱을 드리며, 말씀드렸다.

"선생님. 선생님도 이번 일로 마음 편치 않으실 텐데,

사과까지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우리 주위엔 나보다 약한 사람들에게

함부로 하는 경우를 자주 볼 수 있다.

내가 강하다고 생각하면 상대를 무시한다.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

서로 존중하며 살았으면 좋겠다.


그래서, 경비원과 택배기사가 싸우면 누가 이기는지 궁금하다고?

싸워서 이겨도 이득 보는 것이 없다.

이득도 없으니, 싸울 필요도 없다.

그렇기 때문에

누가 이기는지 가릴 필요도 없다는 것이

내 결론이다.


모두가 서로 아끼고 존중하며 살았으면 좋겠다.

우리 모두는 누군가의 소중한 가족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개인은 선하나, 조직은 악하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