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날

by 빛해랑

지금은 정오 한낮, 집 앞 공원에 홀로 앉아 있다. 가을 향기 물씬한데 해는 사정없이 뜨겁다.


새소리 바쁘고, 흐르는 물소리가 한적한 낮의 고요를 깬다.


이렇게나 평온한데 아까부터 신발 속 작은 모래알 하나가 불편하다. 오른쪽 엄지발가락 밑을 꾹꾹 찌르고 있다.


몇 초의 수고면 간단히 해결될 일. 한데 너무 아무것도 아니라서 불편함을 견디고 있다.


약간은 귀찮고 조금은 절실하지 않아서.


삶도 그렇다.

살다 보면 작은 모래알 하나 박힐 때 생긴다. 사소한 오해, 미뤄 둔 일, 건강을 해치는 습관.

"이 정도쯤이야."

"나중에 해도 되겠지." 하며 대수롭지 않아 한다.


급하지 않는 이유로, 약간은 귀찮은 이유로.


모래알은 털어 버리지 않으면 사라지지 않는다. 오히려 더 깊숙이 박혀 상처를 낸다.


요즘 사소하다고 무시했던 것들이 있다. 책 한 페이지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글 몇 줄 쓰는 게 대수겠나.


너무 아무것도 아닌 것 같아 귀찮아하고, 절실하지 않아 미뤘다.


신발끈을 풀고 모래알을 털어내는 일은 간단하다. 두 발은 금세 편해진다.

책 한 페이지 글 한 줄도 어렵지 않은 일. 작은 수고로 삶이 더 좋아질지 누가 알겠는가.


조금은 귀찮고 별것도 아닌 것에 진심을 다해보자. 그로 인해 얻게 될 평온함은 생각보다 클 수 있다.


완벽한 날은 없다.

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