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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우키 Apr 08. 2023

뇌과학을 통해 나와 타인을 알아갑니다.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한창이었을 때 야외 활동 제한되다 보니 독서량이 늘었었다. 원래 책을 좋아했지만 워낙 많이 읽다 보니 안 읽던 장르의 책을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친숙하지 않은 장르의 책을 보려니 도서 선정이 쉽지가 않았다. 대형서점의 추천도서와 베스트셀러 목록을 확인해 봤다. 원체 대중성을 따라 책을 읽는 타입이 아니어서 인지  눈길이 가는 도서가 없었다. 그러다 해외에선 어떤 책이 읽히고 있나 궁금해  Goodreads에 들어가 보게 됐다. 오랜만에 친구들의 도서 목록도 보게 됐는데 그중 "The Brain"이라는 책에 꽂혔다. 번역서는 아직이었지만 BBC 다큐멘터리로 먼저 방송이 되었고 반응이 뜨거워 책으로도 출간된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Youtube에서 검색해 보니 무료 시청이 가능했다. "세상에 이런 일이만큼" 흥미로운 주제를 많이 다루고 있었고 무엇보다  저자인 뇌과학자 David Eagleman의 진행에 빠져버렸다. 본인 자체가 너무 즐겁고 흥미로워하는 모습.  원서로 그것도   Brain에 관한 책을 읽는다는 것에 대한 심리적 저항이 처음엔 컸지만 도대체 얼마나 흥미진진하길래. 나도 그 세계에 들어가 보고 싶다는 마음에 덜컥 책을 구입했다. 전문용어가 많지도 이야기가 너무 어렵지도 않았다. 생각보다  훨씬 더 즐겁게 읽혔고 흥미로웠다. 이 책을 통해 가장 좋았던 건 뇌의 가소성에 관해 알게 된 것이다. 성인이 되면 뇌의 성장이 멈춘다고 생각했었는데 무덤에 갈 때까지 우리가 노력을 멈추지 않는 한 뇌도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하다는 것. 배움에 나이 제한이 없다는 건 정설이지만 뇌외 성장이 멈추지 않는다는 건 그때 처음 첩한 개념이었다.

                                

                           "Neuroplasticity exists from the cradle to the grave." 


이후 한 참의 시간이 흘렀고 뇌에 대한 관심도 조금은 옅어졌다. 그러다 다시 뇌과학에 대한 관심을 끌어올린 책을 만났다. 


뇌과학자 jill Bolte Taylor의 "Whole Brain Living"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좌뇌가 기능을 못 하게 된 저자가 8년간의 회복기를 거치며 깨달은 통찰을 기술한 책"My Stroke of Insight"이 먼저 대 히트를 쳤고 Ted Talk에서도 상당한 주목을 받았다. "Whole Brain Living"은 이후 출간된 책으로 잘 알려진 좌뇌와 우뇌라는 이분법적 기능에 대해 새로운 접근을 제시한다. 저자에 따르면 우리 모두에게는 사고와 감정을 담당하는 뇌의 캐릭터가 각 2개씩 좌뇌와 우뇌에 다음과 같이 존재한다.


1&2 :  좌뇌  (개인적, 과거 지향적)                                          

              이성적 사고 담당. 독립적, 현실적                                          4. 고차원적 사고 담당. 이타적, 영성             

3&4 우뇌 (집단적, 현재 중심적)

              감정적. 디테일에 집착하고 방어기제 높음.                           3. 천진난만함, 즐거움 추구, 창의적            


태생부터 존재하는 2&3번 대비 1&4번은 교육과 환경에 의해 성장한다. 다시 말해 감정은 타고난 본성이다. 

         "We are feeling creatures that think rather than thinking creatures that feel." 


The Brain에서 감정을 담당하는 뇌 부분이 교통사고로 손상을 입은 사람이 슈퍼마켓에서 야채 하나 사는 것도 결정을 못 해 괴로워했던 게 떠올랐다. 돌아보니 인생에서 큰 결정을 내릴 땐 감정을 따랐던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감정적인 것은 늘 부정적이거나 고쳐야 하는 것으로 인식해 왔는데 사실 아주 중요한 영역이다. Whole Brain Living에 따르면 본성이자 개인의 기질을 보여준다. 1번과 2번은 과거의 정보로 현재를 대하며 2번처럼 감정적으로 힘들었던 시기를 떠올리며 방어기제를 펼치거나  1번처럼  과거를 기반으로 더 나은 현재를 만들기 위해 완벽을 기한다. 


3번은 좋은 게 좋은 거고 즐거움을 우선시한다. 골치 아픈 건 질색이다. 4번은 우리가 가장 원하는 나를 떠나 타인과 사회를 이롭게 하는 고차원적인 삶을 지향한다. 더 크게는 1번과 2번은 생존 중심이고 3번과 4번은 나 외에 다른 이들과 연결되어 있다. 1번과 2번이 없이는 3번과 4번이 제대로 기능을 할 수 없을지도 모르겠다. 그렇기에 우리는 이 4개의 캐릭터를 잘 인지하고 조화롭게 사용함으로써 실현 가능한 최고의 삶을 영위할 수 있다. 


각각의 캐릭터는 저자의 경험과 측근의 사례 그리고 세대별 특징을 통해서도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다. 개인적으로는 밀레니얼 이후의 세대를 이해하는 데 신선한 접근이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느껴졌다. 어떻게 보면 같은 얘기를 뇌라는 소재로 다르게 풀어 낸 것 같기도 하지만 책을 읽고 나에 대해 타인에 대해 그리고 사회에 대해 좀 더 이해할 수 있게 되었고 열린 시선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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