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입맛 돋우는 별미
마트 갔다가, 고구마순 다발을 보았다.
삭~ 지나치려 했는데, 남편의 눈길이 잠시 머무는 것을 보았다.
"한 단 사까요?" 물으니,
"손 많이 간다. 놔~둬" 한다.
나는 말없이 한 단을 커트에 담았다. 좋아하는 줄 알지만, 일일이 다듬고, 데치고 시간과 정성을 여간 들여야기에 바쁨을 핑계로 밥상 위에 잘 올리지 않는다.
하지만, 줄기는 여름 한철에만 잠깐 나니, 특별한 계절 나물이기도 할 테다.
싱싱한 줄기를 풀어놓는다. 사실 난 이게 정말 하기 싫다... 그래서, 라디오를 틀었다.
라디오 노래를 들으며 다듬다 보니, 색이 이렇게 예쁠 수가 있나 싶다.
그중 벌레에게 몇 입을 양보한 잎 하나를 골라 책상 위에 갖다 두었다.
'나중에 그려봐야겠다'
일전에 나뭇잎 몇 개를 그리다 보니, 같은 초록잎이라도 자줏빛이 들어간 색감이 새롭게 보인다.
막상 잎사귀 하나를 그려놓고 보니 허전해서, 그 옆에 고구마도 몇 개 그리고, 고구마로 만들 수 있는 다른 것도 그려 보았다.
짙은 자줏빛 껍질 속 달콤한 맛, 바삭한 고구마튀김, 고구마 말랭이, 고구마줄기 나물
벌써부터 맛탕이나 겨울 군고구마의 향과 맛도 그리워진다.
버릴 게 없는 고구마다. 그래서 구황작물인가?
껍질을 벗겨서, 삶고, 당근과 양파를 썰고, 기본 양념을 해서 볶아 뚝딱 완성했다.
평범한 한 끼 밥상 위에 고구마 줄기 나물 한 접시를 얹고, 열무김치랑, 가지나물, 호박나물, 콩나물을 넣고 비빔밥 해 먹어야겠다.
먹는 내내 맛있다는 남편의 칭찬이 쏟아질 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