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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간다, 전통문화 공연^^

우간다, 셋째 날 ( 9/10 수)

by 시인의 숲

아침을 열며


아침체조와 QT

무리하지 마세요. 본인이 할 수 있는 만큼만 하세요~~^^

이상현 팀원의 구령에 맞춰 학창 시절의 신세계 체조를 따라 했다. 장시간의 피로가 슬슬 몰려오니 비전트립을 끝까지 잘 감당하려면 건강관리에 신경을 써야 했다.

Lemonade 호텔 3층 발코니에서 조식을 먹은 후에 Q.T를 시작했다. 빌립보서 1장 1절~15절 말씀이다. 박민부 목사님이 빌립보서의 가장 큰 주제는 기쁨이며 바울이 사도와 종으로 표현되고 있는 차이에 대해서도 말씀해 주셨다. 그것은 사도 된 자로서의 권위의 필요성과 순종하는 마음과 관계성에 관한 내용이었다. 각자 은혜받은 구절에 대해 나누고 기도로 마무리했다.




베데스다 병원에서 강지은 내과선생님과 함께


베데스다 병원을 방문하다


임현석 원장님이 1999년 설립한 병원으로 병원은 칼팔라 중심부에 위치해 있다. 그는 오랫동안 우간다에서 비전 아이캠프를 비롯하여 빈곤층 및 소외계층을 위한 의료활동을 하고 있다. 그 공로를 인정받아 2024년 아산상을 수상했는데 그때의 수상 소감 중 감동적인 글이 있어 적어 보았다.


"봉사하면서 여러 사람에게 도움을 준다고 하지만 최대 수혜자는 저 자신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돕는다는 표현보다는 같이 나누며 더불어 살아가는 삶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자신을 필요로 하는 그곳에 있는 삶이 가장 의미 있고 행복한 삶이 아닌가 다시 생각해 봅니다" (임현석 원장님의 수상 소감 중에서)


건축을 앞두고 있어서 그런지 겉으로 보기에는 다소 허름해 보였지만 병원 내부 시설을 둘러보고 깜짝 놀랐다. 거의 모든 분야가 골고루 다 갖춰져 있다. 안과, 정형외과, 내과, 침, 약국, 내시경 장치, 초음파, 수술 조명 장비 등...

병원의 비전은 하나님의 마음으로다. 우간다에서 신뢰할 수 있는 질 좋은 의료 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강지은 리빙스톤 선생님의 설명을 들으며 우간다에 세워진 한국인 병원으로서 대단한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다.



아카시아 몰과 가로수 길에서



우간다 대형 몰, 아카시아몰에 들리다

대형 까르푸 매장이 있는 몰에 잠시 들렸다. 쇼핑몰 입구부터 화려한 분위기다. 갖가지 먹음직스러운 빵이 진열장에 가득하고 분수대를 중심으로 놓인 테이블에는 이미 많은 외국인들이 앉아 즐기고 있다. 여기는 아프리카가 아닌 어느 유럽의 풍경이지~~!!! 시간만 되면 나도 여기서 쉬었다 가고 싶은 마음이 든다. 쇼핑몰 근처 가로수 길이 매우 인상적이다. 마치 키 큰 나무들이 줄지어 워킹을 하듯 저리 꼿꼿이 걸어가는 듯 보이지 않는가!


반갑습니다 정유철 선교사님~!


아리랑 식당은 한국 식당인가요?

Arirang 하면 당연히 한국이 떠오를 테지만 이곳 아리랑 식당은 한국인이 경영하는 식당이 아니고 조선족이 운영하는 중국 식당이다. 아리랑이라고 적힌 한글 간판이 식당 입구에 버젓이 걸려있고 한국 부채며 한국 산수화가 걸려있다. 많은 관광객들이 한국 식당으로 알고 방문한다는데, 그만큼 한국 음식으로 유명세를 치렀음이겠다. 영업이 잘 되어 증축까지 하고 있다는 말을 들으니 느낌은 좀 묘하다.

예약된 홀은 정말 컸다. 회전식 둥근 테이블에 하나하나 채워지는 음식들. 손이 자꾸만 갔다. IT 분야에서 봉사하고 있는 정유철 선교사님을 만났다. 건강 때문에 고생했다는 소식과 AI와 함께 교재를 만들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말씀하시는 내내 자신을 찾아 준 데 대한 고마운 마음을 전하는데 기쁨과 함께 묻어나는 외로움도 느낄 수 있었다.





기념관을 둘러보며


나무공고(Namugonggo)에 있는 기독교 순교 기념관을 방문하다

캄팔라에서 북동쪽으로 차로 15분쯤 달리면 나무공고라는 마을이 나온다. 이름만 들으면 우간다의 공업 고등학교인가?라는 생각이 드는 특별한 지명이다. 이곳은 1880년대 부간다 왕국에서 신앙을 지키다 순교한, 성 찰스 루안가와 22명의 신자들을 기리는 기독교 순교자 기념지다. 선교자 중 일부는 나무 더미에 묶여 불에 타 죽었다. 성지에 들어서니 높은 아치형 건물과 어우러진 제단이 묘한 경이감을 준다. 무릎을 꿇고 기도하고 있는 방문객의 모습이 경건하게까지 느껴진다.



기념식을 행하는 장소(위)), 잠깐의 휴식을 취하는 일행. 사랑해요~~! 하트를 날리고 있는 표정들이 너무 재미있다


해설자를 따라 계단 밑으로 내려가니 길게 놓인 다리와 연결된 둥근 지붕이 마치 연못 한가운데를 장식하듯 놓여있다. 어찌 보면 경건하고 아름다운 길처럼... 모두가 하얗게 칠해진 아주 특별한 곳인 것 같다. 매년 6월 3일은 우간다 순교자 기념일(Uganda Martyrs' Day)인데, 이곳에서 성인을 기리고 있다고 해설자가 설명을 한다. 우리는 돌아가면서 사진 한 컷씩을 남겼다. 그리고 풀과 낙엽이 뒹구는 계단에서 잠시 휴식을 취했다. 돌아 나오는 길에 기념관 한쪽에서 화형을 당하는 성인의 모습과 사진들을 보며 순교자들의 신념과 용기가 지금 이 자리에서도 여전히 살아 숨 쉬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너무 멋진 한 장의 사진, 머리 위로 펼쳐져 있는 아치형 대나무 다리 아래서 무슨 얘기가 저리 달콤할까!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며


전통문화공연 시작 시간이 여유가 있어 공연장 안에 있는 카페에서 차를 주문했다. 남자와 여자가 자연스럽게 갈리었는데 그 또한 끼리끼리 얘기하는 재미가 있었다. 큰일을 끝내고 쉬는 듯한 평안함이 몰려오자 조금씩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놓았다. 나 또한 내가 살아온 이야기와 남편을 만나고 이 자리에 오기까지의 일들을 진솔하게 얘기할 수 있었다. 부끄러울 것 같은 이야기도 나눌 수 있어서 좋았다. 서로를 이해하는 마음이 있다는 것은 이미 상대방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었다는 것이니까. 이렇게 어제보다 오늘 우리는 서로에게 더 가까이 가고 있었다.



공연장 안에서


이 호리병은 뭔가요?


공연장에 들어갈 때 위의 사진처럼 나무 호리병에 빨대를 꽂아 하나씩 건넨다. 표주박 같은 이것은 요구르트라는데 먹어보니 밋밋하니 별맛은 없었다. 외부에 마련된 공연장은 마치 작은 원형 경기장 같은 곳이었는데 둥글게 놓인 객석은 계단 형식으로 테이블도 마련되어 있다. 공연은 1,2부로 나뉘어 있고 중간에 디너가 제공된다.

공연이 시작되자 사회자가 Where are you from~?? 하고 객석을 향해 묻는다. 우리는 이미 서명진 선교사님에게 들은 바가 있어서 코리아~~!!! 하고 큰 소리로 외쳤다. 수단~~!! 짐바브웨~!! 케냐! 미국~~!! 갑자기 객석이 떠들썩하다.



전통문화 공연모습


사실, 공연을 보는 내내 이게 뭐지!!! 하는 생각을 했다. 많은 무리가 함께 어우러져. 춤추다가 갑자기 장면이 변하여 남자는 쫓아가고 여자는 도망을 간다. 넓은 공연장에서 한 번은 이쪽으로 또 저쪽으로 자꾸만 쫓고 쫓기는 것을 반복한다. 도대체 뭐 하는 거지? 왜 계속 뛰기만 하는 걸까?


여기저기 무리 지어 있는 사람들의 춤과 노래가 어우러져 흥이 있기는 한데, 질서가 없는 듯 느껴지는 이 느낌은 뭘까. 자연스럽다는 표현이라고 하기에는 고개를 갸웃거리게 된다. 마치 동네 아이들이 장난하는 것 같은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르완다 전통춤이 부드럽게 어깨를 흔들며 이야기를 전하는 서정적인 소 춤이라면, 우간다의 춤은 딱히 무어라 할 수 없는 애매함이 있었다.


왜 이들의 춤은 쫓고 쫓기는 것을 반복하는 것일까?

이것은 단순한 놀이가 아니었다. 우간다 사회의 이야기, 남녀관계, 농경과 사냥, 전쟁 등을 은유하는 그들의 표현이었다. 표현하는 방식이 달랐을 뿐, 노래와 리듬에 맞춰 몸짓으로 그들의 이야기를 전달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어떤 관객들은 함께 폭소했고 또 어떤 관객들은 앞에 나와 함께 춤을 췄던 것이다. 관객들과 함께 웃음을 공유하던 그들의 모습을 떠올려보니 아쉬움이 남는다. 공연을 보는 동안 나는 그들 속에 동요되지 못하고 많이 겉돌았었다. 언제 한 번 더 관람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그때는 맘껏 즐길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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