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나무

차가운 공간에 놓인 열대나무

by 기억나무

우리는 모두 아픈 나무들이다.

열대 나무들이 차가운 공간에 있으니 아픈가 보다.

아파서 웃는다, 아파서 즐겁다, 아파서 엉뚱하다

아픈 우리들이라서 좋다.

책 먼지 냄새가 우리들을 재채기하듯 웃음이 터지게 하고

작가들의 흔적들이 우리들의 호기심을 자극하여 웃게 하고

문체의 위대함이 우리들의 가슴을 울렁이게 하여 웃게 한다.

삶의 일부분이 되어버린 수많은 책 속에서 발견하는 이야기들이 우리들의 이야기가 되어서 또 다른 삶으로 이어진다.

우리는 열대 우림 속에 놓인 나무들이다.

뜨겁지만 타지 않고 습하지만 병들지 않고 물이 차오르지만 썩지 않는다.

우리의 뿌리는 튼튼하고 수많은 가지에는 푸른 잎들이 풍성하여 많은 생명들의 공격에 상처는 입더라도 한 켠을 내어주지는 않을 것이다.

아프지만 슬프지 않고 흔들리지만 꺾이지 않고 힘들지만 뿌리를 지켜낼 것이다.

우리들은 그런 나무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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