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사는 문제로 비전을 제시하는 리더
백종원이라는 사람을 리더로서 존경한다.
그는 요리사가 아니다. 그는 요식업계의 리더이다.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해 주고자 하는 사람이다.
‘백종원의 요리비책’ 유튜브를 통해서는 전 국민이 집밥을 해 먹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백종원의 골목식당’에서는 장사가 아닌 고객에게 만족을 줄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그런 그가 ‘백종원의 장사 이야기’라는 책을 통해, 자신이 걸어온 길을 이야기해 주었다. 백종원이라는 리더에 대해서 항상 궁금한 점이 많았기에, 이 책을 단숨에 읽어보게 되었다.
‘백종원의 장사 이야기’에서 나의 마음을 움직인 소중한 표현들을 적어본다.
내가 평소 생각했던 불만 사항이나 원하는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 가장 빠른 성공의 지름길이다. 모든 것에 정답은 없다. 전혀 새로운 것을 하면 오히려 남들보다 몇 배는 더 힘들다.
어떻게 보면 창업은 나이의 문제가 아니라 마음가짐의 문제다. 진짜 살길이 막막해야 한다. 더럽고 치사해도 식당 일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야 숙이고 들어갈 수 있다. 사실 그 손님은 그냥 하는 말인데, 내 자격지심에 스트레스가 더 쌓인다. 하지만 꾹 참고 6개월에서 1년쯤 지나면 그런 상황이 몸에 배게 된다. 손님이 아무리 뭐라 해도 그 말을 마음에 담지 않고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보낼 수 있게 된다. 그렇다고 해서 절대 손님이 왕이라는 얘기는 아니다. 그런 마음가짐이 필요하다는 이야기일 뿐이다.
직원들과 대화를 할 때 중요한 것은 사장의 입장에 서서 지시를 하는 게 아니라 직원의 입장에서 눈높이를 맞추어 대화를 해야 한다는 점이다. 사장인 내가 보니 너의 이런 점이 잘못되었더라, 이렇게 얘기를 시작하면 절대 대화가 되지 않는다. 나는 사장이 오락부장이 되고, 친척이 되고, 친구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직원들을 즐겁게 해 주고, 내 일처럼 같이 걱정을 해 주고, 친구가 되어 고민과 기쁨을 진심으로 나눌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직원들이 사장과의 대화를 즐거워해야 한다.
어쩌면 제일 좋은 건 정말 친해져서 직원들이 사장을 안쓰럽게 여기면서 일을 하는 것이다. 사장들이 착각을 하는 게 대부분 사장으로서 존경을 받고 싶어 한다. 절대 그러지 말라는 얘기다. 사장은 존경을 받으려고 하지 말고 부모처럼 행동하고 부모처럼 책임져 주며 직원에게 진심으로 대해야 서로에게 마음이 열린다.
단체 급식을 만들 때 가장 큰 문제는 모든 사람이 만족하는 음식, 즉 컴플레인이 없는 음식을 만들려고 하는 데 있다. 모든 사람이 컴플레인이 없는 음식은 맛있는 게 아니라 싱거운 음식이다. 밋밋한 음식은 컴플레인이 없다. 왜냐하면 식탁마다 소금도 있고 간장도 있으니 자기가 알아서 넣으면 되기 때문이다. 이런 음식을 먹고 나가는 대부분의 사람은 ‘맛있다, 맛없다, 만족한다’라는 말이 없다. 하지만 이 식단을 짠 사람들은 ‘봐, 아무도 컴플레인을 안 하잖아’ 하는 것이다. 음식 만족도가 높다고 볼 수도 있지만 결국 음식 맛이 없다는 얘기와도 같다. 1,000명이 먹으면, 그 1,000명이 모두 똑같은 맛을 느낄 수 없다는 것이 내 이론이다.
처음 프랜차이즈의 홍보 전략은 점심시간에 반드시 ‘손님이 많아도 직원이 들어가서 육부 앞에서 고기를 다듬어라’였다. 그래서 손님이 김치찌개가 익는 7분 동안 기다리면서 자연스럽게 육부를 보게 만드는 거였다. 저녁에 사용할 커다란 고기 덩어리를 매달아 놓고 막 잘라서 소분하는 모습을 보였다. 같은 고깃집이라도 한두 덩어리를 꺼내 놓고 다듬고 있으면, 매일매일 신선한 고기가 들어오고 가격도 저렴할 것이라는 인식을 가지게 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이렇게 이야기한다.
“아! 오늘 저녁에 돼지고기에 소주나 한잔할까?”
이것이 ‘새마을식당’의 판매 포인트 가운데 하나였다.
우리나라 사람은 대부분 무표정하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특히 낯선 사람을 대할 때면 더 그렇다. 그러니 식당은 그저 밥을 먹는 곳이니 아무리 반갑게 어서 오라고 인사를 해도 별 반응이 없는 경우가 더 많다. 처음 식당 문을 열었다면 사장에게도 손님은 낯선 사람이다. 낯선 사람에게 상냥한 얼굴로 인사를 건네는 건 사장도 쉽지 않다. 그런데 마음먹고 인사를 해도 받아 주는 이가 영 쌀쌀맞다면 마음은 순식간에 닫히고 만다. 그렇게 하루에도 수십 번의 상처들이 쌓인다.
하지만 손님이 아무리 쌀쌀맞고 진상을 부려도 사장은 언제나 웃는 얼굴로 인사를 하고 친절해야 한다. 이런 점을 두고 사장은 ‘연기력’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것이다.
나 역시 외환위기 때 한 번 망하지 않았다면 지금의 나는 없었을 것이다. 한 번 망하고 나면 사람이 새로 바뀐다. 그리고 겸손해진다.
가게가 늘어나면 누군가에게 맡겨야 한다. 그러다 보니 누군가에게 내 대신 가르쳐서 가게를 맡겨 약간의 지분을 주면서 운영을 하라고 하면 열심히 잘할 거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 방법은 최악의 방법이다. 그 사람은 처음에는 매니저로서 정말 잘한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마음이 달라지기 마련이다. 나는 열심히 일하는데, 사장은 수금 때만 나타나 수익금만 가져간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잔소리까지 심해지면 더하다. 그러니 점점 그 지분을 올려 줘야 할 수도 있고 처음보다 가게 일을 더 열심히 안 하게 된다. 또 지분을 더 많이 준다는 곳으로 옮겨가기도 쉽다. 처음부터 지분을 80~90퍼센트를 주는 것이다. 그리고 가게 만들 때 사용된 금액을 갚으라고 한다. 그 정도의 돈은 금세 갚는다. 지분이 많기 때문에 내 가게라는 생각으로 일하기 때문이다. 난 그 가게에 10퍼센트의 몫만 걸치고 있다. 이런 방식은 인도네시아의 화교에서 배운 것이다.
중요한 점은 사장은 돌발 행동을 자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오늘은 왠지 갑자기 주방에 들어가 일을 하고 싶네, 하고는 주방에서 일한다면 사장이 있으니 주방 일이 휙휙 잘 돌아갈까? 절대 그렇지 않다. 사장의 이런 돌발 행동은 직원들의 피로도를 높일 뿐이다.
만약 주방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파악하고 그래서 직원들의 애로사항을 직접 일하면서 확인하고 싶다면 직원 스케줄 안에 사장도 맞춰서 들어가야 한다. 갑자기 돌발적으로 주방으로 들어가 한 마디씩 툭툭 내뱉는다면 그게 모두 잔소리가 되어 직원들은 더 불편하게 느낀다. 예를 들면, 주방에 오랜만에 들어간 사장은 주방 직원에게 “여기다 세제를 놓고 쓰는 것이 좋지 않나?”, “국그릇은 이쪽에 쌓아 놓는 것이 좋겠어”라는 등의 잔소리를 늘어놓게 된다. 그러면 직원들이 일을 하면서 무의식적으로 짜인 동선에 맞게 편한 위치에 놓여 있던 모든 작업 기물을 사장의 말 한마디 때문에 다른 곳으로 옮겨야 한다. 그러니 스트레스가 쌓일 수밖에 없다. 동선이 꼬이니 일의 능률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홀이나 주방 모두 일하는 직원들은 이미 만들어진 동선 안에서 움직인다. 그러니 아무리 사장이라도 그 틀을 깨기보다는 그 움직임 안에 들어가야 된다. 사장이 이래라, 저래라 참견하는 것은 금물이다. 사장이라고 해서 가르치려 하면 안 된다. 팀워크, 협업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단골집은 손님이 체면을 차려야 할 때 아주 유용한 집이다. 식당 주인이나 종업원들이 나를 알아봐 주고 챙겨 줘서 같이 간 사람들에게 생색낼 수 있는 그런 집이다. 손님들을 우르르 몰고 가 매출을 높여 주고 싶은 집, 혼자 가도 눈치 볼 필요 없이 맘 편히 나를 알아주는 집이다.
백종원은 리더다.
우리 주변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음식이라는 소재로 비전을 제시하는 리더다. 무엇보다 전 국민이 맛있고 배부르게 먹을 수 있는 것을 본인의 목표로 삼은 것 같다.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본인의 이익보다는 전 국민의 만족도의 총합이 높은 방식을 선택하는 사람이다.
그는 격의 없다. 성공한 사업가가 되고 나면, 주변에 높은 성을 쌓고 자신만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그는 자신을 둘러싼 벽을 스스로 허물고 본인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며, 세상과 소통한다.
소통하는 리더. 원대한 비전을 제시하는 리더 백종원. 내가 그를 선생님이라 부르고, 계속 존경하고 연구하는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