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순간을 즐긴다.
부모님은 평생 일만 하셨다.
은퇴 후에는 쉽게 돈을 벌 욕심에,
그동안 쌓아오신 것들을 한 순간에 잃어버리기도 하셨다.
부모님은 부자였던 적이 없다.
올해 여름.
아버지의 생신을 맞이하여,
작은 선물을 해드리고 싶었다.
강원도의 리조트를 예약했다.
오랜만에 부모님을 모시고 강원도 바람도 쐬고,
맛있는 한우를 먹으며 생일파티도 했다.
한우를 먹고 리조트로 돌아오는 길.
아버지가 말씀하셨다.
“얼마 깨졌니?”
어머니가 말씀하셨다.
“여기 놀러 온 사람들은 좋겠다.”
부모님의 이야기가 서글펐다.
‘가족과의 즐거운 식사비용이 왜 깨지는 돈일까?’
‘우리도 여기 놀러 온 사람 중 하나인데, 왜 다른 사람들을 부러워할까?’
부모님은 부자였던 적이 없다.
부유했던 적이 없다.
경제적 궁핍은 마음의 여유까지 메마르게 했다.
나는 지금 이 순간,
가족과 함께하는 맛있는 식사,
편안한 리조트를 즐기고 싶었다.
요즘 부자에 대한 이야기에 눈이 간다.
대부분의 글은 ‘어떤 투자가 유망한지? 어떻게 하면 부자가 될 수 있는지?’와 같은 방법론적인 이야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더 해빙(The Having)은 달랐다.
나는 경제적 부를 이루면 행복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 책은 다르게 말한다.
행복하면 부자가 될 수 있다고 알려준다.
책에서 알려준 대로,
Having을 실천해 보고 있다.
아직 며칠 되지 않았지만,
부자의 마인드가 형성되고 있는 게 느껴진다.
곧 부자가 될 수 있다는 확신마저 든다.
마음의 여유가 생겼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 수 있을까?
부자가 되는 마음가짐을 알려준,
더 해빙(The Having)의 내용을 적어본다.
“Having은 돈을 쓰는 이 순간 ‘가지고 있음’을 ‘충만하게’ 느끼는 것이에요. 어떻게 부자가 될 수 있는지 물어보셨지요? 여러 답이 있겠지만 부자가 되는 가장 간단하고 효율적인 방법은 이것이에요” (P.47)
“‘없음’에서 ‘있음’으로 렌즈를 바꾸는 방법이 바로 Having인가요?”
“네, 맞아요. 사실 렌즈를 바꾼다는 것이 그렇게 만만치 않아요. 지금까지 살면서 단단하게 굳어진 고정관념과 인식을 바꾸는 작업이 그리 쉬울 리 없죠. 그런데 Having은 지금부터 바로 할 수 있는 방법이에요. 작은 것에서 시작할 수 있으며, 가장 빠르고 효율적으로 그 렌즈를 바꿀 수 있죠. 매일 돈을 쓸 때마다 Having을 하고, 그 느낌을 바라보고, 그 감정을 조금씩 키워가기만 하면 돼요.” (P54~55)
“자신을 기쁘게 하기 위해 산 것들이 아니었네요.”
정신이 번쩍 들었다. 내가 낭비했던 이유가 거기에 있었다. 다른 사람이 무엇을 사는지, 남들이 나를 어떻게 볼지, 그런 것에만 신경 썼기 때문이다. (P.75)
서윤이 밤새 고열에 시달렸던 날이 있었다. 아침이 되자 열이 내리며 심한 갈증이 찾아왔다. 마침 머리맡에는 유모가 가져다 놓은 차가운 보리차가 있었다. 그걸 단숨에 들이킨 찰나, 서윤의 눈앞에 새로운 세상이 펼쳐졌다.
차가 지난 맛과 향이 온몸 구석구석까지 전달되는 것 같았다. 보리차를 수없이 마셔봤지만 제대로 음미하는 건 그날이 처음 같았다. 곧이어 깨달음도 찾아왔다. 지금 이 순간에 머무르면 세상 모든 것이 바뀌게 된다!
다음 날이 되었다. 아침 명상을 마친 서윤이 천천히 눈을 뜨고 고요하게 숨을 들이마셨다. 신선한 공기가 코 속으로 들어온 뒤 온몸으로 퍼져갔다. 그다음 조용히 고개를 돌려 방 안에 있는 것들을 둘러보았다. 모든 것이 어제와 다르게 보였다. 그녀는 완벽하게 ‘지금, 여기(here and now)’에 머무르고 있었던 것이다. (P.80)
“가짜 부자들은 돈을 쓸 때 ‘충분하지 않다’는 생각에 사로잡히게 돼요. ‘있음’보다 ‘없음’에 더 집중하는 셈이죠. 그들에게 돈이란 쓰면 안 되는 것이에요. 혹독하게 절약하고 아끼지 않으면 큰 위험이 닥칠 거라 믿는 거죠. 가짜 부자는 돈을 언제 끊길지 모르는 물줄기처럼 느낀답니다.” (P.98)
“진짜 부자와 가짜 부자의 삶은 크게 다르죠. 그 이유는 시점이 다르기 때문이에요. 진짜 부자는 오늘을 살죠. 매일 그 날의 기쁨에 충실하니까요. 가짜 부자는 내일만 살아요. 오늘은 내일을 위해 희생해야 할 또 다른 하루일 뿐이죠. 진짜 부자에게 돈이란 오늘을 마음껏 누리게 해주는 ‘수단’이자 ‘하인’이에요. 반대로 가짜 부자에게 돈은 ‘목표’이자 ‘주인’이죠. 그 돈을 지키고자 자신의 삶을 희생하는 거예요.” (P.101~102)
“Having을 하는 진짜 부자들이 남들보다 수십 배의 부를 끌어당기는 비결이 궁금합니다. 그 돈은 어떻게 들어오나요? 복권에라도 당첨되는 걸까요?”
“경로는 다양하지만, 대부분은 사람과의 인연을 통해서 들어오게 되죠.”
“인연의 종류와 성격, 그리고 어떻게 돈이 들어올지는 사람마다 달라요. 하지만 진짜 부자들의 공통점은 좋은 인연을 알아보고 그것을 소중히 가꿔간다는 데 있죠. 그들이 인연을 통해 Having의 과실을 거두게 되는 것도 이 때문이죠.”
여기서 ‘귀인’이라는 단어가 생각났다. ‘나에게 좋은 일이 생기도록 도와주는 귀한 사람’이란 뜻이었다. (P.116~117)
문득 프랑스로 오는 비행기에서 읽었던 내용이 떠올랐다. 알리바바의 마윈 회장에 관련된 일화였다.
“그러고 보니 마윈도 ‘기분이 안 좋다’고 말하는 법이 없다고 해요. 대신 ‘마음이 편안하지 않다’고 한다네요. 혹시 마윈도 돈에 대해 편안하게 느끼고 있는 걸까요?”
내 질문에 서윤의 얼굴이 환하게 밝아졌다.
“좋은 사례를 말씀하셨어요. 저는 마윈이 이미 Having을 해왔다고 확신해요. ‘마음이 편안하지 않다’는 말을 뒤집으면 ‘마음이 편하다’는 뜻이거든요. 그 말은 편안함이 기본 상태란 말이죠. 그것이 Having의 핵심이에요.”
그녀가 자상하게 설명을 이어갔다.
“저는 마윈이 남들처럼 ‘기분 나쁘다’, ‘짜증 난다’라고 말하는 대신 ‘편안하지 않다’고 한 것에 주목해요. ‘편안함’을 자신에게 각인시키고 있는 것이죠. 편안함이 돈을 끌어당기는 자석이라는 것을, 진짜 부자의 비밀이 Having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는 이야기예요.”
설명 가운데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말이 있었다.
“편안함을 각인한다는 것..., 그것은 무슨 뜻일까요?”
“네. ‘마음이 편하지 않다’는 말은 결국 편안한 상태로 돌아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에요. 우리 뇌는 부정문을 인식하지 못하거든요. 해당 단어에서 떠오르는 이미지만 입력하죠. 예컨대 ‘편안하지 않다’고 생각하면 뇌는 ‘편안’만 입력하고, 반대로 ‘짜증이 난다’고 하면 ‘짜증’만 각인시키는 식이죠. 이렇게 볼 때, ‘마음이 편안하지 않다’라는 말은 결국 편안한 상태가 본인에게는 가장 보편적이고 기본적인 마음가짐이라는 뜻이에요.” (P.186~187)
“불안은 자연스러운 감정이에요. 마치 배가 파도에 흔들리는 것처럼요. 지금 단기적인 재정 목표(short-term financial goal)를 향해 가고 있다면 실컷 불안해하셔도 돼요. 다만 중요한 것은 불안에 빠져 목표를 잃어서는 안 된다는 거예요. 우리는 지금 부자로 향하는 항해를 하고 있어요. 목표 지점은 당연히 진짜 부자가 되는 것이죠. 항해하다 보면 때로는 배가 파도에 심하게 흔들릴 수도 있고 뱃멀미를 할 수도 있겠죠. 문제는 이러다 배가 난파하면 어쩌나 하고 불안에 굴복한다는 데 있어요. 배가 흔들리는 것도 항해의 일부라는 걸 잊으시면 안 돼요.”
그녀의 목소리에는 불안을 잠재우는 힘이 있었다. 마음에서 몰아치던 폭풍우가 가라앉는 것 같았다.
“더 큰 문제는 많은 사람들이 불안한 나머지 잘 가고 있는 배의 방향을 암초에 부딪히게 하고 풍랑에 휩쓸리게 할 뿐, 원래의 목적지와는 점점 멀어지게 돼요.” (P.200~201)
“간절히 원하는 마음은 ‘결핍’에 집중하는 거예요. 나한테 지금 없다고 느끼기에 그런 마음이 생기는 거죠.”
“반발력 때문에 불안과 두려움이 생겨나겠죠. 그 불편함이 돈을 밀어내고 무의식에 ‘없음’을 끊임없이 입력할 거예요. 결국 Having과 반대 방향으로 가는 거죠.”
“문제는, 사람들이 결핍의 느낌이 강할수록 더 간절히 원한다는 거예요. 결국 악순환이 되는 거죠.” (P.214~215)
“행운은 우리의 노력에 곱셈이 되는 것이지 덧셈이 되는 것은 아니에요.”
“네? 무슨 말씀이신지요?”
“행운이 덧셈으로 온다면 노력이 ‘0’이어도 행운이 올 수 있겠죠.”
“아, 그렇겠네요. ‘0+행운=행운’이 되겠어요.”
“하지만 행운의 법칙은 그렇지 않아요. 행운은 곱하기죠. 내 노력이 0이면 거기에 아무리 행운을 곱해도 결과는 0이에요.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는 말이에요.”
“이제 알 것 같아요. 노력한 것을 몇 배로 돌려받는 것이 행운이란 말씀이시군요. 그 결과에 감사하고, 그 마음으로 계속 노력해서 더 커다란 성과를 얻고... 그렇게 선순환을 이루는 거군요!”
그녀가 고개를 끄덕인 뒤 단호한 표정으로 말했다.
“공짜를 원하는 사람이 부자가 되는 일은 없답니다. 30년 동안 수많은 상담과 사례 분석을 해봤지만 그런 경우는 한 번도 못 봤어요.” (P.254)
“매트릭스에서 이런 말이 나오죠. ‘나는 네 마음을 자유롭게 해 줄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곳으로 가는 문까지만 보여줄 수 있다. 그 문을 통과해야 하는 것은 바로 너 자신이다. (I am trting to free your mind. But I can only show you the door. You are the one that has to walk thrugh it.)’ 결국 매트릭스를 깨는 것은 바로 자기 자신이에요. 아무도 대신해줄 수 없죠. (P.330)
“길을 아는 것과 그 길을 걷는 것은 다르다. (There is a difference between knowing the path and walking the path.)” (P.332)
나도 부모님을 닮았다.
물건을 사도 싼 것만 찾는다.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아끼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했다.
가족들이 좋아하는 과일을 사본 적은 있어도,
내가 좋아하는 과일을 사는 것은 한참을 망설인다.
장에 좋다는 유산균 음료는 사기만 하고 먹지는 않았다. 내가 먹으면 아이들 먹을 게 줄어든다고 생각했다.
부모님의 마인드를 걱정하기에 앞서,
나의 마인드도 마찬가지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동안 나는 ‘없는 것’에 집중했다.
‘잃을 수도 있다’며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까지 걱정했다.
더 해빙(The Having)을 읽고 난 뒤,
나의 생각은 바뀌었다.
지금은 내가 가진 것에 집중한다.
조금은 오래되었어도 따뜻하고 편안한 우리 집.
매달 급여일이 되면 잊지 않고 찾아오는 급여.
아픈 사람 없는 우리 가족의 건강.
이 모든 것이 고맙다.
먹는 것도 바뀌었다.
맛있는 것을 맛있게 먹는다.
음식을 즐긴다.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다른 일을 걱정하지 않는다.
지금 이 순간을 온전히 즐긴다.
‘있음’에 집중하는 이 마음이,
나의 인생을 얼마나 바꿔줄 수 있을지는
시간이 지나면 알 수 있을 것이다.
경제적으로 갑자기 부유해진 것은 아니다.
하지만 심리적으로 여유가 생긴 것은 분명하다.
심리적 여유가 나를 점점 풍족하게 이끌어주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더 해빙(The Having)을 통해,
더 많은 것을 갖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