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비나무
키 작은 내가 기다란 장대를 낑낑대며 끌고 와서는 처마 밑 제비 둥지를 치려고 애를 쓰고 있다.
그때부터 위험을 감지한 어미 제비와 아비 제비가 연신 마당을 휘휘 돌아 날아다니며 시끄럽게 울어댄다.
장대 무게에 이리저리 흔들거리면서 운 좋게 한 번씩 둥지 꽁지를 툭툭 건드리기를 얼마를 했을까, 드디어 진흙으로 만들어진 둥지는 둔탁한 소리와 함께 바닥에 떨어져 갈라지면서 그 안에 있던 털이 보송보송한 새끼 제비들의 모습을 드러내 준다.
정신없이 날아다니며 짖어대는 어미 제비와 아비 제비에게 말했다.
“걱정하지 마! 내가 아기들 밥 먹여줄게.”
그리곤 땅속 지렁이를 잡는다. 나뭇가지로 젓가락을 만든 다음 지렁이 몸통을 작게 잘라낸다, 작게 잘라놓은 지렁이를 조심스럽게 집어서 새끼 제비들 입으로 가져가자 철없는 이 녀석들은 입을 찢어지게 벌리면서 주는 먹이를 받아먹으려고 애쓰는 모습을 보면서 꿈을 꾼다.
이 제비들이 남쪽 나라 갔다가 우리 집 마당으로 다시 돌아올 때 물고 올 박 씨 속에는 금은보화 말고 무슨 일이든지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라고 끝나는 동화 같은 일만 생기기를.
제비 다리를 부러뜨리지 않고 키워주고 있으니 놀부 같은 벌은 받지 않을 거로 생각했다, 하지만 내 생각이 틀렸다는 걸 깨닫는 데 시간이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새끼 제비들은 생각보다 많이 먹었고 지렁이와 벌레를 잡는 건 쉽지 않았다. 새끼들의 울음소리가 잦아들자 무서워진 나는 아빠에게 말을 했고 아빠는 갈라진 둥지를 이웃집 뒷밭으로 가지고 가셨다.
노을이 지기 전 어미 제비와 아비 제비의 짖음이 사라졌고 한동안 이웃 뒷밭에 가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