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 보면 압니다

by 고석근

척 보면 압니다



어제 술자리에서 한 분이 말했다. “입사 면접 볼 때, 심사위원들 자기소개서 다 안 읽어요.”


그럴 것이다. 한 분야에서 어느 정도 위치를 차지한 사람은 ‘척 보면 아는 직관’을 갖게 될 것이다.


이 직관력은 누구나 타고난다. 임금님이 벌거숭이라는 것을 아이는 보자마자 알아챈다.


지식을 많이 가진 대신들은 “설마 임금님이 벌거숭이일 리가 있나?”라고 생각하기에 실제가 보이지 않는다.

지식은 이 세상을 참으로 편하게 살게 해준다. 제2의 본능이다. 집 짓는 지식을 갖고 있는 사람은 그 지식을 적용하기만 하면 집이 뚝딱 지어진다.


지식은 엄청난 힘인 것이다. 그 지식의 힘으로 인류는 찬란한 현대문명의 꽃을 피웠다.


문제는 이 세상에 지식으로 보이지 않는 것들이 너무나 많다는 것이다. ‘한 인간’은 지식으로 보이지 않는다.

한 인간은 소우주라 ‘온 몸의 느낌’으로 알 수 있다. 이 느낌, 직관력, 통찰력은 누구나 타고난다.


지식으로 아는 것은 어떤 대상을 이용할 때다. 저 나무를 이용해 집을 지으려면 건축에 대한 지식이 필요하다.


하지만 저 나무가 뭐냐고 물으면 우리는 막막해진다. 저 나무 한 그루도 신비,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인간은 물질이면서 에너지다. 물질의 차원은 지식으로 잘 알 수 있다. 하지만 에너지의 차원은 지식으로 전혀 알 수 없다.


그건 타고난 ‘본성(本性)’으로 알 수 있다. 우리가 타고난 본성을 깨우게 되면, 에너지 상태가 된다.


하나의 파동이 되어 다른 대상들과 파동으로 만나, 척 보면 알게 되는 것이다. 지식을 많이 쌓게 되면 이 직관력을 잃어버리게 된다.


우리 사회에서는 지식만으로 좋은 직장을 얻고 유명인이 될 수 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지식 위주의 공부를 한다.


많이 알아야 한다는 생각에 여러 고전, 명작들을 섭렵하고 명사들의 강의를 듣고 다양한 유튜버들을 본다.


이렇게 공부하게 되니 많은 사람들이 척 보면 아는 능력을 잃어버려 삶을 제대로 살아가지 못한다.


아예 책을 읽지 않고, 언론 매체도 멀리하고, 오로지 삶의 경험만으로 살아가는 사람이 훨씬 지혜롭게 된다.

공부의 기본은 척 보면 아는 능력을 깨우는 것이다. 항상 자신의 마음을 살펴보아야 한다.


자신의 마음이 예민하게 될 때, 다른 사람들의 마음이 느껴지고, 이 세상이 보이게 된다.


이때 지식 공부를 해야 한다. 지식을 자신의 경험에 비춰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가야 한다.


맹목적으로 지식을 주입하게 되면, 시험 볼 때는 유리할지 모르나 지식이 타고난 본성을 가로막아 청맹과니가 되고 만다.



사람 나라에는 막무가내 보자기 같은 <사랑>이란 말이 있어 솎아내도 자꾸 싹터오는 미움을 그래도 덮어가며 산다


- 정영선, <말들이 마음에 길을 낸다> 부분



사랑이라는 단어가 있어 인간은 사랑을 한다. 말들이 마음에 길을 내는 것이다.


그런데 너무나 많은 단어를 배우게 되는 우리는 어떻게 될까? 마음에 어떤 길들이 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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