탭워터와 굴, 그리고 최고의 가성비
Baca'v Paris par Gilles Choukroun
평일 점심
메인과 커피 19유로, 2코스 32유로
2코스는 전채와 메인, 또는 메인과 디저트를 선택할 수 있는데 나는 전채와 메인을 선택했다.
전채는 송어 카르파치오. 얇게 썬 송어회 위에 딸기, 허브를 올리고 올리브유와 레몬즙을 뿌렸다. 메인은 생선 스테이크. 콩, 브로콜리가 듬뿍 담겼다. 둘 다 우리 입맛에도 아주 잘 맞고 맛있었다.
잔 와인을 주문하면 매그넘이라고 1.5L짜리 큰 병을 가져와 따라주는 것도 우리나라에서는 경험한 적이 없어 좋았다. 종이 메뉴판이 없고 분필로 쓴 칠판을 손님이 보기 쉬운 곳으로 옮겨다 주는 것도 독특한 아이디어인데 관광객 입장에선 오히려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주문하면 더 쉬울 것 같다.
Clamato
일요일 점심 (일요일에 여는 미슐랭 레스토랑 드물다)
오이스터 6개 24유로.
여기는 작은 굴 하나가 4유로, 6천 원이 넘고 음식 종류가 다양하지 않아서 나처럼 생굴을 아주 좋아하는 사람에게만 추천. 프랑스 대표 산지 3군데 생굴을 비교하며 맛볼 수 있다.
먼저 노르망디 상륙작전이 있었던 Utah beach의 굴은 좀 짰는데 그래서인지 식감이 아주 쫄깃했다. 역시 노르망디 지역인 Isigny는 강과 바다가 만나는 지역이라 덜 짜고 부드러웠다. 보르도 위쪽 브리타뉴 지방인 Oleron 굴은 그 중간 느낌. 굴을 채취 후 일정 기간 claire라는 얕은 깊이의 바닷물 연못에서 숙성시킨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하고 소금기도 적당해서 말 그대로 입에서 살살 녹았다. 나의 최애는 Oleron.
Caillebotte
평일 점심
전채와 오늘의 요리 23유로
전채는 생선을 시켰는데 pollock이라고 찾아보니 명태다. 숙성회와 찜의 중간 정도 식감인데 낫또 느낌의 콩샐러드, 야채와 허브를 곁들였다. 일본 퓨전 스타일이라고 할까?
오늘의 요리는 비프스테이크. 처음에는 좀 질기다 생각했는데 씹을수록 고소하다. 지방이 거의 없는 부위인데 그래서 나는 아주 좋다.
믿을 수 없는 가격에 너무 훌륭한 음식이다. 온라인 예약도 가능하고, 주문도 전채만 고르면 되니 관광객 친화적. 강력히 추천한다.
미슐랭 레스토랑 실전 팁 1
물은 탭워터(tap water)로.
먼저 아주 개인적인 의견임을 밝힌다. 특히 나는 레스토랑에서 물에 돈 쓰는 걸 매우 아까워한다.
식사 전에 물부터 주문하게 되는데 무료로 주는 탭워터를 시켜도 된다. 3년 전 미슐랭 3 스타인 파리 Le Pre Catelan에서 점심을 먹은 적이 있다. 3 스타니까 당연히 병에 담긴 생수를 시켜야 되는 줄 알았는데 옆 테이블에 탭워터가 놓인 걸 보고 깜짝 놀랐었다. 당연히 나도 탭워터를 주문.
물론 탭워터는 대부분 그냥 수돗물이다. 하지만 파리의 수돗물은 마시기에 충분히 안전하며, 르꼬르동 블루에서도 와인 시음 할 때 물은 그냥 수돗물을 받아서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