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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간 오로지 사람이 최고로 귀하다

by 윤해

2024.04.14


사람 나고 돈 났지, 돈나고 사람 났냐? 자본주의 시대를 살다 보면 이 부분이 늘 걸리고 낭비와 소비사이를 오락 가락 할 것 같아 노심초사하면서 균형을 잡으려고 몸부림쳐 봐도 늘 제자리에서 갈등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인본주의가 아닌 자본주의에서 사람과 돈의 관계는 그렇게 단순하게 정해질 수가 없다. 어느 한 시스템에서 근본으로 정했으면 그 정한 바 소임이 있는 것은 당연한데 우리는 돈에 대해 엄청난 이중잣대를 가지고 살아가며 늘 이 돈 문제가 문제의 핵심으로 떠오르며 오로지 사람이 최귀(最貴)함을 망각하는 것이다.


사람이 한 사람 걸어 들어오는 것은 그 사람을 지금 있게 한 수많은 사람이 내게로 다가오는 것이다라는 말이 있다. 70억의 인구가 그 숫자만큼이나 개별적 존재이지만, 그 많은 숫자로 인해 한 사람 한 사람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가를 간과하기 쉽다. 마치 인간을 위해 만든 조직이 세월이 흐르다 보면 왜 만들었는가의 초심을 망각하고 인간이 조직을 위해 존재하는 소모품 정도로 변질되어가고 있는 모습이 오늘날 자본주의의 어두운 단면이기도 하다.


사실 우주 안에 있는 우리 모두는 알게 모르게 서로 연결되어 있다. 생명줄은 끊임없이 연결과 만남을 무한대로 반복하는 카르마의 현장이다. 인연과 과보 아래 서로서로 영향을 끼치고 받으며 보다 나은 생명창조를 위해 전심전력을 다하는 모습이 우리들의 진면목이다. 즉 생명은 차선이 없고 버금이 없는 최선과 최고만이 존재하는 나만의 경연장이다.


그 경연장은 줄 세움이나 서열 같은 것이 존재치 않는다. 너와 나의 경쟁은 우리를 보호하기 위한 껍데기인 세상이 만든 조직의 편의사항일 뿐이다. 알맹이인 우리의 진아는 자아라고 하는 세상에 살아가기 위한 실체를 만들었고 이 자아가 육체라는 옷을 입고 나라고 하는 사람으로 태어나 한 세상을 살아가는 것이다.


한 알의 작은 씨가 지각에 안착해 뿌리를 내리고 줄기를 뻗어 무성한 이파리를 만들고 드디어 때가 되면 우주를 향해 활짝 꽃을 피워 벌과 나비 심지어 바람과 물까지 동원해 더 나은 유전정보를 발전시키는 식물과 매한가지로 사람도 때가 되면 저마다의 카르마에 따라 짝을 만나 씨줄과 날줄이 꼬이는 DNA 이중나선구조와 같은 유전정보를 시작도 끝도 없는 일시무시로 전달하는 유전자 전달체로서 우리 인간을 바라보면 인간의 편의를 위해 세상이 만든 수많은 이념이나 조직이 얼마나 덧없고 허무한지는 더 말할 나위도 없다.


조직 속에 사는 부분으로 인간을 생각하면 끝 모를 위축감과 열등감을 벗어나기 어렵지만 사람이라는 본질을 한 번만 더 깊이 생각하면 우리가 천지에서 유일하고도 소중한 존재이며 얼마나 귀한 사람 인가를 다시 한번 느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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