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과 휴식

by 고석근


일과 휴식


인간은 놀이를 하는 곳에서만 인간이다. - 프리드리히 쉴러



저녁 강의 시간에 한 수강생이 이 시간이 쉬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의가 끝난 후 “잘 쉬셨어요?” 하고 물으니, 그 수강생은 쓴 웃음을 지으며 “머리가 오히려 복잡해졌어요.”하고 말했다.


우리는 ‘쉬는 것’을 일하고 난 후 쉬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녀는 낮에 직장에서 고된 노동을 했기에 지금은 쉬고 싶은 것이다.


하지만 그건 쉬는 게 아니다. 일과 쉼, 이 둘은 붙어 있기 때문이다.


진정으로 쉰다는 것은 ‘일이라는 게 아예 없는 쉼’이다.


실컷 먹고 난 후, 태평스럽게 누워 있는 개. 그 개의 깊은 안식. 일하지 않는 자의 쉼, 이것이 진정한 의미의 쉼이다.


일하는 존재는 인간밖에 없다. 그래서 인간은 쉬어도, 일이 붙어 있어 깊은 휴식이 되지 않는다.


우리의 일이 휴식, 놀이가 되어야 한다. 안에서 신명이 올라와 자신이 일한다는 생각 자체가 없어야 한다.


영혼의 불꽃이 타오르는 삶, 거기엔 노동과 휴식의 구분이 없다. 하나다. 나는 인문학 강의와 글쓰기에서 이런 삶을 찾았다.


마크 트웨인의 소설 ‘톰소여의 모험’에서 톰 소여는 벽에 페인트칠을 하며 자신은 지금 놀이중이라고 말한다. 친구들도 놀이에 참가하게 하여 노동을 쉽게 끝낸다.


고된 놀이를 한 톰 소여와 친구들은 그날 밤 달디 단 깊은 잠에 빠져들 수 있었을 것이다.


조주 선사는 말했다.

“아무리 좋은 일이라도 일 없는 것만 못하다.”


이런 경지에 도달해야 우리는 쉴 수 있다. 일이 완전히 사라져야(좋은 일마저도) 우리는 비로소 쉴 수 있는 것이다.



난 취한 채 자고파 그댄 돌아가도 좋으리

낼 아침 오고프면 부디 거문고 안고 오시라.


- 이백,《대작》부분



술 마시는 게, 시선 이백에게 일이었을까? 휴식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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