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11 목)
만남의 기쁨이 있은지 나흘 만에 우간다에서의 마지막 날을 맞이했다. 케냐로 출발하는 오후 시간까지, 오늘 일정은 느슨한 편이라 서명진, 양영식 선교사와 조식 후에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선교사로서의 삶이 그리 녹록지 않았을 두 분 선교사님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었다.
두 분 선교사님, 기도제목을 말씀해 주세요^^
기도제목 말씀해 주세요~!
유치원 사역을 하는 부인 양영식 선교사는
서명진 선교사는, 파송 전에는 멋진 선교사가 될 거라는 자신감이 있었다. 그런데 일 년의 아픔을 거치면서 지금은 안정이 되고 있지만 어떤 일을 할 때 "이게 내 생각인지 아니면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 치는 것은 아닌지 하는" 자신의 정체성에 관해 많은 고민을 하였다고 한다. 한편 우간다에서의 선교 사역이 자신의 단독 사역이 아닌 협력사역이라 본국 교회에서 관심이 적은 것에 대해 아쉬워했다.
그러나 선교사역 활동은 너무 기쁘다. 내 인생 제2의 삶이 너무 기쁘고 행복하다. 하나님이 주신 사역을 믿음으로 붙잡고 내 모든 것을 다 팔아서 하나님이 주신 그것을 취할 수 있기를 기도 부탁드린다. 그리고 회전근개 파열과 만성통증, 고혈압, 고지혈증이 있고 허리도 많이 안 좋다. 냄새 알레르기도 있다. 건강을 위해 기도해 달라는 부탁을 한다.
양영식 선교사는 하나님 말씀을 접목한 유치원 교재를 만들고 있는데 눈을 많이 써서 늘 눈이 아프다. 게다가 귀까지 아픈 데가 있어서 작업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다. 어깨 회전근 파열과 부정맥 진단을 받았다. 1년에 한 번씩 한국에서 진단하고 있다며 건강을 위한 기도 부탁을 했다. 그리고 하나님이 지혜를 주시고 하나님의 때에 협력하는 사람이 생길 수 있기를 기도하고 있다. 두터운 안경 속에서 하나님을 향한 선한 눈빛의 그녀는 묵묵히 주인을 따라가는 어린양 같았다.
나는 이들 부부의 간증을 들으며 고아원 방문 때 기타를 치며 행복해하던 서명진 선교사의 모습을 떠올렸다. 분명 하나님의 계획안에 있는 이들 부부, 왜 이들은 먼 아프리카까지 와서 이런 고민을 하고 있을까? 하나님은 어떤 방식으로 인도하실까? 선교에 관해 무지한 나는 잘 이해하지 못하지만 분명한 건 이들에게 부르심의 사명이 있다는 것이었다.
동역회원들은 두 분 선교사님의 어깨에 손을 얹고 눈물로 기도했다. 마치 품에 안았다가 떼어놓는 자식 같은 마음이었을까. 사역과 건강과 앞으로의 모든 일정에 하나님이 함께 동행해 주실 것을 기도했다. 참 선하고 아름다운 이 부부가 건강하게 주어진 사역을 잘 감당할 수 있기를 말이다.
서명진 선교사는 확신에 찬 믿음의 모습으로 말했다.
하나님이 우리를 이곳에 보내신 이유가 분명히 있을 거예요!!
여기는 빅토리아 호수 근처 THE PALMS BEACH 레스토랑^^
식사하면서 바다를 볼 수 있는 곳인데 우리가 도착할 무렵에는 비가 좀 뿌리고 있었다. 파도가 출렁이는 것이 보이고 바람에 사뭇 흔들리는 나무들은 해변의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다. 음식 주문을 넣고 기다리는 동안 호수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다. 최성희 팀원은 맨발로 해변을 걸었다. 삼각형 형태의 지붕은 아프리카에서 잘 볼 수 있는 전형적인 지붕이다. 원래 가려던 레스토랑이 아닌 곳에 오게 된 것인데 피자를 시키면서도 맛이 있을까? 하는 의문을 우리는 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기대하지 않았는데 막상 먹어보니까 우와!!! 너무 맛있었다.
레스토랑과 바다 사이 돌 둔덕에 앉아 하트도 만들고 우간다에서의 마지막 시간을 즐기고 있다. 뒤로 보이는 빅토리아 호수를 배경으로 세 팀의 부부 모습을 담았다.
멀리서 밀려온 파도가 둔덕을 탁 치더니 하얗게 부서지는 물줄기. 흙탕물처럼 변해버린 호수는 간간이 떠 있는 흰 구름을 이고 짓궂게도 출렁거린다.
엔테베 공항으로 이동하다
아쉬움을 남기며 우리는 케냐로 가기 위해 공항에 도착했다. 케냐 선교사님들에게 드릴 물건을 각자의 캐리어에 소분해서 넣기는 했지만 케냐 공항이 가장 깐깐하다는 소문이 있어서 은근 긴장이 되긴 했다. 체크인을 하고 짐을 부치고 나는 작은 캐리어 가방을 들고 검색대를 통과했는데 직원이 가방을 열어 보란다. 사실 기내 가방 안에는 딱히 걸릴 것이 없는데? 선교사님들에게 드릴 라면과 개인 소지품 몇 개뿐이었다. 내가 의아해하며 가방을 열자 직원은 고개를 끄덕이며 쳐다보더니 다시 닫으란다. 아하, 나중에야 알았지만 그가 라면을 갖고 싶었던 것이다. 다음에 케냐에서 또 그러면 그냥 하나 주라고 김주경 팀원이 귀띔을 한다. ^^
여기는 케냐 나이로비.
어둑해질 무렵, 케냐에 도착했다. 네온사인이 번쩍이는 나이로비 공항은 아프리카에서의 유명한 명성처럼 넓고 화려하고 멋졌다. 내가 어디에 있는 건지 사실 많이 어리둥절한 채로 마중 나온 김미정 선교사를 따라 숙소로 향했다. 숙소 햄튼 호텔은 아담했는데 두 가구가 함께 부엌을 사용할 수 있도록 되어있었고 세탁기와 건조기도 갖춘 나름 편리한 곳이었다. 시간이 늦어서 라면과 햇반으로 저녁을 먹었다. 남편이 끓여준 꼬들꼬들한 면이 참 맛났는데 남편은 역시 라면 하나는 잘 끓인다. 내일이면 케냐의 아침을 볼 것이고 일행은 먼 길을 가야 한다. 김미정 선교사의 사역지 삼부르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