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
일이 재미있으면 인생은 낙원이다. 일이 의무라면 그 인생은 지옥이다. - 막심 고리키
알렉산드르 이사예비치 솔제니친의 소설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에서 주인공 슈호프는 수용소에서도 성실하게 노동을 한다.
그는 일이 끝나 돌아가다가 쌓아올린 벽을 한번 훑어본다. 그는 생각한다. ‘경호병이 군견을 앞세우고 달려온다 해도, 역시 그냥 돌아갈 수 없었을 것이다.’
그는 군인이었을 때, 독일군의 포로가 되었지만 힘겹게 탈출한다. 그는 부대로 돌아와 솔직히 말한다.
하지만 독일군 당국에서는 그를 믿지 못한다. 그를 간첩죄를 씌워 강제노동수용소로 보낸다.
스탈린 정부에서는 이렇게 해야 안전하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혹시 모진 고문을 못 이겨 간첩이 되었을지도 모르잖아.’
강제노동수용소에서도 일을 하는 죄수들을 감시하는 감독이 있다. 그런데, 감독이 제대로 감시를 하지 않으면 어떻게 해야 하나?
그래서 스탈린 정부기구는 복잡해졌다고 한다. 감시에 의해서만 굴러가는 권력이 얼마나 오래갈까?
러시아의 양심 솔제니친은 스탈린을 비판한 글이 문제가 되어 강제 노동수용소에서 8년의 수형생활을 했다.
그는 억울한 수형생활을 했지만, 수용소에서 ‘인간’을 본다. 수용소는 스탈린 체제의 축소판이었다.
비열한 자들은 수용소에서도 편한 자리에서 일하고 성실한 죄수들은 힘겨운 노동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그의 운명을 사랑한다. 소설의 주인공 농민 출신의 슈호프를 통해 인간의 위대함을 보여준다.
그가 속한 반의 반장 추린은 훌륭한 지도자다. 항상 반원들의 입장을 헤아리며 역할을 배분한다.
그는 반원들의 가장이다. 반원들은 그가 자신들을 먹여 살린다고 생각한다. 어느 날 현장감독이 나타나 작업현장을 둘러보다가 반장에게 소리친다.
“이건 영창 정도로 끝날 문제가 아니야! 훌륭한 형사범이란 말이야! 추린! 형기 재연장을 각오해라!”
그러자 반원들이 몰려온다. 파블로가 삽자루를 머리 위에 치켜 올린다. 귀머거리 세니카도 두 손을 허리에 얹고 현장감독에게 다가간다.
불온한 공기를 눈치 챈 현장감독에게 반장이 다가가 그의 코끝에 얼굴을 갖다 대고 한껏 목소리를 낮추어 말했다.
“이 똥파리만도 못한 놈아, 네놈들이 멋대로 형기를 연장시키던 시대는 이미 지나갔어. 어디 한 마디만 더 해봐라.”
현장감독은 새파랗게 질려 비실비실 충계 쪽으로 뒷걸음을 쳤다. 반장은 더 이상 마무 말도 않고 하던 일을 하러 벽 쪽으로 다가갔다.
멋진 지도자가 아닌가? 반원들에겐 한없이 부드럽지만, 외부의 부당한 힘에는 당당하게 맞서는 지도자.
이런 지도자에게는 누구나 충성을 다 바칠 것이다. 솔제니친은 반장과 슈호프를 통해 소련의 비전을 보여주고 싶었을 것이다.
비록 강제 노동이지만, 노동의 고귀함을 지키는 슈호프. 인간만이 노동을 한다. 인간은 노동을 통해 사회를 문화를 이루었다.
노동이 부패하면 인간이 부패하고, 사회와 문화도 함께 부식될 수밖에 없다. 슈호프는 고귀한 노동을 수호함으로써 인간의 고귀한 사회와 문화를 지키려했던 것이다.
우리들만 농성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일하다 그대로 둔
욕망처럼 헝클어진 산소호스와 전기줄,
널브러진 공구들은
우리에게 농성을 하고 있다.
〔......〕
망치자루를 쥐어 본다.
콧등이 시큰해진다.
- 최종천, <안전화 끈을 매면서 3> 부분
시인은 농성을 하며 산소 호스와 전기줄, 널브러진 공구들이 자신들에게 농성을 하고 있음을 본다.
그는 망치자루를 쥐어보며 콧등이 시큰해진다. ‘내가 너희들을 함부로 대했구나!’ 그는 진정한 노동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