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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인사 Nov 27. 2024

어린이 판별법

초등학교 6학년인 첫째 아들이 어느덧 아내 키와 비슷하게 컸습니다.

초등학생 할인을 받을 때에도, 초등학생이 맞는지?

확인해 달라는 요청을 받기도 합니다.


법적으로 어린이를 구분하는 것은 서류로 할 수 있지만,

언제까지 어린이로 볼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어린이만의 행동 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어린이는 모래놀이를 좋아합니다.

성인은 해변에서 바다를 바라봅니다.

어린이는 모래사장에 털썩 앉아서 모래놀이를 합니다.

성인이 바다를 바라보며 지난 시간을 회상할 때,

어린이는 모래로 자신만의 세상을 만들어 나갑니다.


둘째, 어린이는 이불속에서 혼자 상상하며 놉니다.

성인은 이불 속에 들어가서 쉽니다.

어린이는 이불 속에 들어가서 놉니다.

성인이 이불속에서 하루를 마무리하며 자신만의 시간을 가질 때,

어린이는 이불속에서 또 다른 세상을 상상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냅니다.


셋째, 어린이는 걸어가다 갑자기 이유 없이 뜁니다.

성인은 횡단보도 신호가 얼마 남지 않았을 때, 지하철이 플랫폼에 들어올 때에 뜁니다.

어린이는 그냥 뜁니다.

성인은 늦지 않기 위해 뛰지만,

어린이는 현재 상황을 즐겁게 즐기며 뜁니다.


넷째, 어린이는 큰길을 놔두고 샛길로 갑니다.

성인은 다른 사람들이 다니는 길로만 다닙니다.

어린이는 길을 만들며 다닙니다.

성인은 남들과 같은 삶을 추구하지만,

어린이는 나만의 길을 만들며 나아갑니다.


다섯째, 어린이는 눈을 좋아합니다.

성인은 눈이 오면 출근길 걱정을 합니다.

어린이는 눈이 오면 등굣길에도 즐겁게 눈을 가지고 놉니다.

성인은 눈을 치워야 하는 존재로 생각하지만,

어린이는 눈을 예쁘면서 즐거운 놀이로 생각합니다.

(물론 성인이 되어도 눈을 보고 예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어린아이들의 순수한 동심을 가지고 있다는 뜻입니다.)




성인 입장에서 어린이는 불완전하다는 인식이 있습니다.

하지만 불완전과 불안정은 다릅니다.

성인은 규율을 잘 지키지만, 그것이 안정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안정을 추구하지만, 불안정한 상태를 살아가는 경우가 많다고 볼 수 있습니다.


어린이는 불완전한 존재일 수 있습니다.

혼자서 의식주를 해결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어린이는 성인보다 능동적이면서, 창의적이고, 현재를 즐기며, 도전정신이 있습니다.


어린이를 판별하는 기준을 생각하며,

어린이처럼 사는 것이 삶을 진정으로 즐기는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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