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by 고석근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현대양자물리학의 이론 중에 ‘관찰자 효과’라는 게 있다. 우리 눈에 보이는 물질의 세계는 우리가 관찰할 때 나타난다는 것이다.


그럼 안 볼 때는? 에너지상태로 있다. 이 세계는 뭐라고 말할 수 없는 신묘한 세계이다.


그러다 우리가 보게 되면, 우리 마음이 물질의 세계를 나타나게 하는 것이다. 그러니 우리 마음과 바깥의 세계는 하나다.


이것을 불교에서는 일체유심조라고 한다. 불교의 사상과 현대양자물리학의 이론이 하나로 만나는 것이다.

중국 명대의 양명학의 창시자 왕양명은 제자와 산길을 가다 꽃을 보고 얘기를 나누게 된다.


제자가 물었다. “스승님, 스승님은 모든 것이 마음이라고 하셨는데, 저기 있는 저 들꽃은 우리고 보기 전에도 저기에 있던 게 아닙니까?”


왕양명이 말했다. “저 들꽃은 우리가 보기 전에는 적막 속에 들어가 있었다. 그러다 우리가 보니까 비로소 뚜렷하게 색깔을 드러내지 않느냐?”


어떻게 현대양자물리학을 공부하지 않은 왕양명이 ‘관찰자 효과’를 저렇게 멋지게 말할 수 있었을까?


바로 마음의 힘일 것이다. 왕양명은 항상 마음속의 ‘양지(良知)’로 자신의 길을 밝혔다.


지혜를 얻거나 선택을 할 때마다, 그는 자신의 마음속을 들여다보았다. 마음의 가장 깊은 곳에는 양지가 있다.


양지는 진리를 꿰뚫어볼 수 있는 인간의 타고나는 마음이다. 이 마음은 기독교에서 말하는 성령(聖靈), 불교에서 말하는 불성(佛性)이라고 봐도 될 것이다.


왕양명은 매순간 이 마음을 환하게 밝혀 갔다. ‘아, 모든 것은 마음으로구나!’ 그는 “심즉리(心卽理), 마음이 곧 이치”라고 했다.


마음속에 천지자연의 원리, 이치가 있다는 것이다. 마음밖에 진리가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과학적인 방법이 아닌 마음공부에 의해 직관적으로 관찰자 효과를 알았던 것이리라.


나도 내 나름대로 오랫동안 내 마음을 들여다보며 ‘관찰자 효과’가 맞는다는 생각을 한다.


나는 명상을 하고 요가를 하며, 나의 실상은 에너지라는 게 느껴진다. 그러다 다시 생각을 하게 되면, 나는 다

시 물질인 육체가 된다.


동서양의 모든 인류의 스승들이 가르친 삶의 지혜는 표현은 다르지만 모두 같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물질인 육체로 살아가지만, 육체는 일정 시간 동안만 존재하니 집착하지 말고, 자신이 영원한 에너지임을 잊지 말고 살아라!’



내가 노래를 하면, 달은 서성거리고,

내가 춤을 추면, 그림자도 따라 추네.

이렇게 함께 놀다가, 취하면 흩어지네.

덧없이 논 우리 영원히 친구 맺었다가,

아득한 은하수에서 다시 만나세.


- 이백, <월하독작(月下獨酌)> 부분



술은 인류가 발명한 최고의 음식이라고 한다. 마실 때는 물이었다고 서서히 불이 되는 술. 물과 불의 합일!

삼라만상은 물과 불의 만남이다.


시인은 술을 마시며 춤을 춘다. 달과 그림자와 하나가 된다. 천지자연의 파동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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