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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성원 Jun 27. 2022

압구정 3번출구 뒷편 동네에서

서울이야기


높은 빌딩 사이길로 걸어들어가면

전에 살았던 동네가 나옵니다.


성형외과, 피부과가 많은 대로변에서

조금만 걸어들어가면


오래된 모습이  남아있는 동네입니다.


벛꽃나무가 아름다운 신사까치공원을 지나갑니다.

이곳에 오면  기억과 마주칠 수있다는 기대에 두근두근 합니다.


목련이 참 많은 동네입니다. 

제법 오래된 나무와 낮은 층고의 건물들이 편안함을 줍니다.


따뜻하고 소박해 보이는 빌라도 많습니다.

한번쯤 살아보고 싶어 부동산 정보를 살펴보니 그 생각은 현실성이 떨어져보입니다.

이곳이 서울의 매우 비싼 동네 중 하나라는 사실을 잠시 잊었습니다.


난 그래도 이 동네가 참 좋습니다.

20여년전부터 좋아하던 중국집 '가담'도 그대로 있습니다.

얼마전 이 식당을 다시 발견하고 걸려있는 브레이크타임의 표시가  정말 반가웠습니다.

아직도 영업을 하고 있다는 표시니까요.


동네를 거닐면서

내 기억과 실제의 장소를 겹쳐봅니다.

20대 후반부터 수년을 살았던 집은 사라졌습니다.

막 허물고 공사를 시작한 모습을 보았습니다.

조금만 더 빨리 찾아왔다면....



압구정역 3번출구 뒷편 동네에는 

사랑했던 기억, 아팠던 기억, 어설프고 유연하지 못했지만 

그래서 더 짙었던 기억들이 있습니다.  


"나는 이곳의 목련을 정말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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