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나무
몸이 아플 것 같으면 청소를 한다.
한 달에 한 번 찾아오는 손님이 제멋대로 오고 싶은 날짜에 마음대로 찾아와도 난 어떻게 알아채는지 하루 이틀 전 꼭 청소를 한다.
그리고 손님이 찾아오면 앓아눕는다.
두 아이를 출산하러 가기 전 만삭의 몸으로 대청소를 했었다.
싱크대에 있는 그릇을 전부 꺼내 닦아서 넣어두고 이불 빨래하고 출산 용품들을 모두 삶아서 가방까지 미리 싸뒀었다.
두 아이 모두 예정일과는 다르게 병원에 진료 갔다가 바로 입원을 했었다.
이제 남편과 두 아이들은 내가 갑자기 청소를 하기 시작하면 무섭다고 한다.
잠을 줄여 가면서 청소를 하는 것도 이유지만 그렇게 청소를 하면 내가 곧 아파서 앓아누울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짜증을 내기도 한다. 컨디션도 안 좋은데 왜 청소를 무리해서 하냐고.
그럼 난 늘 같은 대답을 한다.
어떻게 몸이 아플 줄 알고 청소를 하겠냐고, 나도 모르지만 이상하게도 몸이 아플 것 같다는 예감이 든다고. 몸이 아프면 아무것도 제대로 하지 못할 텐데 내가 머물던 자리가 지저분하고 더러워 보이는 게 싫다고.
아파서 일어나지 못할 수도 있는데 내가 있었던 흔적들이 지저분하고 더러우면 안 되지 않겠냐고 말하면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하면서 사람이 늘 그렇게 죽음을 생각하고 살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것은 정상이 아니라고 말한다.
나도 알고 있다. 사람들은 늘 죽음을 생각하고 살지 않는다.
하지만 몸이 아플 것 같으면 늘 내가 다시는 일어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나도 모르게 하면서 내가 머물렀던 공간을 정리한다.
정상이 아니라고 해도 그렇게 청소를 한바탕 끝내 놓으면 앓아누워도 편안하게 누워 있을 수 있으니 죽음을 생각해서 그렇다기보다는 내가 편하게 앓기 위함이라고 해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