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이 가장 중요합니다.
어쩌다 출근이라는 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습니다.
장발의 머리를 하고 임원실을 편하게 드나들며 과자를 먹으면서, 임원과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
그 모습이 무척이나 인상 깊었습니다.
바로 무빙 워터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이동수 작가입니다.
어쩌다 출근 프로그램에서도 무척이나 인상 깊게 기억에 남은 이동수 작가의 말,
‘언젠간 잘리고, 회사는 망하고, 우리는 죽는다’가 그의 책 이름으로 돌아왔습니다.
이동수 작가가 제시하는 신인류 직장인의 해방 일지의 기억에 남는 표현들을 적어봅니다.
가슴에 꼰대의 잔소리가 날아와 꽂혔다. 하지만 걱정하지 않는다. 귀는 닫고 고개만 끄덕이면 되니까. 스테이크 소스 찍어서 한 입, 샐러드도 맛있게 한 입, 마지막으로 와인 한 잔.
이전 세대의 희생 덕에 우리나라 경제는 눈부시게 발전했지만, 이전 세대의 희생 탓에 우리나라 가족은 함께할 시간을 잃었다. 동료들과 한솥밥을 먹는 사이 기업은 발전했지만, 동료들과 한솥밥을 먹는 사이 가족은 멀어졌다.
모든 사장은 '회사 일을 내 일처럼 하는 직원'을 원한다. 그러나 직원들은 더 이상 회사에 올인하지 않는다. 사실, 사장이 '회사 일을 내 일처럼 하는 직원'을 원하는 이유는, 사장이 하나하나 신경 쓸 수 없고, 쓰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사장은 자신이 없어도 돌아가는 시스템을 만들고 싶어 한다. 그 시스템이 만들어지면 자신은 크게 할 일이 없다. 사장 개인 시간이 늘어나는 것이다. 그러니 '회사 일을 내 일처럼 하는 직원'을 원할 수밖에.
하지만 분명한 것은 나는 회사를 위해 일했다기보다 내 삶을 위해서 일했다는 것이다. 비록 회사는 내 것이 아니지만, 회사에서의 일은 내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회사를 위해서가 아니라 내 일을 위해서, 내 평판을 위해서, 내 몸값을 올리기 위해서 일했던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회사를 사랑하지 않고서도 일을 열심히 그리고 잘할 수 있었다. 비록 내 회사는 아니지만, 회사를 다니고 있는 건 나니까 말이다.
나는 이상주의자다. 하고 싶은 것이 많은 이상주의자. 허언증 환자가 될지, 이상주의자가 될지 판가름하는 첫 번째는 용기다. 낯선 것을 시작해보는 용기, 두 번째는 노력이다. 시작한 것을 깊게 파고드는 노력, 마지막 세 번째는 꾸준함이다. 한 달이 안 되면 1년, 1년이 안 되면 5년, 그것도 아니면 10년을 지속하는 지독한 꾸준함.
만약, 누군가 원하는 것을 시작할 용기와 노력 그리고 5년을 지속할 수 있는 꾸준함이 있다면 그 사람은 허언증 환자가 아니라 이상주의자다. 그리고 그 이상은 아마 현실이 될 개연성이 매우 높다. 그러니 이상주의자를 응원해주자.
파레토의 법칙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어느 날 파레토는 개미를 관찰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20%만 열심히 일하고 나머지 80%는 빈둥거리고 놀고 있는 것이 아닌가? 파레토는 20%의 개미만 모아두면 모두 열심히 일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분리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새롭게 모아둔 열심히 일하는 개미들 중 20%만 일하고 80%는 빈둥대는 것이 아닌가? 이러한 현상은 개미뿐만 아니라 벌에게도 관찰된다고 한다.
함께 일하는 동료는 물론이고, 일절 관계가 없는 사람, 예를 들어 여행지에서 우연히 들어간 음식점 직원이라도, 평생 다시 볼 일 없는 상대방이라도 배려는 반드시 필요하다. 우리 모두가 갑이 아니고, 누군가의 을이다. 권력이나 직급, 혹은 직군 등으로 나뉘는 사회 시스템을 개인이 바꾸는 것은 어렵다. 하지만 이 불편한 시스템에서 갈등을 최소화하는 노력은 할 수 있다. 그것은 바로 배려다.
회사도 사람 사는 곳이다. 성과주의에 빠진 회사에서 팩트 폭력보다는 어쩌면 따뜻한 배려가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살면서 노력이 나를 배신한 적은 많았다. 분명히 밤새 공부했는데 시험을 망쳤고, 한 달간 열심히 단어를 외웠지만 머릿속에 남는 것은 없었다. 혼신의 힘을 다해 준비한 자소서도 탈락했다. 노력은 배신하기 마련이다. 그도 그럴 것이, 세상 모든 사람들이 다 노력하고 살기 때문이다.
하지만 특별한 노력은 우리를 절대 배신하지 않는다. 하루, 일주일, 한 달이 아니라 1년, 3년, 5년간 지속한 노력은 우리를 절대 배신하지 않는다. 특별한 노력은 결과가 아니라, 자신을 바꾸기 때문이다. 비록 특별한 노력으로 원하는 결과를 갖지 못하더라도, 그 노력의 시간이 나의 단단한 힘이 되기 때문이다.
인생에 한 번은 특별한 노력이 필요한 이유다.
2001년 고등학교 졸업식. 담임선생님을 마지막으로 보는 날이다. 선생님은 우리에게 선명한 메시지를 남겼고, 20년이 지났지만 나는 그날 선생님의 말투와 손짓, 억양이 생생하게 떠오른다. 1년 내내 반말하시다가 갑자기 존댓말을 하셔서 그런지, 아니면 마지막이란 생각 때문인지 그 말의 여운은 오래 남았다.
"여러분, 이제 여러분의 고등학교 생활은 끝났습니다. 수능도 끝이 났고, 그 결과로 몇몇은 취업을 하게 될 것이고, 몇몇은 대학에 들어가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몇몇은 다시 수능을 준비하겠지요. 그런데 원하는 대학, 좋은 대학에 들어갔다고 너무 좋아할 것도 없고, 대학 진학에 실패했다고 슬퍼할 것도 없습니다. 비록 우리는 3년간 대학이라는 목표를 위해서 달려오긴 했지만, 나중에 여러분이 잘 살고 못 살고, 돈을 잘 벌고 못 벌고는 대학과는 전혀 상관이 없습니다. 여러분은 마치 수능이 세상의 끝, 기회의 끝인 것처럼 달려왔지만, 사실 세상에는 끊임없이 기회가 있습니다. 여러분의 삶이 대학으로 결정된다고 생각하겠지만, 진짜 삶은 이제 시작입니다. 여러분 옆을 보세요. 싸움 잘하는 친구, 공부 잘하는 친구, 밝은 성격의 친구, 그저 평범한 친구 다 다르죠? 아마 잘 느끼지 못하겠지만 여러분들이 마흔 즈음이 되어 뒤돌아보면 알게 될 것입니다. 학교 등수로 세상이 결정되지 않는다는 것을요. 인생은 성적순이 아니라는 것을요. 지금은 아무리 이야기해도 모르겠지만, 여러분들도 언젠가 깨닫게 될 것입니다. 지난 1년간 수고 많았고, 넓은 세상에 나가서 멋진 삶을 살기 바랍니다."
인터넷에 떠도는 '성공한 인생'이라는 짤이 있다.
10대: 부모님 잘 만나면 성공
20대: 학벌이 좋으면 성공
30대: 좋은 직장에 다니면 성공
40대: 2차 쏠 수 있으면 성공
50대: 공부 잘하는 자녀 있으면 성공
60대: 아직 돈 벌고 있으면 성공
70대: 아직 건강하면 성공
80대: 본처가 밥 차려주면 성공
90대: 전화 오는 사람 있으면 성공
100대: 아침에 눈 뜨면 성공
제가 다닌 첫 직장에는 각 층마다 ‘맡은 자리의 주인이 되자’라는 액자가 걸려 있었습니다.
언젠가는 새로운 조직문화를 만든다고 해서 다른 액자로 교체가 된 적도 있었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맡은 자리의 주인이 되자’ 액자는 돌아왔습니다.
(다시 돌아올 것을 알았는지, 그 액자들은 파기되지 않고 어딘가에 잘 모셔져 있었습니다.)
지난 15년간 참 열심히 일했습니다.
마치 회사의 오너라도 된 것처럼 일했습니다.
그래서 좋은 직장에서 팀장도 되었고, 적지 않은 보수를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직장과 보수가 저를 대변해 주지는 못합니다.
얼마나 회사생활을 더 하게 될지는 모르겠으나, 이동수 작가님이 말한 것처럼
‘언젠간 잘리고, 회사는 망하고(?), 우리는 죽습니다.’
결국 내 자신의 인생을 찾아가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저도 직장을 위해 제 자신의 인생, 가족과의 시간의 희생을 강요한 적이 많은 것 같습니다.
이제는 다르게 생각하려 합니다.
일도 중요하지만, 가족은 더욱 중요합니다.
건강한 조직문화도 중요하지만, 제 자신의 건강은 더욱 중요합니다.
이동수 작가님처럼,
내 자신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삶을 추구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