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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꿈꾸는 데에는 나이가 없지

당신은 무엇을 하며 살겠습니까?

by 빛해랑
당신은 무엇을 하며 살겠습니까?

이 질문은 고명환 작가의 <나는 어떻게 삶의 해답을 찾는가>를 읽던 중 발견했다. 등짝스매싱당한 듯한 질문이었다. 대답이 쉬이 나온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애초에 이런 질문조차 낯설다. 무엇을 하며 살지 치열하게 고민해 본 적이나 있었던가. 왜 이제야 마음에 들어오는지....


하루빨리 사회인이 되어서 경제적인 안정을 찾고만 싶었다. 깊은 생각 없이 일자리에 급급했던 나. 따박 따박 들어오는 월급에 만족하며 자기 계발은 꿈도 꾸지 않고 살았었다. 후회스럽다. '왜'와 '어떻게'가 빠져 있는 인생이었다. 젊은 날에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을 두려워 말았어야 했다.


"엄마 할 얘기가 있는데.... 둘째 아이가 이런 얘길 할 땐 긴장이 된다."뭔데" "중간에 말 끊지 말고 끝까지 들어줘" 아니 이렇게 진지하다고? 은근히 걱정이 올라온다."엄마 수의학과로 편입해보고 싶은데.... 엄마는 반대할 거지? "... 왜 반대할 거라 생각해?" "나이도 있고 경제적으로 자립해야 할 시기에 다시 공부하면 부담 주는 것 같기도 해서" "당연히 부담이 된다. 다만 요즘 세상에 공부한다고 해서 부모 지원이 당연한 게 아니니 네 힘으로 공부할 수 있지 않겠니. 나이는 문제가 아닌 것 같고" "그렇긴 하지 엄마 아빠 도움 없이 공부해야지 에휴~" 한숨이 길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수의학과를 원했으나 성적이 따라주지 않아 포기했던 꿈을 요즘 다시 꾸기 시작한 것이다. 부모입장이 아닌 인생의 우여곡절을 먼저 겪은 사람으로서 열렬히 지지하고 응원하고 싶다. 단 간절함. 절실함이 있다면.... 하고 싶은 게 있다는 건 행운이고 축복이다. 무엇을 하며 살 것인가? 고민자체가 사람을 성장시킨다.


'어려운 길을 가라' 한다. '좁은 문으로 가라'한다. 고통, 희생을 갈아 넣는 것이 내가 사는 이유를 가장 쉽게 찾을 수 있는 법이라며....


역시 책에서 찾은 울림을 주는 말이다. 포기하고 싶어 질 때마다 아이에게 힘을 주고 싶다. "버티는 사람이 이기는 법이란다."


부모라고 해서 자식보다 나은 사람인가. 배우면서 부모가 되어가는 것이다. 이럴 때에 훌륭한 스승인 책이 있어 다행이다. 책은 질문하고 나는 답을 찾기 위해 읽는다.


책은 읽을수록 그리움 끝에 만난 님을 보고 콩닥이는 가슴에 어쩔 줄 모르는.... 숨어서 눈물만 글썽이는 못난 사람이 되는 기분이다.


"나는 무엇을 하는 사람이 되고 싶은가?"


질문에 설렌다. 어렸을 때 언니의 세계 문학 전집을 훔쳐 읽던 13살 어린 꼬맹이가 꿈꾸었던 삶이 중년이 된 지금 연어의 회귀본능처럼 꿈틀댄다. 그래 연어의 정체성은 무엇이었더라. 내게도 흔들리지 않는 가치관. 신념이 분명 있었다. 내 아이도, 결코 늦지 않은 나도 이루어보자 꿈이라는 거....


오늘 좋은 스승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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