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목 나무
뒷동산 낮은 둔덕에 여름이면 처절한 울음소리를 내는 나무 한그루가 있었다.
슬픈 개목 나무... 개목 나무란 품종이 아니라 내가 그렇게 이름을 지어줬다.
뜨거운 한여름이 가기 전 밑동이 굵고 가지가 튼튼한 그 나무에는 줄이 걸린다.
그 줄 끝에는 누렁이 한 마리. 흰둥이 한 마리...
처음 그 나무를 본 것은 여름날 얼굴이 까맣게 타도록 냇가에서 놀다가 집으로 돌아가고 있을 때
이상한 짐승 소리를 듣고 호기심에 뒷동산으로 발길을 돌렸던 날이다.
그날 그곳에 가면 안 되는 거였다. 짐승 소리를 듣고 무서워서 뒷걸음쳐 도망갔어야 했다.
소리가 가까워질수록 그 소리는 개가 울부짖는 소리인걸 알았다.
동네에서 목줄이 매여있는 개에게 매질을 하는 걸 본 적이 있었다.
매질을 하는 아저씨에게 목줄이 끊어질 듯 무섭게 달려들면서 울부짖던 그 소리와 흡사했다.
어떤 가여운 녀석이 또 맞는구나 싶었다.
둔덕에 올라섰을 때 한 나무가 심하게 흔들리고 가지에서 잎사귀가 떨어지고 있었다,
떨어지는 잎사귀를 온몸으로 쳐내면서 뒤틀고 있는 누렁이가 내 눈에 들어왔다.
그 뒤로 동네 아저씨 세 명이 번갈아가면서 매질을 하고 있었다.
왜? 왜?!
저러다 죽겠다 생각했는데 정말 아저씨들은 그 누렁이를 죽이려고 했다.
왜? 왜 나무에? 왜 누렁이를? 끊임없이 왜 가 튀어나왔다.
더 다가가지도 못하고 바닥에 발바닥이 붙어버렸다. 입도 붙어버렸다.
비명소리 한 번을 못 지르고 뒤돌아서 언덕을 내려왔다.
그리고 알았다.
그 녀석이 공포스러울 만큼 처절한 모습으로 그 나무에 왜 매달려있었는지..
그리고 또 한 가지 사실을 알아버렸다.
여름이면 맛있게 먹었던 그 고기가 어떤 고기인지...
다음 여름에도 그 나무는 울었고 그다음 여름 그리고 또 그다음 여름에도 나무는 울었다.
그 이후로 여름마다 먹던 그 고기를 나는 먹지 못했다.
그 고기가 목구멍을 지나가면 개목 나무에 걸려있는 줄이 내 목구멍에 걸릴 것 같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