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끌이 모여 태산이 됩니다. 작은 것을 소중히 여기면 큰 것이 됩니다.
아이에게 생일 선물을 받아 본 적이 있으신가요? 저는 작년에 아이가 직접 고른 선물을 받아 봤습니다. 다이소에서 아이가 직접 고른 팔목 동전 주머니였습니다. 다이소에서 샀으니 가격은 저렴했을 것 같습니다. 아마 1,000원 아니면 2,000원이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하지만 그 선물은 저에게 무척 큰 감동을 주었습니다. 다이소에서 상품들을 하나하나 살펴보며, 아이의 용돈 범위 내에서 아빠의 선물을 고르는 모습. 상상만 해도 벅찬 감동입니다. 다이소는 저에게 아이가 직접 골라 선물한 첫 생일선물처럼 소중한 장소로 각인되어 있습니다. 생활에 필요한 물품이 생겼을 때, 쿠팡에서 구입하자니 여러 개 묶음 상품을 사야 하고, 동네 마트에는 물건이 없을 때, 다이소에 가면 이름처럼 없는 게 없이 다 있었습니다. 저렴하면서도 풍부한 이곳. 다이소에는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는 것일까요? 다이소를 알고 싶은 마음에 읽어 본, 다이소 박정부 회장님의 '천 원을 경영하라'의 감동적인 이야기들을 적어봅니다.
나폴레옹이 남긴 명언 중에 '시간의 보복'이란 말이 있다. 기일을 놓친 고지서가 훗날 이자에 이자가 복리로 붙듯이, 내가 소홀했거나 간과한 실수 하나가 해결하기 힘든 더 큰 문제로 부메랑이 되어 되돌아온 것이다. 가격 경쟁력만 생각하다 품질을 체크하지 못한 것이 실수였다. 내가 아낀 몇 푼이 불량을 만들었고, 그것이 '전량 폐기'로 되돌아왔으니 말이다. 천 원의 보복이었다.
바닷가재는 성장 과정에서 몸이 커지면 껍질을 벗는다. 이때 껍질을 벗지 않으면 단단한 껍질 속에 갇혀 일찍 죽게 되기 때문이다. 바닷가재 수명이 얼만지 아는가? 탈피만 제때 하면 길게는 100년 이상 살 수도 있다고 한다. 그러니까 바닷가재의 장수 비결은 바로 '탈피'에 있는 것이다.
사업이란, 자전거와 헬리콥터를 타는 일과 같다. 자전거를 앞으로 나가게 하려면 쉬지 않고 페달을 밟아야 한다. 기업이 하나의 자전거라면 회장부터 신입사원까지 모두가 커다란 자전거에 올라타서 함께 페달을 밟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아마 자전거는 얼마 가지 못해서 넘어지고 말 것이다.
사업은 때로는 자전거를 타는 것보다 헬리콥터를 타는 일처럼 급박하게 전개되기도 한다. 자전거처럼 헬리콥터 역시 하늘을 날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프로펠러가 돌아가야 한다. 자전거 페달을 멈추면 잠깐 넘어지는 것에 그치지만, 헬리콥터 프로펠러가 멈추면 모두가 추락하고 만다.
고객을 유인하기 위한 한두 가지 상품만을 전략적으로 싸게 파는 것이 아니라, 매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3만 가지 상품 하나하나에 그런 '만족'과 '서프라이즈'가 깃들어 있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서울대 김난도 교수는 이런 말을 했다. "가성비란 가격을 낮추는 것이 아니라 가치를 올리는 것이다."라고. 나 역시 이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놀라운 가치로 즐거움과 감동을 주는 것', 이것이 바로 우리 회사의 경영이념이다. 그래서 첫 매장 오픈부터 지금까지 '가격에 비해 최소한 2배 이상의 가치를 갖는' 상품을 판매하려고 노력해 왔다고 자부한다.
옛날 옛적, 중국 송나라에 술을 아주 잘 빚는 사람이 있었다. 많은 이들이 칭송할 정도로 솜씨가 뛰어났지만, 이상하게도 그가 운영하는 술도가에는 사람이 별로 들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술도 잘 팔리지 않아 상해서 시어지기 일쑤였다. 도대체 이유를 알 수 없었던 그는 술 빚는 과정도 점검하고 술맛도 면밀히 검토했다. 아무리 봐도 술에는 특별한 이상이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대문에 묶인 채 큰 소리로 짖어대는 개를 발견했다.
"혹시 저 녀석 때문에?"
그랬다. 술이 팔리지 않았던 이유는, 바로 집 앞에 묶어 둔 '사나운 개' 때문이었다. 개가 사나우니 사람들은 무서워서 가게에 들어올 수 없었고, 손님이 안 찾아오니 술이 팔리지 않았던 것이다. 그래서 '개가 사나우면 술이 시어진다'는 뜻의 구맹주산(狗猛酒酸)이라는 고사성어가 나왔다. 이는 <한비자>에 나오는 이야기인데, 간신배가 있으면 나라에 어진 신하가 모이지 않는다는 것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상품은 진열하는 것이 아니라 표현하는 것이다. 상품을 표현하려면 상품을 알아야 한다. 표현이 안 된 상품은 고객의 눈에 절대 띌 수 없고, 고객의 눈에 보이지 않는 상품은 절대 팔릴 수 없다. 상품 하나하나 고객이 잘 알아볼 수 있도록 표현이 되어야 한다. 매장에서 상품이 잘 표현되어야만 개발자의 의도나 그 상품의 진가가 비로소 드러나기 때문이다.
제조업체 관계자들은 대량생산 과정에서 불량 하나쯤은 으레 나오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수만 개 중 하나일 뿐인데요. 이 정도면 불량률이 꽤 낮은 수준입니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제품을 만드는 사람의 입장일 뿐이다. 불량률이 0.1%니 0.2%니 하는 말은 고객에겐 통하지 않는다. 고객에게 불량은 확률의 문제가 아니다. 매장에서 수십만, 수백만 개의 상품을 판매한다 해도 고객이 구매하는 상품은 하나다. 구매한 상품 1개가 불량이면 고객에게는 100% 불량이다. 변명의 여지없이 그냥 불량인 것이다.
일이라는 게 끝이 없다. 아는 만큼 보이고 고민하는 만큼 이루어진다. 챙기는 만큼 챙겨진다. 챙겨지는 만큼 결과가 나오고, 챙기지 못한 만큼 문제가 발생한다. 그러니 누가 무엇을 어디까지 챙기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
열정이란 뭘까?? 이처럼 관심과 열렬한 애정을 가지고 열중하는 것이다. 주인의식을 갖는 것이다. 관심을 기울이고 깊이 들여다보고 몰입하는 것이다. 올인하는 것이다. 혹시 어린 시절 돋보기로 햇빛을 모아 종이를 태워본 적이 있으신지. 햇빛이 오롯이 한 지점에 모여야 종이를 태울 수 있다. 한순간에 되는 것은 아니고 온도가 올라갈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이렇듯 열정은 몰입과 집중을 만나 뜨거운 성과를 낸다. 내가 수많은 사람을 보고 깨달은 것이 있다면, 아주 특출한 소수를 제외하고 우리 같이 평범한 사람들은 능력의 차이가 거의 없을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그저 간절함과 관심, 열정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내가 자주 하는 말 중 하나가 "이유를 답으로 말하지 말라"는 것이다. 문제는 늘 일어나기 마련이고, 안 되는 이유 역시 넘치도록 많다. 일을 일로써 풀어내는 것이 바로 위의 경우다. 문제가 생겼을 때 한 번 더 고민하고 풀어낼 수 있는 조직력이 필요하다. 안 되는 일은 포기하고 되는 일만 한다면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 이유로 답하지 마라. 이것은 일을 안 하겠다는 말과 같다. 이유가 답이 되는 변명은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다. 일의 답은 문제해결이고 성과를 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흔히 상품의 가치를 가격으로 판단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좋은 물건도 가격이 싸면 낮은 가치로 판단하게 됩니다. 반대로 필요 없는 물건을 아주 비싼 가격으로 파는 경우에는 사치품이라는 이름으로 더욱 비싼 가격으로 팔리기도 합니다. 다이소에서는 합리적인 소비가 가능합니다. 비싼 가격 때문에 망설이지도 않습니다. 다이소에서 파는 물건은 어떤 물건이든, 합리적인 가격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착한 소비를 통해, 국민들의 가정 살림에도 도움을 주는 가게. 바로 다이소입니다.
다이소가 이룬 3조 매출은 다른 회사들이 기록한 매출과는 또 다른 의미가 있습니다. 다이소에는 천 원, 이천 원, 삼천 원, 오천 원짜리의 상품만 있습니다. 그런 상품들로 3조 원의 매출을 이루어 냈으니, 그 가치가 남다르다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천 원짜리 상품을 단순히 싸구려 상품으로 생각하지 않고, 고객에게 더 큰 가치를 선물해 주기 위한 관점으로 접근했기 때문에, 지금의 다이소가 있을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세상에 사소한 가치는 없습니다. 나에게 필요 없는 사소한 물건이라도 누군가에게는 소중한 물건일 수 있습니다. 다이소는 세상의 모든 물건이 다 있는, 내가 찾는 물건이 다 있는, 정말 필요한 물건이 다 있는, 우리의 삶을 윤택하게 만들어주는 가게라고 생각됩니다.
다이소의 경영철학을 느낄 수 있는 좋은 책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