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용적인 마술
배추로 김치 만들기
오천 원으로 푸짐한 밥상 차리기
실용적인 마술의 가장 중요한 기술은
눈속임이 아니라 사랑의 힘
- 성미정, <실용적인 마술> 부분
결혼한 지 40년이 되어 간다. 한국 사회에서 남자는 결혼하면 무조건 남는 장사라고 한다.
오랫동안 아내의 실용적인 마술을 보아왔다. 집을 마련하고, 온갖 가구들이 들어서고, 부엌에서 뚝딱뚝딱 반찬들을 만들어낸다.
나는 아내가 고마울 때는 “자기 예뻐!” 한다. 그러면 아내는 “응.” 하고 대답한다. 말 한마디로 수만 냥의 빚을 갚는다.
인간 사회에 맞는 제도는 모계사회라는 생각이 든다. 여자가 가정의 주도권을 쥐어야 가정이 잘 돌아간다는 생각을 한다.
남자가 주도권을 쥔 가정을 보면, 뭔가 삐거덕거린다. 대체로 남자들은 실용적인 마술에 무능하기 때문이다.
남자들은 오랫동안 사냥과 전쟁을 했기에 지극히 이성적이다. 세상을 이성적으로 보면, 작은 것은 아름답지 않다.
크고 대단한 것만이 멋있어 보인다. 실제의 삶은 지극히 소소한 것들인데, 소소한 것들을 담당하는 여자들은 무능하게 보이게 된다.
20세기 최고의 철학자로 일컬어지는 비트겐슈타인은 말했다. “진리는 바로 곁에 있어서 보이지 않는다.”
이제 거대한 허상을 좇지 말고, 작은 것들을 소중하게 보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 여자들의 실용적인 마술이 존중받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