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 한 짝

by 고석근

신발 한 짝



인도의 성자 간디가 젊은 시절에 기차를 급히 탄 적이 있었다. 간신히 기차에 오르기는 했는데, 그 와중에 신발 한 짝이 벗겨져 기차 밖으로 떨어졌다.


그러자 간디는 다른 신발 한 짝도 기차 밖으로 내던졌다. 처음에는 간디도 황망했을 것이다.


하지만 순간, 한 생각이 간디의 머리에 번개처럼 번쩍였을 것이다. ‘내게 신발 한 짝은 필요 없지 않은가?’

‘그렇다면 잃어버린 신발 한 짝을 주운 사람에게 줘야지!’ 그래서 그는 과감히 나머지 신발 한 짝을 기차 밖으로 내던졌을 것이다.


이런 생각을 아무나 하지는 못할 것이다. 보통 사람이라면, 잃어버린 신발 한 짝에 온 마음이 다 빼앗겼을 것이다.


‘어떡하지? 이제 신 발 한 짝만 신고 다녀야 하는 거야?’ 자신에 대한 연민으로 가슴이 미어졌을 것이다.


아마 더불어 살아가는 원시사회나 지금도 원시생활을 고수하는 지구 곳곳의 소수 민족들 사회에서는 이런 일을 누구나 쉽게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들은 남과 더불어 살아가는 삶이 습관이 되어 있을 테니까. 어떤 위급한 상황에서도 무의식중에 남을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평소에 개인주의로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위급한 상황에 맞닥뜨렸을 때, 남을 생각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개인을 우선시하는 사회에 살다보면, 자신의 이기적인 욕망을 우선시하게 된다. 이 욕망이 무의식 깊숙이 자리 잡게 된다.


간디는 항상 자신의 마음을 살펴보며 자신 안에서 들끓는 이기적 욕망과 자신 안의 아름다운 본성을 함께 보았을 것이다.


그는 일찍이 각자의 이기적 욕망에 휩싸인 삶이 식민지 인도를 벗어날 수 없게 하는 가장 큰 적이라는 것을 깨달았을 것이다.


그는 아름다운 본성이 깨어나는 삶을 살아가려 항상 노력했을 것이다. 이러한 삶이 차곡차곡 쌓여 그를 성자가 되게 했을 것이다.


정신분석학의 창시자 지그문트 프로이트는 한 인간을 알려면 그의 무의식적인 언행을 보아야 한다고 했다.

의식적인 언행은 자신의 진정한 욕망을 숨기게 된다. 우리의 의식은 자신을 합리화하고 변명하고 위장한다.

그래서 고대의 현자 장자는 ‘좌망(坐忘)’을 가르쳤다. 앉아서 잊는 것이다. ‘나’라는 생각을 잊는 것이다.


의식 속에서 내가 사라지면 무의식에서 ‘큰 나’가 깨어난다. 큰 나는 우주와 하나인 나다.


장자가 살던 춘추전국시대도 공동체 사회가 무너지고 개인주의가 득세하여 폭력이 난무하던 시대였다.


개인주의는 이기주의로 발전하게 된다. 우리는 개인주의를 넘어 ‘개인(個人)’이 되어야 한다.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는 개인이 되어야 한다. 항상 자신의 내면의 소리를 들으며 살아가야 한다.


내면의 소리는 천지자연의 이치와 하나다. 공동체 사회가 무너진 사회에서는 이 내면의 소리를 듣고 살아가야 한다.


이런 깨어난 개인은 다른 사람의 마음과 하나로 어우러진다. 위급한 상황에서도 남을 생각하게 된다.


지금 지구는 바람 앞의 등불과 같다. 언제 바람이 세게 불어와 지구를 밝히는 등불이 꺼지게 될지 모른다.

우리 모두 개인주의, 이기주의에서 벗어나 개인으로 거듭나야 한다. 이런 개인들이 서로 연대하여 지구를 살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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