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섭게 오르던 부동산 가격이 주춤하고 있습니다.
정확히는 고점을 찍고 떨어졌다고 표현하는 것이 맞을 것 같습니다.
재테크라는 것은 투자의 영역이기도 하면서, 심리의 영역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어떻게 하면 실패하지 않는 재테크를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으로 읽은,
'박원갑 박사의 부동산 트렌드 수업'의 기억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적어 봅니다.
누구나 인사이트(insight)를 갖춘 인물이 되고 싶어 한다. 말이 쉽지, 인사이트를 갖는 게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사전적 의미의 인사이트는 예리한 관찰력으로 사물을 꿰뚫어 볼 수 있는 힘, 즉 통찰력이다. 인사이트라는 단어는 인(in)과 봄(sight)으로 구성되어 있다. 현상보다는 그 이면(안)을 잘 볼 수 있는 능력이다. 인사이트는 무작정 생기는 게 아니다. 사회나 경제 구조에 대한 체계적이면서도 깊이 있는 식견이 있어야 가능하다.
경험을 맹신하지 마라. 세상이 급변하는 요즘, 과거 경험에 집착하면 나의 발전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인간은 경험을 통해 지식을 축적한다. 하지만 그 지식은 영원한 게 아니라 유통기한이 있다. 배움을 통해 학습 기억량을 늘려 변화에 대응해야 산다. 흐름을 빨리 좇아가는 '패스트 팔로워(fast follower)'가 되어야 한다는 얘기다. 동년배보다 아랫세대와 소통 능력을 키우는 것이 생존의 무기가 될 것이다.
공자는 '논어'에서 군자가 경계해야 할 덕목 3가지를 연령대별로 꼽았다. 즉 젊었을 때는 색욕, 장성했을 때는 다툼, 노년기에는 재물욕을 각각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늙어서 재물 욕심을 조심해야 하는 이유로 '혈기가 쇠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마이클 모부신 교수는 가격과 가치의 차이를 이렇게 설명한다. "일반적으로 가치는 얻게 되는 각종 서비스의 총량이고, 가격은 표시된 금액이다. 가치는 내가 받는 것이고, 가격은 내가 내는 것"이다.
사람은 자신과 비슷하지 않으면 질투를 느끼지 않는다. 영국의 철학자 데이비드 흄은 "질투심을 일으키는 것은 우리 자신과 다른 사람 사이의 현격한 불균형이 아니라 우리와 비슷한 사람과의 차이"라고 했다. 가령 일반 병사는 상급 병사에 대해서는 질투할 수 있으나 장군에 대해서는 그런 감정이 없다는 것이다. 경쟁자로 삼아 상대할 만한 동급 레벨이 아니기 때문이다. 대기업 회장이 땅을 사서 몇천억 원을 벌든 나와는 무관한 일이다. 질투보다는 부러움을 느낀다. 하지만 대등 항렬로 나의 경쟁상대인 사촌은 다르다. 오죽하면 "사촌이 논을 사면 배가 아프지만 논을 잘못 사서 망하면 앓던 배도 낫는다"는 우스갯소리까지 있을까. 이런 감정을 심리 철학적으로 정의하면 남의 불행을 행복으로 생각하는 '샤덴프로이데(Schadenfreude)'의 일종이다.
축구선수 손흥민의 부친 손웅정 씨가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 기억난다. "울타리를 세우더라도 말뚝 3개가 필요하다"는 중국 속담이다. 그는 "세상일 중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겠느냐"며 아들에게 매사에 겸손할 것을 주문했다.
"출중한 지혜를 갖는 것보다 유리한 기회를 잡는 것이 더 낫고, 좋은 농기구를 갖는 것보다 적절한 농사철을 기다리는 게 낫다." 중국 고전 '맹자'에 나오는 얘기다. 인간의 지식이나 재주보다 좋은 때와 찬스를 잘 잡는 게 중요하다는 말이다. 한마디로 타이밍(timing, 시점 포착)이 승패를 가른다는 것이다. 가령 농사꾼에게 아무리 좋은 삽과 괭이가 있어도 때에 맞춰 씨를 뿌리지 않으면 곡식을 거둘 수 없다. 농기구는 수확량을 조금 더 늘리거나 줄일 뿐이다. 이보다는 '때'가 한 해 농사에서 훨씬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모든 일에는 때가 있다.
요즘 가격 대비 성능이라는 의미의 가성비라는 말을 본뜬 가안비라는 말이 유행이다. 가격이 좀 비싸더라도 안전하면 돈을 더 지불하겠다는 것이다. MZ세대의 아파트 선호는 바로 가안비와 궤를 같이한다. 아파트는 매매 가격뿐만 아니라 전월세 가격도 다른 주택보다 비싸다. 편리할 뿐만 아니라 안전한 공간이어서 프리미엄을 지불해야 입주할 수 있다. 안전을 보호받기 위한 추가 비용인 셈이다.
글로벌 브랜드 기업 회장을 업무적으로 만났더니 그는 내게 대뜸 술과 식초의 차이가 무엇이냐고 물었다. 잠시 머뭇거렸더니 그는 천천히 발효되면 술이 되지만, 빨리 발효되면 식초가 된다고 말했다. 술이 익을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너무 급하게 속도를 내면 엉뚱하게 식초로 바뀐다는 얘기다. 이 회장의 말은 당장의 성과를 내기 위해 속도에만 매달리면 오히려 일을 그르칠 수 있다는 가르침으로 받아들여졌다.
세상에는 가장 무서운 2마리의 개(犬, 견)가 있다고 한다. 바로 '편견'과 '선입견'이다. 우스갯소리이긴 하지만 편견과 선입견은 경직된 사고로 인식의 큰 장애물이 된다. 자신만의 경험이나 고정관념이 고착화되면서 생긴 것이다. 그래서 내 생각이 혹시 편견과 선입견이 아닌지 의심해야 한다. 세상의 흐름은 빨리 따라가야 한다. 내 나이 50세가 넘었다면 세상 유행을 만들어가는 트렌드 세터(trend setter)가 되기는 어렵다. 하지만 유행을 쫓아가는 트렌드 팔로워(trend follower), 혹은 흐름을 빨리 따라가는 패스트 팔로워(fast follower)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나이가 들어 몸은 늙어도 생각은 최신의 것으로 바꿔나가야 한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는 사회적 흐름, 즉 '트렌드'를 잘 알아야 합니다.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도 삶의 여유로움을 가져다주기 위해서도 재테크의 트렌드를 파악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인간의 삶은 의식주의 세 가지 축이 가장 중요한데, 이 중 부동산이라 할 수 있는 ‘주’는 삶의 질과 재테크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부동산의 트렌드를 잘 파악하여, 삶의 질도 높이고 자산을 증식하는 것도 필요할 것입니다.
서두르지 않고, 싸게 사서 비싸게 팔고, 사람들이 원하는 부동산을 확보하는 것이야 말로, 자산이 삶의 질을 결정하는 요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재테크 역량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