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꽃
기미꽃, 죽은깨꽃, 주름꽃
다양한 아내의 꽃밭에서 그래도 볼 위에
살짝 얹어진 웃음꽃이 가끔씩 위안으로 피어난다
- 김경진, <아내의 꽃> 부분
‘아내’에 대한 적당한 호칭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남들에게 아내를 소개할 때, ‘우리 마누라’ ‘집사람’ 다 아내를 비하하는 것 같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각시’다. 나는 강의할 때나 남에게 아내를 소개할 때, ‘우리 각시’라는 말을 한다.
아내들은 흔히 남편을 ‘신랑’이라고 하지 않는가? 신랑에 대응하는 각시, 아내와는 그야말로 ‘불같은 사랑’을 했다.
내게 기적처럼 온 사랑, 나는 한동안 꿈속에서 살았다. 하지만, 결혼하고, 아이들이 태어나고, 사랑이 현실이 되면서, 사랑에 파열음이 일 때가 있었다.
참담했다. 그때 내게 돌파구를 마련해 준 사람이 미국의 사회심리학자 에리히 프롬이었다.
그는 사랑을 다음과 같이 정의했다.
‘사랑이란 단 하나의 성스러움이며, ‘존재’라는 인간의 고뇌에 가장 만족스러운 해답이다.’
사랑은 ‘작은 나(자아)’를 넘어서 ‘큰 나(자기)’가 되는 성스러운 체험이다. 사랑은 인간의 모든 고뇌를 극복할 수 있게 한다.
따라서, 사랑은 ‘불같은 사랑’으로 끝나지 말아야 한다. 그는 말한다. “사랑은 기술이다.”
부부는 영(靈)적 벗이 되어 함께 사랑을 가꿔가야 한다. 육체, 물질, 지상의 사랑에서 천상의 사랑을 꽃피워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