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황장애 (2) - 잠 못 이루는 밤(불면증, 죽고 싶다는 생각)
지난 연재에 이어 심장 에너지 필드가 왜곡되거나 깨진 케이스 중 공황장애와 관련된 증상을 개선한 사례에 대해 공유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삶의 질을 매우 떨어뜨리는 불면증에 대해서 얘기해 볼까 합니다.
현대인들의 많은 수가 불면증에 시달린다는 얘기를 쉽게 접해왔지만 저의 경우는 불면증이 없어 어떤 고통인지 가늠하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제 주변에 아주 많은 분들이 불면증으로 시달리고 있었습니다. 1) 10년이 넘는 오랜 세월 동안 밤에 잠들지 못해 고통을 겪는 분, 2) 혼자 있을 때는 절대로 잠들지 못하는 분, 3) 몸은 몹시 피로한데도 잠을 자려고 누우면 몇 시간이나 잠들지 못하고 뒤척이는 분, 4) 평소에는 문제가 없다가 가끔씩 알 수 없는 이유로 심장이 뛰어 잠들지 못하는 분, 5) 자려고 누우면 죽고 싶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잠이 오지 않는 분 등 매우 다양한 불면증 유형이 있습니다.
먼저 불면증이 지속되는 마음 상태에 대해 얘기하고자 합니다. 불면증은 보통 마음이 매우 들뜨고 산란하며, 각성된 상태입니다. 과거나 미래에 대한 기억과 생각, 후회, 분노, 두려움, 우울, 무기력 등 다양한 감정과 생각들이 복합적으로 뭉쳐있는 상태입니다. 이러한 복합적인 내면을 잘 인지하지 못하고 멍하거나 머릿속이 흐릿한 정도만 알기도 합니다. 앞서 얘기했던 심장 에너지 필드가 왜곡된 상태이며, 아예 깨진 상태라면 원인을 알 수 없는 신체적 증상까지 동반되어 더욱 고통받습니다.
우리의 자연스러운 마음 작용은 힘을 써야 할 때와 휴식할 때를 자동으로 파악해 에너지를 분배합니다. 이 작동이 올바르다면 힘을 써야 할 때는 강한 통찰력을 발휘하여 지금 나에게 가장 중요한 요소를 발견하게 합니다. 통찰을 기반으로 일으킨 현명한 생각, 말, 행동을 하도록 돕게 되는데 창조적인 아이디어와 계획, 판단, 영감 등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휴식할 때는 강력한 돌보기 모드가 작동하게 됩니다. 불안과 각성을 촉발하는 다양한 스트레스 요인에 최선을 다해 관심을 기울입니다. 절대로 고통을 회피하지 않습니다. 슬픔이나 좌절, 두려움, 분노 등 고통을 직면하고 해결책을 마련하려는 용기를 일으킵니다. 그리고 곧 온전한 자애와 사랑으로 회귀하도록 돕습니다.
그러나 간혹 자기도 모르게 자연스러운 마음 작용과는 반대로 의도를 일으켜 에너지의 순환을 가로막게 됩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_
오늘 매우 피곤함을 느끼며 직장에 출근한 A 씨는 사무실에 도착하자마자 무기력하고 우울합니다. 그러나 늘 그렇듯 커피를 한 잔 들이키며 일과를 시작합니다. 카페인을 섭취하니 묵직하던 피로감이 확 사라지는 듯합니다. 당장 오전시간 동안 일을 이어갈 수 있을 정도입니다. 공복인 속이 쓰린 듯 하지만 아랑곳 않고 일에 집중합니다. 오전 회의시간에 팀원들과 협의점을 찾지 못해 옥신각신 했습니다. 다소 감정적인 대응을 했다는 후회가 일어나 사과를 해야 하나 싶었으나 민망하고 당황스러워 말을 삼킵니다. 이윽고 점심시간이 되어 팀원들과 식사를 합니다. 왠지 어색한 기운이 감돌지만 애써 무시하며 일상적인 대화를 이어가 봅니다. 밥을 먹고 나니 속이 불편하고 머리도 아픈 것 같습니다. 오후 일과가 순식간에 지나가고 복작거리는 퇴근길이 지겹다는 마음으로 귀가합니다. 집에 오자마자 현관 앞에 드러눕습니다. 아무런 힘이 없고 피로감이 극심합니다. 한참을 누워있다가 비척비척 일어나 씻고 배달을 시켜 저녁밥을 해결합니다. 유튜브와 넷플릭스를 뒤적이다가 마땅히 관심 가는 것도 없어 일찍 자려고 눕습니다. 계속 뒤척이다가 잠이 안 와서 핸드폰을 들여다보기도 하고, 앉아서 스트레칭도 해봅니다. 그렇게 자정이 넘었지만 여전히 머리에 안개가 낀 듯 흐릿하면서도 잠은 오지 않습니다.
_
위의 예시는 꽤나 일반적인 하루로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잘 들여다보면 마음의 자연스러운 작용을 거스르고 있는 부분들을 발견하게 됩니다.
- 사무실에 도착했을 때 일어난 무기력과 우울을 돌보지 않고 지나침
- 공복인 속이 쓰라인 감각을 아랑곳 않고 다른 것을 함
- 회의 직후 후회와 미안함, 수치심 등을 묵인함
- 묵인의 결과로 일어난 불편한 마음을 돌보지 않고 적당히 무마하려 함
- 퇴근길에 지겹다는 무기력한 생각을 일으킴
- 퇴근 후 피로감이 극심한데도 돌보지 않고 습관적으로 시각적 만족에 이끌림
- 그마저도 흥미가 없어 포기함
- 불면이 지속되는 상태를 그대로 둠
이 내용들은 ‘돌보기 모드’를 수행하지 않는 전형적인 거친 생존 위주의 마음 작용입니다.
이렇게 쉼 없이 생존에만 초점을 맞춘 채 살다 보면 어느새 마음은 늘 각성하는 방향으로 길이 나버립니다. 이것이 심장 에너지 필드를 왜곡시키며, 반복적인 각성 습관을 만들죠. 결국 불면증을 유발하게 됩니다. 자야 할 때 잠을 못 자고, 힘을 써야 할 때 힘을 쓰지 못하니 삶의 질이 매우 하락합니다.
우리는 과거 인류로부터 상속된 거친 야생의 ’ 생존 모드‘를 요즘에 맞는 ’ 돌보기 모드‘로 전환할 필요가 있습니다. 돌보기 모드는 자애 마음이나 알아차림(통찰)으로 활성화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명상 수행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은 호오포노포노 정화 기법도 유용합니다.
‘사랑합니다, 고맙습니다, 미안합니다, 용서하세요.’
이 4가지 문장만 기억하면 됩니다. 밤에 잠들지 못하고 뒤척이는 중이라면 잠시 허리를 세우고 바르게 앉아봅니다. 입술을 살짝 다물고 자연스럽게 호흡합니다. 상체 전반에 긴장된 부위기 있는지 살핍니다. 긴장된 부위들은 이완시켜 줍니다. 이때는 크게 심호흡을 해도 좋습니다. 몸이 어느 정도 이완되면 심호흡을 가라앉히고 다시 자연스러운 호흡을 하며, 자신의 들숨과 날숨을 지켜봅니다. 호흡은 인위적으로 조정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명상 준비를 마치면 정수리에서부터 발가락 끝까지 훑어내리며 가장 관심이 가는 감각 부위를 포착하세요. 그리고 그 부위를 향해 호오포노포노 정화 문장을 되뇝니다. 문장의 순서는 상관없습니다. 마음 가는 대로 되뇌세요. 그리고 감각의 변화를 지켜보는 겁니다. 감각이 미세해져 더 이상 감지되지 않을 때까지 지속합니다. 그러고 나서 다른 감각을 포착해 똑같이 호오포노포노 정화를 합니다.
이렇게 매일 잠들기 전에 5분~30분 정도 명상 시간을 가져보면 불면증이 훨씬 개선되며, 일상에서의 활력도 되살아납니다.
* 이때 누워서 명상을 해도 좋지만, 명상을 하다가 잠에 빠져드는 것은 삼갑니다. 처음엔 좋을 수 있으나 이런 습관을 들이게 되면 또 다른 무기력증을 유발하게 되거든요. 명상의 시작과 끝을 명확히 하고, 마음을 갈무리한 뒤 취침하는 것이 좋습니다.
불면증은 제 동반자예요.
10년 넘게 매일 불면증에 시달린 분을 만난 적이 있습니다. 그분은 불면증이 너무나 당연한 일상이 되어서 이제는 고통으로 여길만한 요소도 아니라는 듯 가볍게 얘기하곤 하셨습니다. 그러나 매일 밤 모든 가족이 잠든 시간에 홀로 잠들지 못하고 새벽을 헤매는 나날이 유쾌할리 없었겠죠. 더구나 그 새벽은 자신의 온전한 의지로 깨어있는 것이 아니며, 극심한 피로감과 두통 및 알 수 없는 복합적인 감정을 인내하는 긴 시간이었을 테니까요.
그분은 늘 수면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에 두통도 심하고, 일상에서도 뇌에 안개가 낀 듯이 맑은 정신을 유지하기가 어렵다고 했습니다. 저와 몇 차례 힐링 세션을 진행하면서 참 많이 우셨습니다. 아주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부터 어른이 된 이후 돌보지 못한 마음들이 중첩되어 있었습니다. 현재는 안정된 삶의 패턴을 이루었음에도 여전히 마음은 과거를 헤매고, 이룬 것들에 대해 만족하지 못하는 불행을 경험하고 계셨어요.
하루는 저와 명상을 하던 중 문득 자신의 마음 상태를 깨닫는 체험이 일어났습니다. 단지 몇 차례 힐링을 마치고 이제 막 명상을 시작한 초심자인데도 불구하고 마음의 고요를 경험하게 되었죠. 그날 밤, 그분은 10년 넘게 지속되던 불면증을 끝내게 되었습니다. 아주 편안한 잠이었다고 했어요. 저에게 아주 고마워하셨는데, 사실은 스스로 자신의 몸과 마음을 돌보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죠. 저는 방법을 안내했을 뿐입니다.
많은 분들이 자신의 몸과 마음의 고통을 타인의 지식과 능력에 위탁합니다. 그것도 어느 정도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스스로 자신을 돌볼 수 있어야 합니다. 명상은 그것을 하기 위해 마음의 힘을 키우는 작업인 거죠. 스스로 돕는 자는 10년 혹은 그 이상 묵은 고통도 해소할 기회를 얻습니다.
침대에 누워있으면 죽고 싶은 생각이 들어요.
또 다른 분은 불면증의 또 다른 급진적 유형으로, 죽고 싶은 생각에 사로잡히는 사례입니다. 무기력한 마음상태가 너무나 오랫동안 지속되어 생존에 대한 무의미함을 되뇌게 된 것이었어요.
그분의 일상을 들여다보면 전혀 그런 생각을 할 거라고 추측하기 어렵습니다. 사회생활도 잘하고, 사람을 만나는데도 어려움이 없었으며, 말주변도 좋은 유쾌한 분입니다. 그렇게 활기찬 일상을 보내고 집에 와서는 죽고 싶다는 생각으로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었어요. 그분의 마음은 매우 지치고 힘든 상태였습니다. 자신이 원하는 생활은 혼자 조용히 시간을 보내는 것인데, 생존을 위해서는 돈도 벌어야 하고 사람도 많이 만나야 하니 그것으로부터 오는 괴리감에 치이는 것이었어요. 우선 그분에게 일상생활의 범위를 제한해 보는 것을 추천했습니다. 사람 만나는 빈도를 줄이고, 꼭 필요한 사회생활을 제외하면 집에서 혼자 조용히 시간 보내기를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혼자 보내는 시간에는 명상을 하는 거죠.
그분은 꽤 빠른 속도로 명상 수행에 적응했습니다. 명상하는 순간에는 마음이 고요하고 차분해 온전히 휴식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마음의 힘을 키워가자 점점 침대에서 뒤척이는 시간이 줄어들었습니다. 그리고 평소에도 거친 생각을 일으키는 자신의 마음을 발견했고, 일상에서도 명상 기법을 적용해 스스로 돌보게 되었죠. 이윽고 자려고 누우면 죽고 싶다는 생각 대신 아주 편안한 취침을 이어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후에는 숙면을 이루게 되어 몸 상태도 아주 좋아지고, 심화 명상 단계도 시도해 볼 수 있는 단단한 마음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생활 패턴도 자신에게 맞게 적당히 조절할 수 있게 되었죠.
돌보기 모드를 되찾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영적인 성장뿐만 아니라 오늘날의 생존에 매우 필요한 힘이죠. 지금 바로 자신의 몸과 마음을 살피고, 고통을 돌보는 시간을 가져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