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녘 나무
황금빛 들녘이었던 넓디넓은 황량한 논바닥 가운데 짚단을 쌓아서 만든 집이 있다.
아래서부터 켜켜이 쌓아 올리고 위에는 지붕을 얹은 듯한 모양새가 그림 속 세모난 지붕 집처럼 생겼다.
작은 여자 아이들 너뎃명이 서늘하고 시원한 가을바람에 단발머리 긴 머리를 흩날리면서 서로 손을 꼭 잡고 논둑길을 내달린다.
하얀 이를 드러내며 웃을 때 하얀 연기가 바람에 날려간다.
가을 차가운 바람을 피해서 놀고 싶은 우리는 주인 없는 짚으로 우리만의 아지트를 만들기로 한다.
짚으로 만든 집으로 함께 달려들어서 중간 짚단을 허물기 시작한다
한 단 꺼내서 한 평 만들고 두 단 꺼내서 두 평 만들고, 짚단을 꺼내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짚단을 꺼내는 동안 차가운 가을바람이 오히려 시원하게 느껴진다.
완성된 우리만의 아지트. 문도 없고 창문도 없다.
그곳에 우리의 겉옷을 벗어 바닥에 깔아놓고 함께 숙제도 하고 실뜨기도 하면서 우리들만의 추억을 만든다.
서로의 체온을 나누면서 잠든 낮잠 꿈속에서도 우리의 추억이 쌓여간다.
따뜻하다. 친구들과 함께 있으니 더 따뜻하다.
들녘에 내려앉는 붉은 주홍빛 노을이 우리의 맞닿은 어깨와 등뒤로 퍼져나갈 때 진짜 우리 집으로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