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복숭아는 아직 어린아이처럼

by 버베나


금방이라도 건들면

터질 것 같은 것들이 있다


맑은 하늘 아래서 뛰어다니는 젊음

한 아이가 생명을 불어넣은 비눗방울

모나게 튀어나와 가지치기를 당한 눈물


여름의 열기로 뜨거워졌던 두 볼

그 색상은 복숭아보다 더 붉게 물들었다

닮으려면 색상만 닮을 것이지

사랑은 달콤한 냄사마저 흉내 낸다


좋았던 시간들을

낭비라고 부르지 않듯

추억으로 덮여진 너를 꼭 끌어안는다


한 걸음 내딛는 용기도

뒤돌아 물러설 후회도


애써 모아둔 감정들과 함께

날 잊지 말아 달라고

여름은 더 크게

자신의 존재를 알렸다


눈을 감아도 초록은

나의 여름을 가득 덮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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