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느리 나무
"청소했다면서 힘들 텐데 시엄마 파스 붙여주러 와서 우리 며느리 고맙다 고생했다"
워커에 당신 몸을 의지하고 서서 헌 집을 나서려고 하는 며느리 얼굴을 보며 말한다.
우리 며느리 고맙다. 이 말은 들은 며느리는 어색하다.
헌 집을 진작에 떠났어야 했었다 그랬다면 그 말이 조금은 덜 어색했으려나.
헌 집에 살던 며느리는 그냥 늘 그 집에 있으니 뭘 해도 진심 어린 고맙다는 소리를 듣지 못했다.
새집에 살고 있는 며느리는 사소한 걸 해도 고맙다는 소리를 듣는다.
헌 집에 살 때나 새집에 살 때나 같은 며느리인데 시어머니께는 다른 며느리가 되나 보다.
헌 집에 살 때나 새집에 살 때나 며느리에겐 같은 시어머니이다.
시어머니는 그 사실을 알고 계실까 알고 계셨으면 좋겠다.
따뜻한 바람에도 쉽사리 꽃잎을 떨어뜨리는 오월의 붉은 장미 같이 여렸던 며느리가 봄자락을 당기는 차가운 바람에 꽃잎을 날려 보내지 않고 봉우리채 떨어지는 향기 없는 붉은 동백이 되었다는 걸 아실까.
헌 집 대문밖을 나서면서 며느리는 괜스레 헛웃음이 난다.
며느리 나무에 나이테가 하나 더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