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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필그림 Dec 13. 2023

공무원 세계의 안좋은 점, 직급제일주의

9급 공무원에서 퇴사한 지도 일 년이 넘었다. 그동안 구청, 주민센터에서 가장 안 좋았던 점이 또 뭐였는지 생각해보면 직급제일주의가 있다.


성과보다는 때가 되면 적체가 없을 시에 승진하는 공무원 세계의 특성상 빨리 들어온 사람, 직급이 높은 사람이 승리하는(?) 구조다. 그래서인지 직급이 높으면 뭐든 다 용인된다고 생각하는 것도 있는 것 같다. 그 속에서 좋은 사람, 좋은 선후배가 되려고 노력하지 않는 이상 남들에게 빌런이 되기 십상인 것은 이 직급중심 분위기 때문인 것 같다.


일단 “까라면 까”가 있다. 신입으로 들어온 지 얼마 안된 이에게 외부평가 최고등급을 받으라고 닦달하는데, 정작 전임자는 일을 엉망으로 해놓고 떠나 일을 습득하기도 평가를 잘 받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옆 동 전전임자라도 찾아가봐라, 라며 다급하게 위에서는 지시를 하지만 그 사람도 “왜 자기를 찾아왔냐”며 무슨 기대를 하고 물어보는지 모르겠는 말들을 뱉는다. “신입한테 뭘 바라냐”고 묻고 싶은 심정이 된다.


어떤 사람은 내가 약간 붙는 검은색 반팔을 입었다고 성희롱을 한다. 구청장님이 쳐다봤다, 며 그런 옷을 입으면 안된다고 우리 과 과장까지 들들 볶으며 쫓아다닌다.


공무원 세계에는 정말 이상한 사람들이 많다. 또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사람들이 “이 사람은 어때, 저 사람은 어때”하며 서로 치켜세워주고 또 깔보곤 하지만 사실이 아닌 경우가 많다.


또 직급주의는 다른 사람에게 자기가 당한 것을 똑같이 대물림하게 만든다. 공무원으로 일하면서 난 너무 힘들었고, 너무 아팠다. 능력 없는 고인물들이 다 빠져나가도 희망이 있을까 싶다. 왜냐면 또 능력 없는 후배들이 그들의 뒤를 답습하고 있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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