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보다 성숙이 필요한 당신에게
최근에 '끈기(Grit)'와 '끊기(Quitting)'에 대한 책을 읽었습니다.
끈기(Grit) _ 앤젤라 더크워스 지음 (비즈니스북스 출판사)
퀴팅(Quitting) _ 줄리아 켈러 지음 (다산북스 출판사)
두 책 모두 큰 교훈을 얻을 수 있었는데, 두 책을 절묘하게 섞어 놓은 듯한 책을 발견했습니다.
지식생태학자 유영만 교수님의 '끈기보다 끊기'를 통해, 이 시대를 살아가는데 필요한 새로운 관점에 대한 기억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적어봅니다.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사람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기에 잘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시작했다는 이유로 절대로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가는 사람이다. (P.12)
올라가는 것은 승리하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내려가는 것은 다르다. 내려가는 것은 '살아남기 위함'이다. 안전한 길을 찾아서 지금부터 내려가자. 하산에 억울해하지 말자. 일단은 내려가야만 한다. 그래야 다시 올라올 수 있다. (P.72)
과거의 언어에 젖어 사는 사람들을 꼰대라고 한다. 입력은 고장 났는데 출력은 날이 갈수록 더 많아지는 사람이 바로 꼰대다. (P.96)
비행기는 영원히 떠 있을 수 없다. 하늘을 높이 날지만, 언젠가는 내려가야만 하는 것이 모든 비행기의 운명이다. 운명을 거스를 수는 없다. 비행기는 자기(조종사) 의지로 내려가야만 한다. 그것이 '착륙'이다. 자기 의지에 반해 내려간다면, 그것은 착륙이 아닌 '추락, '참사'다. (P.121)
직 수준의 사람은 아마추어다. 아마추어는 '자리'에 목숨을 건다. 반대로 업 수준의 프로페셔널은 '의미'에 목숨을 건다. 아마추어는 남에게 보여주기 위해 자신을 다그친다. 그러나 프로는 자신의 발전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기울인다. 아마추어는 이기는 것 자체를 즐긴다. 아마추어의 경쟁상대는 언제나 밖에 있는 다른 사람이다. 반면 프로는 자기를 경쟁상대로 이기려 한다. 프로의 경쟁상대는 어제의 나다. 그래서 프로는 남보다 잘하기보다 전보다 잘하려고 노력한다. (P.131)
시작은 끝에서 출발한다. '끄트머리'라는 말도 끝에 있는 머리. 즉 시작이 있다는 말이지 않은가. (P.142)
많이 배운 사람일수록 자세를 낮추고 고개를 숙인다. 무능은 겸손이 아니다. 실력 있는 사람만이 겸손할 자격을 얻는다. (P.281)
탄탄대로를 달려 빠르게 성장하면 결국 '목재'로 생을 마감하게 된다. 반면 이리저리 굽은 길을 천천히 걸어 느릿하게 성숙하면 마침내 '분재'로서의 가치를 인정받는다. 우리는 '분재'로 발견되기 위해 그토록 힘겨운 길을 걸어 여기에 이른 것이다. (P.293)
이 책의 첫 페이지에는 이 책을 관통하는 작가님의 이야기가 적혀 있습니다. 제가 최근 끈기(Grit)과 끊기(Quit) 모두를 관심 있게 생각한 이유를 대변해 주는 이야기였습니다.
'지금까지는 끈기가 용기로 해석되었지만, 지금부터는 끊기가 진정한 용기로 작용합니다'
과거에는 하나의 직장을 30년 이상 다니고 정년퇴직을 한 사람이 칭송받았습니다. 하지만 지금처럼 끊임없이 변하는 시대에는 처음 시작했던 일을 끈기만 가지고 계속하는 모습으로 인정받기는 어려운 세상인 것 같습니다. 처음 선택한 일이 자신의 천성에도 맞고, 사회에서도 필요한 일이라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끊임없이 변화하는 현시대에 처음 선택했다는 이유로 그 일을 계속한다면 결국 도태되고 말 것입니다.
그만둘 때를 알아야 새로운 일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결정에는 '끊기'가 필요하고, 과정에는 '끈기'가 필요합니다. 그만두는 것은 포기가 아닌 새로운 시작과 선택을 위한 필수적인 과정입니다. 끈기만큼 중요한 것은 끊기일 것이고, 끊기를 잘하는 사람만이 새로운 기회를 선점할 수 있을 것입니다.
포기를 모르는 끈기보다는 새로운 시작을 선택할 수 있는 끊기가 필요한 시대입니다. 업에 대한 관점을 바꾸고, 당연하다고 생각한 다양한 진리에 대한 의문을 갖게 해 준 좋은 책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