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탐대실(小貪大失)

by 고석근

소탐대실(小貪大失)


작은 이익을 욕심내지 마라. 큰일을 성취하지 못한다. - 공자



가끔 즐거이 찾아가는 식당이 있다. 한참 차를 타고 가야 하지만, 그 시간이 전혀 아깝지 않다.


분위기도 좋고, 맛도 좋고, 가격도 적당하다. 어느 날 식당으로 들어가는데, 매니저인 듯한 남자가 종업원들에게 말하는 소리를 들었다.


“항상 손님 위주로 생각하도록 하세요... .”


‘아, 그렇구나! 이 식당이 잘 되는 이유가 바로 이거였구나!’ 나는 아내와 기분 좋게 막걸리 반주를 곁들여 식사를 했다.


여러 식당에 다녀보면 입구에서 감이 온다. 앞으로 이 식당이 어떻게 될지가. 식당마다 독특한 분위기가 있다.


그 분위기를 누가 만들었을까?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사람은 당연히 식당의 주인일 것이다.


주인이 어떤 태도를 지녔느냐에 따라 종업원들의 태도가 결정될 것이다. 그 태도들이 일파만파 서로 만나 식당의 독특한 문화의 결을 만들어 낼 것이다.


언젠가는 주인이 계산대 앞에 말없이 서 있었다. 그의 다부진 몸매는 그가 얼마나 자기 관리를 철저히 해 온지를 보여주었다.


손님이 들어설 때마다 다정하게 인사를 했다. 엷은 미소를 띤 얼굴, 신뢰를 주는 표정이었다.


주인이 고요히 우뚝 서 있을 때, 종업원들도 자신들의 자세를 가다듬게 된다. 행동거지에 무게가 있게 된다.

고대 중국의 춘추전국시대, 양나라 혜왕이 고대의 현자 맹자를 초빙해 가르침을 청했다.


“선생께서 천리 길을 마다하지 않고 오셨으니, 장차 우리나라가 어떤 이익을 얻을 수 있겠습니까?”

맹자께서 대답하였다.


“왕께서는 하필 이로움을 말하십니까? 오직 인의(仁義)가 있을 뿐입니다. 왕께서 ‘어떻게 하면 내 나라를 이롭게 할까?’하고 생각하신다면, 대신들은 ‘어떻게 하면 내 집안을 이롭게 할까?’하고 생각할 것이고, 백성들은 ‘어떻게 하면 내 몸을 이롭게 할까?’하고 생각하게 되면서, 윗사람과 아랫사람이 다투어 이익만을 취하게 되어 나라 전체가 위태롭게 됩니다.”


맹자는 한 나라를 경영하는 이치를 말한 것이다. 작은 식당의 경영이나 큰 나라나 경영의 이치는 같다.


식당 주인, 왕에게는 오로지 인의(仁義)가 있을 뿐이다. 인은 사람에 대한 사랑이고, 의는 정의다.


한 조직의 최고 지도자가 사랑과 정의를 얘기하지 않고 이익을 앞세우게 되면, 모든 조직의 구성원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앞세우게 된다.


서로간의 사랑은 사라지고, 정의는 무너지고 만다. 최고 지도자가 오로지 인의를 앞세우게 되면, 모든 조직 구성원들이 사사로운 이익에 연연하지 않게 된다.


결국엔 조직이 잘 되고 조직의 모든 구성원들이 큰 이익을 얻게 된다. 이것이 천지자연의 운행 원리다.


이 하늘의 법칙을 따르면 흥하고, 법칙을 어기게 되면 망하는 것이다. 그런데 인간은 생각하는 존재라, 눈앞의 이익에 마음을 빼앗기기 쉽다.


그래서 소탐대실, 작은 것을 탐하다 큰 것을 잃어버리게 되는 것이다. 며칠 동안 카카오가 먹통이었다.


아직 메일이 복구되지 않고 있다. 어떻게 그 작은 불씨가 이렇게 큰 사고로 번져나갈 수 있을까?


카카오의 구성원들은 왜 이런 사고에 대비하지 못했을까? 면면히 이어져오는 맹자의 가르침을 생각해본다.


못 가득 퍼져간 연잎을 처음 보았을 때

저는 그것이 못 가득 꽃을 피우려는

연잎의 욕심인줄 알았습니다

제 자태를 뽐내기 위해

하늘 가득 내리는 햇살 혼자 받아먹고 있는

연잎의 욕심인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연잎은 위로 밖으로 향하고 있는 게 아니라

아래로 안으로 향하고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아직 덜 자라 위태위태해 보이는 올챙이 물방게 같은 것들

가만가만 덮어주고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위로 밖으로 비집고 나오려고 서툰 대가리 내미는 것들

아래로 안으로 꾹꾹 눌러주고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 최영철, <어머니 연잎> 부분



인간은 ‘자아’라는 게 있어, 나를 앞세우기 쉽다. 하지만 삼라만상 그 어느 것도 자신을 앞세우지 않는다.


그래서 삼라만상은 이리도 눈부시게 아름답다.


신은 모든 곳에 있을 수 없어, 어머니를 이 세상에 내려 보냈다고 한다. 어머니의 품 안에서 살아가는 모계사회가 가장 인간다운 사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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