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18

소설 연재

by 바달


하늘 참 예쁘지. 저 구름 위로 올라가 보고 싶지 않아?


너는 검은 셔츠의 단추를 채우며 말한다.


구름 위? 거길 올라갈 수 있어?


당연하지. 얼른 일어나. 가자.


풀밭 위로 가장자리가 말라붙은 연두색 잎사귀 하나가 내려앉는다. 바람이 선선하다. 들판은 바람과 함께 일렁이고 있다. 황금빛으로 물들기 시작한 풀잎이 발끝에서 바스락거린다.

들판을 지나 산의 초입에 다다른다. 무거운 더위를 떨쳐낸 바람이 두 볼을 감싼다. 나뭇가지 사이로 너그러운 햇살이 쏟아진다. 경사를 오르기 시작하는 우리의 발걸음이 가볍다.

작은 폭포를 지난다. 차가운 물줄기가 커다란 바위에 부딪힌다. 투명한 물 아래로 형형색색의 조약돌이 어른댄다. 요란한 소리마저 청량하다. 머리 위로 낮게 드리운 나뭇가지에 노랗게 물들기 시작한 낙엽이 풍성하다.


이 산 정상까지 오를 거야. 따라와.


길은 점점 경사가 가파르다. 걸음마다 무거워지는 다리를 계속해서 앞으로 내디딘다. 커다란 바위, 굴곡진 나무뿌리, 단단한 흙바닥 위로 한 발씩 조심스레 올린다. 너를 놓치고 싶지 않다. 더 앞으로,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간다.

경사가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걸음마다 숨이 가빠지고 가슴이 쉴 새 없이 들썩인다. 심장이 요동치는 소리가 귓속 가득히 울려온다.

손으로 무릎을 짚고 잠시 멈춰 선다. 두근대는 진동이 손끝에서 울린다. 조금만 더, 한 걸음만 더. 너와 함께 이 정상에 서고 싶다.

숨을 들이쉰다. 공기가 차다. 들이마신 호흡이 허파 안에 갇혀 버린 것만 같다. 가슴이 터질 듯하다. 멈추고 싶지 않다. 네가 나를 이끄는 모든 곳에 함께하고 싶다.

터질 듯한 심장을 부여잡고 다시 발걸음을 내디딘다. 이 산 정상에 이르면 그곳에선 비로소 너를 닮아있을까. 고통스러울 만큼 강렬하게, 황홀하도록 눈부시게 나도 살아 있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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