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고미

by 고석근

숭고미


인간은 누구나 그 어떤 영적 충동, 즉 무한한 것에 대한 갈망을 지니고 있다. - 샤를 피에르 보들레르



많은 사람들이 우크라이나의 포화 속으로 뛰어들고 있다. 그들은 소시민의 낡은 탈을 벗고 전사로 거듭나는 것이다.


니체는 나폴레옹을 초인(위버멘쉬)의 전형적 인물로 생각했다. “나폴레옹, 그는 왕관을 쓴 혁명이다. 그는 알면 알수록 더 거대해진다.”


그는 나폴레옹의 탄생으로 ‘다시 통합되는 유럽’을 본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나폴레옹을 따라 공장을 떠나 전쟁터로 나섰다.


그는 ‘사람들은 견딜 수 없는 단조로운 작업을 통해 백만 개의 단추를 만드는 것보다 전투의 위험을 더 좋아했다’고 말했다.


그들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자신들의 모습에서 자신들의 고양된 힘을 느꼈고 삶의 충만감에 휩싸였을 것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나폴레옹 군대는 백전백승이었다. 프랑스 대혁명의 정신, 자유와 평등이 전 유럽으로 퍼져나갔다.


인간은 육체를 가졌기에 동물적 욕구를 추구하고 안락한 삶을 살고 싶어 한다. 하지만 또한 영혼을 가졌기에 동물적 욕구의 충족만으로는 만족하지 못한다.


인간은 신적인 갈망, 숭고함을 추구하는 존재인 것이다. 죽어도 좋은 무언가를 찾아나서는 존재인 것이다.


숭고를 모르는 사람들은 인간을 ‘경제적 동물’이라고 말한다. 경제학은 인간을 자신의 이익밖에 모르는 하등동물로 간주하고 여러 이론을 펼친다.


우리는 학창시절에 사회교과서에서 경제 이론을 공부하며 자신을 ‘하등동물’로 만들어 간다.


이들이 다들 부러워하는 ‘엄친아'들이다. 그렇게 ‘성공’하고 나면 한평생 헛헛한 삶을 보내야 한다.


우리의 대중문화라는 게 이런 인생을 위로하는 것들이다. 우리는 텔레비전을 보고 영화를 보며 ‘성공한 삶’을 유지해 나간다.


현대예술은 숭고미를 추구한다고 한다. 과거에 종교가 담당했던 것을 예술이 하고 있는 것이다.


현대예술은 ‘자그마한 자신’을 사정없이 깨버린다. 거대한 조형물 앞에서 압도되는 자신을 느낄 때 우리는 ‘작은 나’가 죽고 ‘큰 나’가 다시 태어난다.


일본의 가미가제 특공대원들도 숭고미를 느꼈을 것이다. 자신들의 작은 비행기에 폭탄과 여분의 연료만 싣고 하늘을 날아가다 적의 큰 함대에 돌진할 때 그들은 신으로 거듭났을 것이다.


그래서 숭고미는 위험할 수 있다. 성숙되지 못한 인간에게 숭고미는 강한 사디스트(가학증자)들에 대한 ‘마조히즘(피학증)’으로 나타난다.


따라서 우리는 항상 자신의 마음을 알아차려야 한다.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의 정신줄’을 놓지 말아야 한다.


조선시대의 진정한 유학자 조식은 허리에 방울을 매달고 다녔다고 한다. 방울 소리를 들으며 자신의 정신도 함께 깨어났던 것이다.



“인생은 한갓 헛된 꿈에 불과하다”

이처럼 슬픈 사연으로 말하지 말지라.

만물은 겉모습 그대로가 아니로다.

잠자는 영혼은 죽은 것이라.


〔......〕


이 세상 넓고 넓은 싸움터에서,

말 못하고 쫓기는 짐승처럼 되지 말라!

‘인생’의 거친 들에서,

최후의 승리자가 될지라!


아무리 즐겁더라도 ‘미래’를 믿지 말며!

죽은 ‘과거’는 죽은 채 매장하라!

우리 안에 뜨거운 마음으로, 하나님을 믿으며!

행하라, 살아있는 ‘현재’에 행하라!


위인들의 생애는 우리를 깨우침에,

우리도 숭고한 삶을 살 수 있음을,

우리가 지나간 시간의 백사장에,

발자취를 남길 수가 있음을.


- 헨리 워즈워스 롱펠로우,《인생찬가》부분



우리는 흔히 말한다. “인생은 한갓 헛된 꿈에 불과하다” 인생 패배자들의 자기위안이다.


단 한번이라도 ‘인생’의 거친 들에서, 자신의 영혼을 던져보았다면 그런 말을 하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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