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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성일 Apr 12. 2023

인프라 노후화 시대에...

이제는 근본적으로 시스템을 개혁해야 한다






4년마다 발간되는 미국 토목공학회(ASCE)의 '인프라 평가보고서(report cart)' 중 2021년 보고서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 2021년 기준으로 기반시반시설 수준이 C+등급이고, 이를 B등급으로 상향하는데 드는 비용이 총 5.93조달러인데, 모자라는 돈이 2.59조달러라는 겁니다.


미국의 인프라 노후화 실태는 2009년 6월 22일 미국의 히스토리 채널에서 방송한 "The Crumbling of America"에 잘 나와 있습니다.(풀버전이 유튜브에 공개되어 있었는데, 지금은 부분 버전만 볼 수 습니다.)


2007년 미네아폴리스에서 교량이 붕괴되어 158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이후 이 프로그램을 비롯해 언론에서 인프라 노후화 실태를 집중적으로 그리고 꾸준히 문제삼았습니다. 그 덕분에 그나마 정부에서 인프라 투자를 늘린 덕분에 D-에서 한 등급 올라서기는 했는데, 그럼에도 소요대비 투자 부족액은 더 커진 것으로 나왔습니다.


국내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5년부터는 우리의 인프라도 노후화 시대에 접어들었다고 합니다. 하수관 노후에 따른 땅꺼짐 부터 시작해서 이번 정자교 붕괴처럼 선진국들이 겪었던 노후화의 징후들이 우리나라에도 하나씩 나타나고 있구요.


지금도 예산이 충분하지 않지만, 예산 부족 문제는 점점 더 악화될 겁니다. 그게 미국 등 우리나라보다 인프라를 먼저 확충한 다른 나라가 겪어오고 지금도 겪고 있는 문제니까요.


이 문제는 단순히 처벌을 강화한다고 될 일이 아닙니다. 이미 시설물안전법 상으로 안전점검 등을 소홀히 해서 사람을 사상에 이르게 한 자는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고 규정되어 있어 그 처벌강도가 결코 약하지 않습니다.


여기에 기관장이나 예산부서 담당자들이 포함되는지는 잘 살펴봐야 하겠습니다만, 설령 포함된다고 한들 앞으로 점점 더 커지는 인프라 관리비(병원비)를 감당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처벌 강화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인프라를 먼저 확충한 나라들의 과거와 현재 상황을 면밀히 조사하고, 그들은 어떤 정책을 펴왔고 그 정책에는 어떤 효과와 문제점이 있었는지를 살펴 잘못된 것은 버리고 그 장점을 따와 더욱 개선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미국과 일본 등에서 내놓은 자료들이 상당히 많다는 것이 다행일 수 있습니다. 그들이 겪은 생생한 얘기들이 자료화되어 공개되어 있음에도 우리가 똑같은 사고를 경험하고서야 이를 깨닫는다면 그처럼 어리석고 안타까운 일이 또 있겠습니까.


제가 그 동안 나름 살펴본 소견으로는 법, 예산, 자격, 교육, 매뉴얼, 거버넌스 등 거의 모든 부분에서 우리보다 그들이 앞서 있다고생각합니다. 선진국들이 그 동안 발전시켜온 제도와 시스템이 우리보다 앞서 있음에도 지금 몸살을 앓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보다 한참 후진적인 국내 시스템을 개선하는 일은 정말 시급한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관리주체는 규정에도 한참 못 미치는 대가로 안전점검을 맡기고, 점검업체는 고정비용을 줄이기 위해 '면허 대여' 등 편법으로 저급기술자를 투입하고 적기에 예방보수를 할 수 있는 시스템과는 거리가 멀어도 너무 먼 예산 편성 체계가 지금 우리의 어두운 모습입니다. 한두 사람 책임자만 처벌하고 정자교와 유사한 교량만 일제점검(사실상 순찰)하는 것으로 그쳐서는 앞으로 닥쳐올 난국(이미 발생한 건지도 모르지만)을 결코 피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우리 자신과 뒷세대가 몸으로 겪을 문제입니다. 눈 감아 외면하고 손 놓아 방치해서는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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