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세개탁(擧世皆濁)

by 고석근

거세개탁(擧世皆濁)


사랑이 없으면 모든 일이 헛되다. - 칼릴 지브란



거세개탁 아독청(擧世皆濁 我獨淸), 온 세상이 다 혼탁한데, 나 홀로 깨끗하다. 나 홀로 깨끗한 사람들은 어떻게 되었는가?


예수는 억울하게 십자가에 못 박혔다. 그는 기도했다. “아버지 저들을 사하여 주옵소서! 저들은 자신들이 하는 것을 알지 못하나이다.”


그는 평소에 제자들에게 말했다.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 원수를 사랑하며 너희를 박해하는 자를 위하여 기도하라.”


그는 아버지 뜻에 따라 십자가에서 죽었다. 그에게 십자가는 하느님의 세계로 들어가는 문이었다.


소크라테스도 억울하게 독배를 마시고 죽었다. 그는 재판정에서 자신을 변론했으나 통하지 않자 담담히 사형 선고를 받아들였다.


그를 구하고자 제자들은 돈을 모아 스승을 국외로 도피시키고자 했다. 하지만 소크라테스는 도망치지 않았다.


그는 말했다. “나도 그런 생각을 해 보았네. 그런데 내 마음 속의 다이몬(신)이 아무 말도 하지 않더군.”


예수와 소크라테스는 억울하게 죽게 되었을 때, 똑 같이 대응했다. ‘내면의 소리’에 따라 자신들의 길을 갔다.

그들이 활동한 시기는 철기시대다. 석기, 청동기 시대는 부족사회였다. 부족의 구성원 전체가 하나의 가족이었다.


억울한 일이 그렇게 많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철기가 등장하며 철기를 가진 부족들은 석기와 청동기를 사용하는 부족들을 침략하여 노예로 삼았다.


거대한 하나의 제국이 만들어졌다. 이때 등장한 성인들은 부족을 넘어서는 큰 사랑을 가르쳤다.


하지만 ‘작은 사랑’에 갇힌 사람들은 그들의 기득권을 위해 큰 사랑을 외치는 선각자들을 핍박하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이러한 핍박은 이어져오고 있다. 그들의 ‘원수를 사랑하라’는 가르침이 실행될 때까지 인류는 아비규환의 세계 속에 살게 될 것이다.


오늘 TV 뉴스에 러시아가 유럽으로 가는 천연가스를 태우는 장면이 나왔다. 유럽은 가스 부족으로 엄청난 고생을 하게 될 것이다.


코로나 19의 창궐로 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가는 이 시대에 전쟁을 일으키고 서로 나눠 써야 할 천연자원을 태워버리다니!


이것이 러시아만의 잘못이 아닐 것이다. 복잡한 국제관계의 역학관계가 작용하고 있을 것이다.


자기 국가의 이익만 추구한다고 해서 정말 이익이 되는가? 우리는 전 인류가 하나의 가족이 되어야 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부족 국가 시대의 윤리는 ‘눈에는 눈 이에는 이’였다. 부족이 하나의 가족이었으니 당연한 윤리였다.


하지만 지금은 세계가 하나로 연결되어있다. 지구촌이라고 하지 않는가? 지구 전체가 하나의 공동체 사회다.

그런데 우리의 마음은 아직 부족국가 시대의 사랑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우리는 다른 가족, 다른 단체, 다른 나라에 대해 눈에는 눈 이에는 이로 대하고 있다.


간디는 말했다. “‘이런 윤리를 극복하지 못하면, 결국엔 이 지구상에 눈 없고 이 없는 사람들만 살게 될 것이다.”


온 세상이 다 혼탁한 이 시대에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악의 축이 사라질 때까지 정의를 세우기 위한 성전을 해야 할까?


예수, 소크라테스 같이 우리도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우리 안의 신은 우리에게 뭐라고 할까?



우리가 그토록 바라는 세상이 오더라도

여전히 남아있는 것은 개인이기주의다!

그것은 감기 바이러스와 같은 것이어서

늘 새로운 옷으로 갈아입고 전염시킨다

전염경로인 공기와 물을 없앨 수도 없다

오직 마음을 개조시키는 정신혁명뿐이다

그것은 인류 최고의 무기인 사랑이다!


- 체 게바라, <개인이기주의> 부분



인간이 이기주의자가 되는 건, ‘자아’가 있기 때문이다. 자아는 자신부터 챙기려 한다.


이 자아가 동물적 본능과 만나면 우리는 악마가 되고, 본성(내면의 소리)과 만나면 우리는 천사가 된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유비무환(有備無患)