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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우키 Jul 10. 2022

Sunk Cost Fallacy에 붙잡히지 않기

퇴사를 고민하는 나에게

Essentialists see trade-offs as an inherent part of life, not as an inherently negative part of life. Instead of asking, "What do I have to give up?" they ask, "What do I want to go big on?" The cumulative impact of this small change in thinking can be profound.

- Greg Mckeown , Essentialism - 




현 직장에 근무한 지 1년이 다 되어간다. '벌써?'라고 생각되다가도 그간 맡았던 업무와 조직에서의 시름을 떠올리면 참으로 긴 시간이었다. 업무 방식과 절차에 대한 히스토리를 찾기 어려운 조직에서 일하는 것은 다양한 업무 체험과 빠른 승진 기회를 감안한다 해도 상당한 담력과 체력을 필요로 한다. 더욱이 협업이 필요한 다른 조직은 어느 정도 역사가 있다 보니 보니 각자의 역할과 일하는 방식에 대한 기대치가 달라 소통도 갑절은 힘들게 느껴진다.


입사 전 코로나가 장기화로 재택근무가 길었던 터라 물리적 공간에서 여러 사람과 함께 일을 하는 것이 소중했다. 해서 업무에 치명타가 되지 않는 이벤트들은 부당하거나 감정이 상해도 넘겼다. 현타가 제대로 왔을 때는 입사 반년이 되어가던 시점 같은 부서 동료들이 대거 퇴사했을 때이다. 히스토리도 없는 곳에서 1년도 채 근무 안 한 내가 앞으로 어떻게 업무를 해 나가야 할 지 그림이 그려지질 않았다. 그때 새로운 수장이 합류했고 "그간 고생 많이 했잖아요. 덕분에 중요한 일도 맡으며 입지도 빨리 다졌고. 이제 좀 누려야 되지 않겠어요?"라는 말씀을 하셨다. 당장 눈앞의 실무가 압박으로 다가왔던 나에게 앞으로의 '누림'은 아무런 효력이 없었다. 단지 시기적으로 상황적으로 여차저차 자리를 지키게 됐다.


일에 대한 '애호'와 '신생조직의 성장통'일 거라는 생각은
그 시간을 잘 지나오게 도와주었다. 


하지만 일에 대한 '애호'가 있어도 반복되는 컴플레인과 제대로 대처할 기회가 있었음에도 번번이 발생하는 사고를 겪다 보니 심신이 두 배로 지치기 시작했다. 작년처럼 자정을 지나 퇴근한다거나 주말 근무를 하진 않지만 6시쯤 되면 몸이 녹초가 되었다. 주말 지나 심지 빳빳하게 출근했는데 일주일을 태워야 할 초가 하루 만에 90% 타버린 느낌. 그 소진감을 매일 한 달 이상 느꼈다. 신생조직에서 마주할 수밖에 없는 업무에 대한 '부담'은 소화가 되는데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영역에서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일은 메가 펀치가 되어 날아왔다. 최근엔 내가 알고 있는 R&R과 조직이 기대하는 것 사이의 상당한 gap까지 확인하게 되면서 점을 찍게 됐다.


사실 퇴사는 내게 아픈 단어이다. 


이 삼십 대엔 업무상 다양한 경력을 쌓는 것이 의미가 있고 도움이 되었다. 40대인 지금은 그 간의 경험과 노하우를 풀어 뭔가를 만들어 내야 하는데 또다시 변화를 주는 게 맞나 고민이 되었다. 잠 못 자는 날들이 다시 시작됐다. '그간 고생한 게 얼마인데' '지금 당장 넥스트 플랜'이 있는 것도 아닌데 '이직'으로 인한 '적응' 및 '자리 잡기'비용을 또 치러야 하는 것도 알잖아.' 이성적으로는 떠남이 합리적이라고 생각되는데 과거의 경험과 퇴사 후의 뚜렷한 실행계획이 없다는 것이 그럼에도 있어야 하는 이유를 쥐어짜게 만들었다.



You are not married to this! 
" 안 맞는 파트너라면 어떻게든 끼워 맞춰 보려고 하기 보다는 맞는 파트너를 찾아 나서는게 더 좋은 선택이 될 수도 있다." - 한기용 님- 


https://youtu.be/3U0cbzmwSY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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