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항하라

by 고석근

반항하라


별것도 아닌 말을 심각하게 생각했고 그래서 아주 불행하게 되었다.


- 앙투안 드 생택쥐페리,『어린 왕자』에서



신이 죽었다. 삶의 의미가 사라진 시대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이 정신질환을 앓고 있다.


삶이 공허하기 때문이다. ‘사는 게 도대체 뭐야?’ 아무리 애타게 물어도, 메아리만 되돌아올 뿐이다.


신이 죽었기 때문이다. 이제 인간 스스로 살아가야 한다. 스스로 자신의 삶을 꾸려가는 인간, 이러한 인간을 알베르 카뮈는 ‘반항하는 인간’이라고 했다.


그는 ‘시지프스의 신화’를 예로 든다. 시지프스는 신의 노여움을 사서 커다란 바위를 산꼭대기에 굴려 올려야 하는 형벌을 받는다.


바위가 아래로 굴러 내려오면 다시 바위를 산꼭대기로 굴려 올려야 한다. 이러한 행동을 무한히 반복해야 하는 시지프스.


그는 우리들의 모습이다. 우리는 집과 직장을 일생 동안 오간다. 늙고 병들어 죽어서야 끝난다.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신에게 빌어야 할까? 이미 신은 죽었는데... . 카뮈는 우리에게 말한다. “반항하라!”


반항하라고? 바위를 내팽개치고 산을 내려오라고? 아니, 그 형벌은 절대로 피할 수 없다.


절대로 피할 수 없는 형벌에 반항하는 방법은? 온몸으로 그것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나는 초등학교 2학년 때, 반항을 체험한 적이 있다. 담임 선생님이 내게 손바닥을 앞으로 내놓으라고 했다.

분명히 나의 잘못이 아니었다. 내가 은근히 속으로 사랑했던 담임 선생님의 예쁜 얼굴을 보며, 내리치는 매를 맞았다.


부동의 자세로 맞았다. 신음조차 하지 않았다. 그 담임 선생님은 무척 화가 났을 것이다.


‘아픈 척했으면 몇 대 때리다 말았을 것을... .’ 나는 당당하게 뒤돌아왔다. 손바닥은 아팠지만, 정신은 굴종하지 않은 것이다.


‘삶의 승리!’ 이것이 카뮈가 말하는 반항이다. 우리의 정신이 또렷하게 깨어 있을 때, 이 세상도 함께 또렷이 깨어 있게 된다.


카뮈의 소설 ‘이방인’에서 주인공 뫼르쏘는 살인을 한 죄로 사형수가 되어 감옥에 갇히게 된다.


어떻게 해야 할까? 반항해야 한다. 곧 죽어야 하는 사형수인 자신을 온몸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그가 죽음을 완전히 받아들이자 창가로 보이는 밤하늘의 별들이 찬란하게 빛나기 시작했다.


그는 삶의 절정을 맛보게 된 것이다. 그래서 그는 성자처럼 담담하게 사형장으로 갈 수 있게 되었다.


인간은 어떤 상황에 처하더라도, 행복한 존재가 될 수 있다. 반항하기만 하면 된다.


우리는 어떤 순간에도 반항할 수 있도록, 항상 마음과 몸이 성성하게 깨어 있어야 한다.


우리는 어린 왕자처럼 자신을 되돌아보아야 한다. ‘별것도 아닌 말을 심각하게 생각했고 그래서 아주 불행하게 되었다.’


삶은 단순해야 한다. 단순하지 않다는 건, 삶을 온전히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돌팔매질을 당해 봐야

영혼에 파문이 생기는 거죠

강아지를 키우거나 나무와 이야기하거나

꽃을 돌보는 건 쉽죠

아무도 만나지 않고 한쪽 구석에 쪼그리고 앉아

책을 읽는 것처럼 그런 것들은 평온해요


- 이경임, <호수> 부분



평온하게 사는 건, 영혼 없이 사는 것이다. 하루하루 몸뚱이가 시계추처럼 진동하는 것이다.


‘돌팔매질을 당해 봐야’ 영혼에 파문이 인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아이가 되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