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미슐랭 빕 구르망 6

한식으로 파리 미슐랭을

by 신경한

미슐랭 홈페이지에서 파리, 한식을 검색하면 다섯 곳의 레스토랑이 나온다. 미슐랭 빕 구르망은 테이블 드 미와 만두바 두 곳. 그리고 세토파와 지움, 모쭈가 미슐랭 레스토랑으로 선정되었다. 조만간 1스타 레스토랑도 나오길 기대해 본다.


다섯 곳 모두 독특하고 좋았다. 양념이 강하지 않아 와인과도어울렸고. 여러 음식을 한꺼번에 먹는 우리 스타일이 아니어서 좀 궁금했는데, 전채는 그 자체로 부족함이 없었고 메인은 역시 밥을 곁들여야 딱 좋았다.


와인 리스트, 특히 잔와인의 종류가 부족한 게 조금 아쉬웠다. 후추와 허브향으로 한식과 잘 어울리는 그르나슈와 시라로 만든 남부 론과 랑그독 지방의 레드 와인이 대부분. 물론 한식과 와인 페어링이 어려운 건 모두 인정하는 사실. 난 어렵다니까 더 관심이 간다. 학교에서 와인 테이스팅을 할 때 어울리는 음식 두 가지를 이야기해야 하는데, 난 요새 하나는 한식으로 하려고 노력 중이다. 생각지 못한 기막힌 궁합을 찾을 날을 기대하며.


쨍한 한식을 원하는 관광객 입장에선 여기 미슐랭 레스토랑들이 별로일 수도 있다. 요새 파리도 K-food 열풍이라 한국보다 맛있고, 비교적 저렴한 정통 한식당이 많기 때문에.


Table de MEE

평일 저녁

쌈과 고등어조림 29유로


배추에 야채, 돼지고기를 올린 쌈에 남부 론 레드와인은 아주 잘 어울렸다. 그런데 고등어조림과 마시니 고등어의 비릿함이 강해진다. 옆테이블의 막걸리를 보고 나도 한잔 부탁. 메종 드 막걸리라고 프랑스에서 우리 전통적 방법으로 주조한 12도 막걸리라는데 역시 훌륭한 페어링이었다.


Mandoobar

평일 점심

김치만두와 고등어 타르타르 28유로


쪄서 나오는 김치만두의 얇은 피가 쫄깃쫄깃 아주 맛있었다. 사장님 추천으로 시킨 고등어 타르타르.

약간 숙성을 한 후 살짝 불향을 입혔는데 아주 좋았다. 레드와인과도 잘 어울리고. 밥을 추가로 시켜야 하는데 가격이 5유로나 되는 게 좀 아쉬운 점.

Sétopa

평일 저녁

전채와 메인 1인당 40유로


5명이 함께 한 식사라 여러 음식을 맛볼 수 있었는데 모두 다 좋았다. 전채로 냉채와 해물전. 메인으로 고추장 양념 닭갈비. 와인도 화이트는 루와르 지역의 소비뇽 블랑 메네토 살롱, 레드는 론 지방 시라 와인인 생 조셉을 주문했는데 한식과 잘 어울렸다.

Jium

평일 저녁

두부 샐러드와 김치찌개 31유로.


두부 샐러드는 신선한 채소와 함께 깔끔했고, 김치찌개는 제주 사투리로 배지근했다. 진하고 약간 기름지다는 의미. 멸치육수가 아니라 진한 고기육수의 느낌. 밥을 말아서 맛있게 잘 먹었다. 오직 잔와인만 있고 화이트는 비오니에, 레드는 그르나슈 한 종류만 있는 것도 독특했다.

Mojju

평일 저녁

전채와 메인 1인당 38유로


와이프와 둘이서 저녁을 먹었다. 전채로 파전과 육회. 메인은 된장 양념으로 구운 아구와 고추장 양념으로 구운 돼지. 백김치와 무생채. 쌈야채를 같이 주어서 좋았다. 프랑스 셰프가 시작한 레스토랑이라 들었는데 놋그릇을 쓰고 반찬도 나오고. 오히려 더 한국 스타일이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50대 중반에 떠나는 파리 유학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